영화 '나랏말싸미'에는 배우 송강호, 박해일, 전미선 등이 출연한다.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제공 |
'나랏말싸미' 24일 개봉
[더팩트|박슬기 기자] 영화 '나랏말싸미'(감독 조철현)가 고(故)전미선을 떠나보낸 슬픔을 채 추스르기도 전에 상영금지 가처분 소송에 휘말렸다. 하반기 기대작으로 꼽힌 '나랏말싸미'는 뜻하지 않은 소식들로 개봉 전, 빨간불이 켜졌다.
영화사 두둥은 3일 보도자료를 내고 "'훈민정음의 길-혜각존자 신미평전'(저자 박해진)은 영화 '나랏말싸미'의 원저작물이 전혀 아니다"라고 밝혔다. 앞서 '나랏말싸미'는 지난 2일 '훈민정음의 길-혜각존자 신미평전'의 출판사로부터 상영 금지 가처분 소송을 당했다.
이와 관련해 제작사 측은 "훈민정음 창제 과정에서 불교계의 신미가 관여했다는 이야기는, '훈민정음의 길-혜각존자 신미평전' 이라는 책이 출간되기 훨씬 이전부터 제기되어 온 역사적 해석"이라며 "제작사는 시나리오 기획단계에서 부터 이 부분을 주목해 기획개발을 진행했고, '훈민정음의 길-혜각존자 신미평전’ 의 저자 박해진과 영화 '나랏말싸미' 자문계약을 통해 상당한 자문료를 지급하고 신미에 대한 자문을 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상영금지가처분신청이 제기되기 이전인 지난 6월 20일경에 저자 박해진을 상대로 하여 '제작사가 박해진의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았다'는 확인을 구하기 위해 저작권침해정지청구권 등 부존재확인의 소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이미 제기해 놓은 상태"라고 했다.
도서출판 '나녹'은 지난 2일 '나랏말싸미'를 제작한 영화사 두둥과 조철현 감독, 투자·배급사인 메가박스중앙(주) 플러스엠 등을 상대로 영화 상영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고 "나녹이 출판권을 보유한 도서를 영화사가 무단으로 각색해 영화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출판사가 원저작물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는 책은 '훈민정음의 길―혜각존자 신미평전(이하 신미평전)'으로 훈민정음 창제에 기여했다는 조선 초기 고승(高僧) 신미의 생애를 기술한 것이다. 하지만 영화사 측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반박했다.
박해일 전미선 송강호(왼쪽부터)는 '살인의 추억' 이후 16년 만에 영화 '나랏말싸미'로 재회했다. /이동률 기자 |
지난달 29일에는 주연배우 고(故) 전미선의 안타까운 부고 소식이 전해졌다. 개봉을 앞두고 예상치 못한 소식을 접하게 된 '나랏말싸미' 측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나랏말싸미' 팀은 故 전미선 배우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추후 영화 관련한 일정은 논의 후 다시 말씀드리겠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전미선은 지난달 29일 전북 전주의 한 호텔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당시 매니저가 화장실에 쓰러져있는 전미선을 발견하고 신고했지만, 199가 도착했을 땐 이미 심정지된 상태였다.
더욱이 안타까운 것은 전미선은 지난달 25일 열린 영화 '나랏말싸미'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밝은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는 영화에서 중심축인 소헌왕후 역을 맡아 송강호, 박해일과 함께 영화를 이끌었다. 전미선은 제작보고회 당시 "여장부 같이 두 남자를 더 크게 만드는 분이 소헌왕후가 아니었나 싶다"며 캐릭터에 대해 소개했다.
특히 이번 작품은 송강호, 박해일, 전미선이 2003년 영화 '살인의 추억'이후 16년 만에 다시 만나 화제를 모았다. 송강호는 "너무 오랜만에 만나게 돼 반가웠다. 내겐 두 사람 모두 영화적 동지"라며 "박해일과 전미선은 친동생 같고 특히 전미선은 친누님같은 느낌을 주는 동생이다. 내겐 가족같은 사람들이다"고 말했다.
이에 전미선은 "너무 오랜만에 영화를 하게 됐다. 개인적으로 두 사람은 '살인의 추억' 때랑 달라진 것은 없는 것 같다"며 "그때나 지금이나 내겐 존재 자체가 든든한 배우들이고 말이 필요없는 배우들이다. 예전에 만난 오빠, 동생 그 느낌이다"고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세 사람의 오랜 인연에 '나랏말싸미'에 대한 기대가 고조됐지만, 안타까운 소식이 이어지면서 씁쓸함을 남겼다.
한편 '나랏말싸미'는 모든 것을 걸고 한글을 만든 세종(송강호 분)과 불굴의 신념으로 함께한 사람들, 역사가 담지 못한 한글 창제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오는 2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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