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일홍의 연예가클로즈업] 송중기-송혜교 파경, '소문' 무성한 이유
입력: 2019.07.03 08:37 / 수정: 2019.07.03 15:26
송혜교 송중기 파경은 이혼조정 신청과 관련해 양측 입장문 내용이나 발표시점에 미묘한 차이를 보이며 각종 소문을 양산하고 있다. 사진은 두 사람이 제52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 참석 당시 모습. /이새롬 기자
송혜교 송중기 파경은 '이혼조정' 신청과 관련해 양측 입장문 내용이나 발표시점에 미묘한 차이를 보이며 각종 소문을 양산하고 있다. 사진은 두 사람이 제52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 참석 당시 모습. /이새롬 기자

파경 원인 찾느라 분주한 가운데 각종 소문 양산...'지라시의 역습'

[더팩트|강일홍 기자] 연예계 소문은 늘 경계대상이다. 루머로 확산되고 살이 붙어 엉뚱한 피해를 만드는 일이 허다하기 때문이다. 이른바 증권가 정보지로 불리는 '지라시'는 소문에 근거한 가짜 뉴스가 태반이다. 유명 스타일수록 주목도가 크고, 치명적 상처를 내기 전에는 멈추지 않는 속성을 갖고 있다. 문제는 믿을 수 없는 정보임을 알고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확인하려든다는 점이다. 수십 개의 가짜 중 더러 '한 두개의 진짜'가 뒤섞여 이런 과정을 반복하게 한다.

지라시는 본래 '흩뿌리다'(散らし)는 뜻을 가진 일본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찌라시'로 통용되고 있지만 사실은 지라시가 맞는 표현이다. 연예뉴스가 지라시 형태로 처음 입에 오르내리게 된 것은 2005년 '연예인 X파일'의 실체가 확인되면서다. 당시 유명 광고대행사 J기획이 현직 기자들을 통해 수집한 것이 드러나 사회적 물의를 빚었다. X파일은 이후 2탄, 3탄까지 출처 불명의 남녀연예인 실명과 사생활을 담아 인터넷 게시판과 블로그 등에 떠돌며 온갖 부작용을 양산했다.

사람들은 풍문으로 떠도는 소문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극히 일부분이라도 '진실'로 판단되거나 입증되면 이를 근거로 "아니 땐 굴뚝에서 연기 나는 것 봤느냐"며 확인되지 않은 소문까지도 일반화 하려고 든다. 때론 믿고 싶지 않은 얘기로 흘려버린 가십성 정보가 현실로 되살아나기도 한다. 소문을 대하는 사람들의 이런 이중적 심리가 지라시의 '기생 환경'을 스스로 만드는 셈이다. 실제로 연예가를 강타했던 특급뉴스 중에는 지라시가 원천이었던 경우가 상당수다.

장동건 고소영 부부의 결혼 얘기는 2009년 10월 증권가에서 처음 등장했다. 소속사 측은 금시초문이라며 펄쩍 뛰었지만 두 사람은 이듬해 5월2일 결혼식을 올렸다. 왼쪽부터 송혜교 고소영 이민정. /더팩트 DB
장동건 고소영 부부의 결혼 얘기는 2009년 10월 증권가에서 처음 등장했다. 소속사 측은 "금시초문"이라며 펄쩍 뛰었지만 두 사람은 이듬해 5월2일 결혼식을 올렸다. 왼쪽부터 송혜교 고소영 이민정. /더팩트 DB

연예계 지라시가 자생하는 이유는 '소문이 현실' 되는 기생환경

최근 10년 사이 연예가 지라시는 이전 '아니면 말고식'의 연예X파일과는 확실히 다른 양상을 띠는 모양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장동건-고소영, 이병헌-이민정, 원빈-이나영의 경우다. 장동건 고소영 부부의 결혼 얘기는 2009년 10월 증권가에서 처음 등장했다. 호텔 예식장을 수소문하고 예물을 알아보러 다닌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소속사 측은 "금시초문이고 추측"이라고 펄쩍 뛰었다. 두 사람은 이듬해 5월 2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2015년 5월 강원도 정선의 들판에 가마솥을 걸어놓고 동화 같은 결혼식을 올린 원빈 이나영 부부 역시 지라시 형태의 소문이 나돈 이후 현실로 이어졌다. 이나영이 친한 디자이너 지춘희가 만든 드레스를 입을 것이란 얘기가 SNS나 온라인 메신저에 나돌아 둘의 결혼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결혼설이 나돌 때마다 소속사는 "둘 다 곧 컴백작 검토 중"이라고 연막을 쳤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소문은 사실이었다. 실제로 이나영은 결혼식 날 지춘희 드레스를 입었다.

원빈 이나영 부부(작은 원안)는 2015년 5월 강원도 정선의 들판에 가마솥을 걸어놓고 동화같은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직전까지 지라시 형태의 소문이 나돈 이후 현실로 이어졌다. /이든나인
원빈 이나영 부부(작은 원안)는 2015년 5월 강원도 정선의 들판에 가마솥을 걸어놓고 동화같은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직전까지 지라시 형태의 소문이 나돈 이후 현실로 이어졌다. /이든나인

파경 원인 찾느라 분주한 가운데 각종 소문 양산...'지라시의 역습'

연예계는 이제 지라시가 나돌기만 해도 긴장하는 모양새가 됐다. 송혜교 송중기 불화설도 결국 현실이 됐다. '둘 사이에 빨간불이 들어온 게 아니냐'는 풍문이 돌기 시작한 것은 올 2~3월 즈음이다. 처음엔 불화설에서 점차 별거설로 변해갔다. 물론 지라시 형태의 소문이어서 근거를 확인하기 쉽지 않았다. 송혜교의 네 번째 손가락에서 결혼 반지가 사라졌다는 기사가 나왔을 때만 해도 중국 매체들이 종종 다루는 한류스타에 대한 흔한 가십성 기사 중 하나로 치부됐다.

부부의 이상 징후를 감지한 첫 번째 근거는 별거다. 실제로 불화설이 어느 정도 확산될 무렵부터 두 사람은 이미 한 집에 살지 않았다. 단순 부부 싸움이나 불화의 경우 한 집에서 함께 지내는 동안에도 이어갈 수 있지만 신혼집이 비어 있다면 이는 불화를 넘어 별거에 돌입했다는 의미다. 신혼집으로 알려졌던 이태원 소재 주택은 수개월째 적막이 감돌았다. 인근 주민들도 부부의 모습이 사라진 뒤 이사를 갔을 것이라고 추측했을 뿐 이혼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송송커플의 파경에 유독 여러 소문이 양산된 데는 이유가 있다. 연예계의 통상적 헤어짐과 사뭇 다른 상황 때문이다. 둘은 이혼 조정 접수 바로 다음날 언론에 이혼사실을 공개했다. 입장문 내용이나 발표 시점에도 미묘한 차이가 있었다. 결혼이나 이혼처럼 사생활과 관련해 중대한 사안을 발표할 때는 양 측 소속사가 합의 끝에 동시에 보도자료를 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알맹이도 비슷하게 조율한다. 안타깝게도 소문이 나돌면 팬들은 궁금한 만큼 추측하게 마련이다.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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