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중기, 장동건, 김지원, 김옥빈 주연의 tvN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tvN '아스달 연대기' 포스터 |
시청자 "볼 드라마가 없어"
[더팩트|박슬기 기자] "최근 재밌게 보고 있는 드라마가 무엇이냐"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선뜻 대답하기 힘들 듯하다. 올해 초 방영된 JTBC 드라마 'SKY 캐슬' 이후 그렇다 할 드라마는 찾아보기 힘들어서다. 성적에서도 큰 성과를 거둔 작품이 없어 안방극장에는 먹구름이 잔뜩 낀 상태다.
그런 가운데 신선한 아이디어로 승부수를 건 드라마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여전히 외국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작품과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가 강세를 보이지만 자신들만의 콘텐츠로 승부를 걸겠다는 이들이 등장한 것이다. 참신한 소재와 내로라하는 배우들의 조합은 시청자들의 기대를 북돋게 하기에 충분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시청자가 요구하는 흐름과 다소 동떨어지는 이야기와 낮은 완성도 때문이다.
이러한 드라마들은 지상파, 케이블, 종합편성채널에서 발견할 수 있다. 고대 인류를 소재로 한 '아스달 연대기', 영혼 소생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어비스', 안면실인증에 걸린 남자의 이야기인 '초면에 사랑합니다', 남편을 유혹하기 위해 특수 분장을 하는 아내의 이야기인 '바람이 분다' 등이 있다. 이 드라마들은 최근 시청자들의 비난 또는 무관심을 받으며 기대 이하의 저조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tvN '아스달 연대기'는 무려 540억 원이라는 막대한 자본을 투입한 작품이다. '역대 최고'의 블록버스터급 드라마인 데다 배우 송중기, 장동건, 김지원, 김옥빈 등이 등장해 관심을 모았다. 여기에 '나의 아저씨' '시그널' '미생' 등을 연출한 김원석 PD가 메가폰을 잡아 기대는 한껏 고조됐다. 결과는 참담했다. 공감할 수 없는 이야기와 막대한 자본을 투자한 것이라고 보기에는 믿기 힘든 어설픈 CG 등이 시청자들의 등을 돌리게 했다. 시청률은 6~7%를 오가고 있지만,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성적이다.
'오 나의 귀신님'의 유제원 PD와 박보영이 재회한 tvN'어비스' 역시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기엔 무리였다. '영혼 소생 구슬' 어비스를 통해 180도 다른 인생을 살아가는 인물들의 이야기는 개연성이 떨어지고,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다. '박보영 효과'로 1회 3.9%로 시작했지만 시청률은 점점 하락세를 보이며 2.3%까지 떨어졌다.
'바람이 분다' '어비스' '초면에 사랑합니다' 등이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JTBC '바람이 분다' tvN '어비스' SBS '초면에 사랑합니다' 포스터 |
SBS '초면에 사랑합니다'는 안면실인증이라는 다소 생소한 소재를 내세웠지만, 소재가 무색하리만큼 익숙한 설정으로 시청자들의 흥미를 잃었다. 아울러 진부하다 못해 예측 가능한 전개는 리모컨을 절로 돌리게 만든다. 이 가운데 출연 배우 한지선이 택시기사 폭행을 한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드라마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더 회의적으로 바뀌었다. 시청률만 보면 케이블 드라마라고 해도 믿을 만 하다. 비슷한 시간대 방송되는 '어비스'와 다를 바 없이 2~3%를 오가는 낮은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JTBC '바람이 분다'는 예고된 '웰메이드' 드라마였다. '멜로의 정석'인 감우성과 김하늘의 만남은 모두 믿어 의심치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하늘의 특수분장이 발목을 잡혔다. 허술한 특수분장으로 설득력 떨어지는 전개를 이어간 것이다. 시청자는 "코만 커졌는데 어떻게 다른 사람으로 보일 수가 있냐"며 비난했다. 또 감쪽같이 속일만한 기술들이 많이 나왔음에도 이러한 허술한 분장에 드라마의 완성도를 떨어트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청률은 3~4%대를 보이고 있다. 1~2%대를 기록한 전작 '으라차차 와이키키2'보다는 상승세를 보이지만 기대에는 못 미치는 성적이다.
예외도 있다. 천상 로맨스의 이야기를 다룬 KBS2 '단, 하나의 사랑'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천사와 인간의 사랑을 다룬 이야기라 현실감은 떨어지지만 주연배우인 신혜선이 곧 개연성이 됐다. 이번 작품에서 그는 물오른 연기력을 자랑하며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그동안 저조한 시청률로 눈물을 흘리던 KBS 드라마는 '단, 하나의 사랑'으로 다시 일어섰다.
이젠 채널을 돌려도 어느 곳 하나 정착할 작품이 없다. 막대한 자본과 스타연출가, 톱스타만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답은 아닌 듯하다. 시청자의 마음을 진정으로 울리고 웃길 수 있는 드라마가 나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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