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람이 분다' 특수분장 퀄리티에 시청자 비난 폭주[더팩트|문수연 기자] JTBC 월화드라마 '바람이 분다'(극본 황주하, 연출 정정화)가 2019년 드라마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허술한 특수분장으로 시청자의 비난을 받고 있다. 배우들이 열연을 펼치고 있기에 더욱더 아쉬움을 자아낸다.
지난달 27일 첫 방송된 '바람이 분다'는 이별 후에 다시 사랑에 빠진 두 남녀가 어제의 기억과 내일의 사랑을 지켜내는 이야기를 그린 로맨스 드라마다.
극 중 권도훈(감우성 분)은 알츠하이머에 걸렸다는 사실을 아내 이수진(김하늘 분)에게 숨기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이수진이 남편에게 아이를 갖자고 제안했고 권도훈은 단칼에 거절했다. 이수진은 그런 권도훈에게 이혼하자고 하지만 그는 거부했다. 이에 이수진은 이혼 구실을 만들기 위해, 또 남편의 진짜 속마음을 알기 위해 특수분장을 하고 그를 유혹했다.
사실 특수분장을 통해 다른 사람으로 변신해 남편을 유혹한다는 설정 자체도 다소 황당하지만 드라마이기에 받아들여질 수 있다. 단 시청자에게 이러한 설정을 납득시키기 위해서는 퀄리티가 뒷받침돼야 한다. 하지만 '바람이 분다'는 황당할 정도로 허술한 특수분장을 보여줘 혹평을 받고 있다.

극 중 이수진은 다른 사람이 되기 위해 특수분장사 손예림(김가은 분)에게 분장을 배웠다. 그리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5년을 함께 산 남편도, 심지어 엄마도 그를 알아보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눈에는 어떻게 봐도 그저 '코가 큰' 김하늘로만 보일 뿐이었다.
포털사이트에 '김하늘'을 검색할 때 최상위에 뜨는 자동완성 단어조차 '코'일 정도다. 연관검색어에도, 기사 댓글에도 온통 '김하늘 코'에 대한 이야기뿐이다. 허술한 특수분장이 드라마를 집어 삼켜버린 것이다.
'바람이 분다' 특수분장은 무려 11년 전인 지난 2008년 방송된 SBS 드라마 '아내의 유혹'을 떠올리게 한다. 장서희가 얼굴에 찍은 점 하나로 다른 사람이 된 설정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바람이 분다'는 우스꽝스러운 '큰 코' 분장이 몰입을 방해하면서 '아내의 유혹'의 점만도 못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감우성과 김하늘의 연기에는 흠잡을 데가 없기에 이러한 논란은 더 큰 아쉬움을 자아낸다. 두 사람은 5년차 부부의 현실적인 모습과 그 뒤에 숨겨진 사연, 복합적인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하지만 어색한 분장이 두 사람의 열연을 가리고 있어 드라마가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특수분장 논란과 관련 JTBC 제작진은 <더팩트>에 "제작진은 비단 분장 소재에 관한 것뿐 아니라 시청자의 모든 의견을 감사히 받아들이고 있다"며 "수진이 변장을 감행한 이유는 이유도 모른 채 변해버린 도훈의 진심을 다른 여자가 돼서라도 알고 싶었던 절박한 마음 때문이다. 또 도훈이 사랑하는 수진을 보내주기 위해 알면서도 모른 척 해주려는 복잡한 마음이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5회부터는 두 사람의 선택 이후의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도훈이 수진에게 알츠하이머를 숨기는 이유와 수진의 선택에는 또 다른 이야기가 숨겨져 있으니 두 사람이 이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앞으로도 지켜봐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방송 초반부터 낮은 퀄리티의 특수 분장으로 화제를 모은 '바람이 분다'에는 이미 부정적인 시선이 자리 잡았다. 아직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바람이 분다'가 멜로 드라마에 덧씌워진 우스꽝스러운 이미지를 지우고 시청자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munsuyeon@tf.co.kr
[연예기획팀 | ssen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