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포커스] '호구'·'작업실'·'연맛'…남의 연애에 왜 열광할까
입력: 2019.05.23 05:00 / 수정: 2019.05.23 05:00
연예인들의 연애를 그린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이 사랑받고 있다. /MBC, tvN 제공
연예인들의 연애를 그린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이 사랑받고 있다. /MBC, tvN 제공

연애 리얼리티는 식상하다? 이제는 '스테디셀러'

[더팩트|문수연 기자] 연예인들의 연애를 그린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은 SBS '애정만세', KBS2 '산장미팅-장미의 전쟁'에서 수명을 다한 줄 알았다. 하지만 "뻔하다"고 외치면서도 시청자들은 아직도 연애 프로그램에서 눈길을 돌리지 못하고 있다.

MBC '호구의 연애'와 tvN '작업실'은 매주 방송 후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TV조선 '연애의 맛'은 인기에 힘입어 시즌2까지 나오게 됐다. 방송 초반 혹평을 쏟아내던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비결은 뭘까.

'호구의 연애'는 남자 연예인 다섯 명이 여행 동호회를 만든 후 여자 회원들과 여행을 떠나 '인연 만들기'에 도전하는 모습을 담은 프로그램이다. 여행과 예능을 결합한 점을 차별점으로 꼽을 수 있겠지만 사실 '호구의 연애'는 기존 짝짓기 프로그램과 크게 다를 것이 없는 포맷을 내세웠다. 노시용 PD와 출연진은 방송에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입을 모아 '진정성'이 차별점이라고 얘기했지만 숱한 연애 프로그램을 봐온 시청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첫 방송 후 혹평이 줄을 이었다. 올드한 전개에 시청자들은 "역시"라며 혀를 찼다. 여성 출연자 지윤미의 '버닝썬 이문호 전 여친 설'만이 화제를 모을 뿐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관심도는 떨어졌다. 이에 '호구의 연애는' 초반 시청자 끌어모으기에 실패하는 듯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온라인상에 '호구의 연애' 관련 글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동호회원들이 떠난 여행지를 비롯해 배경 음악, 여성 회원들 의상 등에 대한 관심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방송 초반 "올드하다"는 지적은 어느새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장치로 작용해 2049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작업실'에 대한 반응도 뜨겁다. '작업실'은 첫 방송 전 프로그램에 출연한 가수 남태현과 장재인이 실제로 사귄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도도 함께 올라갔다. 첫 방송 후에는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보다는 남태현과 장재인에게 이목이 집중됐다. 하지만 회가 거듭할수록 예측할 수 없는 전개에 시청자들은 마음을 빼앗겼다.

남태현과 장재인이 실제 커플이라는 사실을 알고 본다는 게 마치 결말을 아는 영화를 보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었지만 '작업실'은 달랐다. 이들이 커플이 되기 전 사각 관계에 휘말리는 모습부터 엇갈리는 상황 등은 또 다른 재미 요소로 작용했고 두 사람 외에 고성민, 빅원 등도 화제를 모으면서 시청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TV조선 연애의 맛은 인기에 힘입어 시즌2까지 제작됐다. /TV조선 제공
TV조선 '연애의 맛'은 인기에 힘입어 시즌2까지 제작됐다. /TV조선 제공

'연애의 맛'은 '호구의 연애', '작업실'이 화제성에 비해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한 것과 달리 화제성과 시청률을 동시에 잡았다. 프로그램을 통해 만난 이필모와 서수연은 실제 커플이 돼 결혼에 골인하기도 했다. 리얼함을 강조한 프로그램에서 실제 커플이 탄생하자 시청자의 반응은 더욱더 뜨거웠고 이러한 사랑에 힘입어 23일 시즌2가 방송될 예정이다.

연애 프로그램이 뻔하다는 말을 듣지만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연예인들은 일거수일투족 대중의 관심을 받기에 늘 행동을 조심한다. 많은 이들의 사랑을 먹고 사는 직업을 가진 만큼 연애 면에서는 더욱 신중한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연예인들이 실제로 이성을 대하는 모습과 연인을 찾아가는 과정은 대중의 호기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연애 리얼리티는 이러한 대중의 호기심을 가장 잘 충족시키는 프로그램이다. 그렇기에 아무리 닳고 닳은 소재라고 할지라도 시청자들은 눈길을 주고 다음 이야기를 궁금해한다. 이미 '연애'라는 소재가 예능계에서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은 만큼 더는 소재만으로 프로그램을 판단할 수는 없게 됐다. 같은 소재를 풀어내는 방식에 차별점만 있다면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는 문제 없을 것으로 보인다.

munsuye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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