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이광수'] 가장 순수했던 '나의 특별한 형제'
입력: 2019.04.29 08:19 / 수정: 2019.04.29 11:29
배우 이광수는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에서 지적장애인 동구 역을 맡았다. /NEW 제공
배우 이광수는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에서 지적장애인 동구 역을 맡았다. /NEW 제공

정제되지 않은 스타는 어떤 모습일까. 요즘 연예계는 스타도 많고, 연예 매체도 많다. 모처럼 연예인 인터뷰가 잡혀도 단독으로 하는 경우도 드물다. 다수의 매체 기자가 함께 인터뷰를 하다 보니 대부분의 내용이 비슷하다. 심지어 사진이나 영상도 소속사에서 미리 만들어 배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더팩트>는 순수하게 기자의 눈에 비친 그대로의 스타를 '내가 본 OOO' 포맷에 담아 사실 그대로 전달한다. <편집자 주>

'나의 특별한 형제' 5월 1일 개봉

[더팩트|박슬기 기자] 한 질문에 대답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큰 눈을 천천히 감았다 뜨며 생각에 잠긴다. 답변을 듣기까지 버퍼링이 상당하다. 그런 모습에 '예능프로그램은 어떻게 할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많은 이들이 '런닝맨' 속 유쾌한 모습을 상상하지만 실제 만난 그는 과묵하고 진지했다. 그 역시 "실제 저의 모습에 놀라는 분들이 꽤 있긴 하다"고 인정했다. 배우 이광수의 이야기다.

25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에 출연한 이광수를 만났다. '런닝맨' 이광수의 이미지가 꽤 컸을까 유쾌한 인터뷰를 기대했다. 하지만 인터뷰하기에 앞서 만난 그는 꽤 낯을 가리는 모습이었다.

"실제로 저를 보는 분들을 '화났냐'고 많이들 물어보세요. 또 멋있는 척한다는 말도 많이 듣죠. 사실 평상시에 이 정도는 아니고요, '런닝맨'에서처럼 그렇게 활발하지도 않아요. 둘 다 저인 것 같은데 상황에 맞게 나오는 것 같습니다. '런닝맨'에서 모습과 실제 제 모습의 차이가 크긴 하죠."

이광수는 평소에는 말수가 많은 편이 아니다라면서 신하균 형이 걱정돼서 문자가 왔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NEW 제공
이광수는 "평소에는 말수가 많은 편이 아니다"라면서 "신하균 형이 걱정돼서 문자가 왔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NEW 제공

인터뷰 자리가 꽤 긴장되는 듯했다. 이광수는 "그나마 이 정도가 좀 적응된 모습"이라며 멋쩍게 웃었다. 그는 오는 5월 1일 개봉을 앞둔 '나의 특별한 형제'에서 지적장애인 동구 역을 맡았다. 그동안 많은 배역을 맡았지만 장애인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실존 인물이 있는 배역이라 이광수는 큰 부담감을 가졌다.

"시나리오를 재밌게 봤고, 캐릭터의 우정에 공감이 가서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제가 가진 예능 이미지 때문에 동구라는 캐릭터가 희화화 될까 봐 그게 걱정이 됐죠. 육상효 감독님이 저에게 연기를 잘 하는 배우라고 칭찬해주시고, 눈이 대사 외의 것들을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해주셔서 출연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이후에 여러 작품과 다큐멘터리를 보고 캐릭터 연구를 열심히 했죠."

'나의 특별한 형제'에 함께 출연한 신하균의 말에 따르면 이번 작품은 이광수가 있어서 완성될 수 있었다. 신하균은 여기저기서 후배 이광수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기사를 통해서라든지, 제 3자의 입을 통해서 듣는 칭찬이 더 감동스러운 것 같습니다. 진짜 그렇게 나를 생각해주시는 것 같아 뿌듯하기도 하고요. 신하균 선배님이 출연한 영화를 보면서 자란 세대라 좋게 얘기해주시니까 감회가 새로워요. 군대에서 외박 나왔을 때 '웰컴투 동막골'을 보고 했거든요. 이런 말을 들으니까 스스로도 뿌듯합니다."

이광수는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 거라 걱정이 많았지만 육상효 감독의 격려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NEW 제공
이광수는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 거라 걱정이 많았지만 육상효 감독의 격려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NEW 제공

하지만 일각에서는 '나의 특별한 형제'에서 맡은 이광수의 캐릭터가 지금껏 그가 보여준 연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평도 나오고 있다. 장애인이라는 특수성을 띄고 있지만, 몇몇 작품에서 보여준 '억울한' 캐릭터와 결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이광수는 이 평에 대해 "작품을 선택할 땐 개인적으로 공감이 많이 되는 캐릭터를 하고 싶어 하는 편"이라면서 "이전에도 순수하고 착하고 그런 배역을 많이 했는데, 동구는 제가 지금까지 맡은 배역 중에 가장 순수하고 해맑은 캐릭터인 것 같다"고 말했다.

2007년 모델로 데뷔한 이광수는 MBC 시트콤 '그분이 오신다'로 배우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으로 본격적인 얼굴을 알리며 활발한 연기 활동을 펼쳤다. 드라마 '동이' '시티헌터' '총각네 야채가게'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 '불의 여신 정이' '괜찮아, 사랑이야' '디어 마이 프렌즈' '마음의 소리' '라이브'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다.

영화에서도 꾸준히 작품활동을 이어갔다. '평양성' '원더풀 라디오' '간기남' '내 아내의 모든 것' '마이 리틀 히어로' '좋은 친구들' '돌연변이' '탐정: 리턴즈' 등 그는 안방극장과 스크린할 것 없이 활발한 배우 행보를 펼쳤다. 연기경력만 벌써 12년이다.

"요즘 일을 시작하고 나서 처음으로 차기작 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그동안 일하는 도중에 짬 내서 쉬는 날이 많아서 그런지,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취미도 없어서 요즘 뭐든 배워보려고 합니다."

이광수는 관객들이 어벤져스:엔드게임 뿐만 아니라 나의 특별한 형제도 함께 봐주셨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NEW 제공
이광수는 "관객들이 '어벤져스:엔드게임' 뿐만 아니라 '나의 특별한 형제'도 함께 봐주셨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NEW 제공

배우로서, 예능인으로서 쉴 틈 없이 달려온 그는 "개인적으로 만족을 잘하는 편이라 12년 동안 행복감을 유지하면서 잘 살아온 것 같다"고 말했다.

"저는 행복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큰 목표를 두고 달려갔을 때 이루지 못하면 좌절감이 크잖아요. 예전부터 큰 꿈이나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건 딱히 없어서 지금의 행복감을 유지하는 게 저에게 가장 중요합니다."

이광수는 인터뷰 내내 유독 '행복'을 강조했다. 어느덧 35살에 접어든 그는 앞으로 배우로서 사람으로서 어떤 삶을 살고싶을까.

"개인적으로 다작을 하고 싶습니다. 10년, 20년 지나 제 필모그래피를 봤을 때 '내가 열심히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면 좋겠네요. 지금에 만족하기도 하고 유지하고 싶기도 해서 10년, 20년 후에도 제 곁에 이는 사람들이 계속 남아있으면 행복할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이광수는 관객에게 당부했다. "이번 작품은 배우 이광수를 보는 것 보다 영화로서 좋게 봐주셨으면 해요. 장애인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작품인 만큼 의미가 있으니까요. '어벤져스:엔드게임'도 보시고, '나의 특별한 형제'도 함께 봐주셨으면 합니다."

이광수는 지금의 행복감을 유지하며 10년, 20년 뒤에도 지금의 주변 사람들이 남아 있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NEW 제공
이광수는 "지금의 행복감을 유지하며 10년, 20년 뒤에도 지금의 주변 사람들이 남아 있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NEW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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