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일홍의 연예가클로즈업] '미스트롯' 대박 행진, 기성가수들 '긴장과 자성'
입력: 2019.04.17 10:34 / 수정: 2019.04.17 10:34
차세대 트로트 스타 탄생을 선언한 신개념 오디션 프로그램을 표방한 미스트롯은 마의 11%를 넘기며 종편 예능 시청률기록을 갈아치웠다. 사진은 뛰어난 가창력을 선보이며 주목받고 있는 송가인. /TV조선 미스트롯 캡쳐
차세대 트로트 스타 탄생을 선언한 신개념 오디션 프로그램을 표방한 '미스트롯'은 마의 11%를 넘기며 종편 예능 시청률기록을 갈아치웠다. 사진은 뛰어난 가창력을 선보이며 주목받고 있는 송가인. /TV조선 '미스트롯' 캡쳐

시청률 대폭발, '종편 채널 타깃 시청층과 맞아떨어졌다' 평가

[더팩트|강일홍 기자] "트로트도 전반적으로 리듬이 빨라졌지요. 정형화 된 틀을 벗어야합니다. 남녀노소 가장 교감이 많은 장르인데도 트로트는 루즈하다는 편견이 많았어요. 신선한 기획과 아이디어를 가미해 호평을 얻고 있는 '미스트롯'이 좋은 예입니다. 젊은 시청자들까지 적극 호응하고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포맷을 도입한 뒤 아이돌 못지 않은 열기와 공감을 불러 일으켰어요. 기성 가수들이 반성하고 자성할 만한 본보기예요."

종편채널 TV조선이 새로 론칭한 '미스트롯'(목 오후 10시 방송)은 차세대 트로트 스타 탄생을 선언한 신개념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처음부터 중년층을 노린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차별화 노선을 택해 공감을 얻었다. 종편 채널 주요 타깃 시청층과도 맞아떨어졌다는 평가다. 시청률이 대폭발했다. 1회부터 5.889%(닐슨 코리아)-7.337%-7.743%-8.357%-9.421%로 고공행진하더니 마침내 6회(11.185%)와 7회(11.88%)에 연달아 두 자릿수를 찍었다.

트로트는 남녀노소의 사랑을 받는 전국민적 장르다. 그럼에도 늘 아이돌 가요프로그램에 밀려 방송가에서 홀대를 받았던 게 사실이다. 이는 주 광고 소비층인 젊은 시청자들이 외면한다는 논리가 깔려있고, 가요계의 끊임없는 편성요구가 묵살되는 현실 속 장벽이 돼왔다. '미스트롯'은 1%를 넘기지 못한 '트로트엑스'의 실패 이후 5년 만에 젊은층이 환호하는 프로그램으로 되살아났고, 종편 예능 최고 시청률(JTBC '효리네 민박' 10.75%)을 갈아치웠다.

결코 우연한 성공 아니다. TV조선 트로트 오디션프로그램인 미스트롯은 생기발랄한 젊은층이 참여하고 중년층이 환호했다. 홍진영 송가인 장윤정(왼쪽부터). /TV조선 미스트롯 캡쳐, 더팩트 DB
결코 우연한 성공 아니다. TV조선 트로트 오디션프로그램인 '미스트롯'은 생기발랄한 젊은층이 참여하고 중년층이 환호했다. 홍진영 송가인 장윤정(왼쪽부터). /TV조선 '미스트롯' 캡쳐, 더팩트 DB

매회 감동과 안타까움 극대화시킨 경연프로그램 장점 가미, '긴장감+몰입도+팬덤 현상' 멋진 하모니

시청자 취향도 트렌드를 따라 돌고 반복된다. '미스트롯'은 대표적인 오디션 가요프로그램이고, 기존 오디션에 단지 트로트를 얹혔을 뿐이다. Mnet '슈퍼스타K' 이후 한때 지상파 방송사들이 잇따라 뛰어들며 방송가에 봇물을 이뤘던 포맷이다. 워낙 익숙한 틀이어서 식상할 위험성은 도사리고 있었다. 색다를 게 없을 듯한 이 프로그램이 대박을 친 이유는 장르와 주 타깃층을 바꿨다는 점이다. 생기발랄한 젊은층이 참여하고 중년층이 환호했다.

무엇보다 폭넓은 참여다. 학생부터 주부는 물론, 기성가수들까지 대거 경연에 뛰어들면서 열기와 관심도를 한껏 끌어올렸다. 특히 이미 가요계 활동을 하고 있는 신인가수들의 애환과 숨은 휴먼스토리는 무한 감동을 안겼다. 경연프로그램의 특성상 긴장감, 몰입도, 팬덤 현상 등이 어우려져 매회 감동과 안타까움을 극대화시켰다. 우연한 성공이란 없다. 아이돌 오디션 히트 요인들이 뒤늦게 중장년층의 입맛과 욕구에 제대로 들어맞은 셈이다.

중견 남녀가수들은 미스트롯이 트로트계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켰다며 환호하는 분위기다. 사진은 Mnet 트로트엑스 당시 박현빈 홍진영 설운도(왼쪽부터). /더팩트 DB
중견 남녀가수들은 "'미스트롯'이 트로트계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켰다"며 환호하는 분위기다. 사진은 Mnet 트로트엑스' 당시 박현빈 홍진영 설운도(왼쪽부터). /더팩트 DB

◆ '미스트롯' 대히트, 기성가수들 "안주할 게 아니라 끝없는 연습을 통한 자기관리가 필수" 자성 목소리

트로트 프로그램은 종편채널 개국 이후 종종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시도되기도 했지만 정규 편성되지 못했다. 타깃 시청층에 대한 관심도와 수요 예측은 꾸준히 제기됐음에도 늘 실패에 대한 위험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미스트롯' 제작진은 이런 부담(No Pain No Gain)을 과감히 떨쳐내고 '국내 최초 100억 트롯걸 오디션 프로그램'이란 강력한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시청자들은 마치 오래전부터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뜨겁게 호응했다.

'미스트롯'의 폭발은 전통 트로트를 고수해온 가수들에게도 아낌없는 박수로 환호하는 분위기를 안겼다. 최근 서울 여의도 별관 KBS '가요무대' 녹화장에서 만난 중견 남녀가수들은 "'미스트롯'이 트로트계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켰다"고 저마다 한마디씩 촌평했다. 가수들의 몸값은 불경기에 매우 취약하다. 허리띠를 졸라매면 행사가 줄고 가수들의 설자리도 줄어든다. '미스트롯'은 공연 성수기 5월을 앞두고 가요계에 희망을 쏘아올렸다.

"기성가수들도 인기와 명성에만 안주할 게 아니라 끝없는 연습을 통한 자기관리가 필수다." 제2의 트로트 부흥기를 가져온 듯한 분위기 속에 자성의 목소리도 들린다. 음악적 격을 올리고 노력하지 않으면 외면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다. 누구라도 음반을 내고 데뷔할 수 있지만, 대중이 공감하고 인정하느냐는 별개다. '미스트롯'은 기성가수를 능가할 젊은 실력파들을 수두룩하게 탄생시켰다. 관심이 커진 만큼 판을 키우는 것은 가수들의 몫이다.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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