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포커스] '페르소나', 아이유가 '잘하는' 것과 '잘하고 싶은' 것
입력: 2019.04.13 00:00 / 수정: 2019.04.13 00:00
배우 이지은을 페르소나 삼아 네 명의 감독이 모여 만든 영화 페르소나가 11일 오후 5시 넷플릭스에서 공개됐다. /넷플릭스 제공
배우 이지은을 페르소나 삼아 네 명의 감독이 모여 만든 영화 '페르소나'가 11일 오후 5시 넷플릭스에서 공개됐다. /넷플릭스 제공

네 명의 감독이 '페르소나' 삼아 만든 아이유, 아니 배우 이지은

[더팩트|성지연 기자] 11일 오후 5시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페르소나'는 4명의 감독이 배우 이지은(아이유)을 페르소나(영화감독이 자신의 영화 세계를 대변할 수 있는 대역으로 삼는 것)삼아 만든 옴니버스 영화다.

이경미, 임필성, 전고운, 김종관 감독이 참여했는데 감독 저마다의 개성과 특징이 뚜렷한 만큼 그 안에 담긴 이지은 또한 다양하다. '페르소나'를 통해 이지은이 보여준 다채로움은 배우로서 그가 가장 잘하는 것과 잘해야 하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어찌 됐든 이번 작품으로 다양한 경험을 한 이지은은 배우로서 자신의 한계와 가능성을 분명히 자각했을 테다. 감독들 또한 자신의 페르소나가 이지은이었음을, 혹은 아니었음을 깨달았을 테고.

이경미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러브세트 /넷플릭스 제공
이경미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러브세트' /넷플릭스 제공

에피소드 1. '러브세트' (감독 이경미)

스토리: 긴장감 넘치는 테니스 경기. 맹렬히 공을 쫓는 두 여자의 격한 비명이 코트를 메운다. 그리고 이를 지켜보는 두 남자. 무엇이 걸린 게임이기에 이토록 절실한 걸까.

'페르소나'의 첫 에피소드이자 4가지의 에피소드 중 가장 이지은의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상대 역으로 배두나가 출연하는데 두 사람의 연기대결이 테니스 랠리와 함께 쫄깃하게 펼쳐진다. 결과적으로 두 사람의 시너지가 두 사람 모두에게 장점으로 작용했다. 이지은은 배두나의 매력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배두나 또한 이지은의 매력을 최대치로 끌어 올리며 매력적인 작품을 완성시켰다.

이지은과 함께 호흡을 맞춰 최고의 시너지를 완성한 배우 배두나. /넷플릭스 제공
이지은과 함께 호흡을 맞춰 최고의 시너지를 완성한 배우 배두나. /넷플릭스 제공

아이러니하게도 '러브세트'가 배우 이지은이 아닌 가수 아이유가 지닌 매력에 초점을 맞췄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지은의 새침한 영어 실력과 배두나의 한글 이름을 사용한 유머가 관전 포인트!

배우 박해수(왼쪽)와 이지은이 함께한 임필성 감독의 썩지않게 아주 오래 /넷플릭스 제공
배우 박해수(왼쪽)와 이지은이 함께한 임필성 감독의 '썩지않게 아주 오래' /넷플릭스 제공

에피소드 2. '썩지않게 아주 오래' (감독 임필성)

스토리: 말없이 사라졌다 나타난 여자, 그 이유를 알고 싶은 남자. 사랑한다는 이유로, 남자는 진실을 요구한다. 하지만 여자에게는 남자의 마음이 진심이라는 증거가 필요하다.

'마담뺑덕'을 연출한 임필성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배우 박해수가 이지은을 사랑하는 남자 역할을 맡았다. 이지은은 성숙한 느낌의 풍기는 여성을 연기하는데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 러닝타임 27분 내내 어색한 느낌이다. 박해수와의 호흡도 삐걱삐걱. 잘하고 싶은 욕심은 느껴지나 과한 욕심이었다.

+임필성 감독의 페르소나는 여전히 이솜에서 벗어나지 못한 건 아니었을까?

전고운 감독의 키스가 죄에서 한나 역을 맡은 이지은. /넷플릭스 제공
전고운 감독의 '키스가 죄'에서 한나 역을 맡은 이지은. /넷플릭스 제공

에피소드 3. '키스가 죄' (감독 전고운)

스토리: 한나는 온종일 행방이 묘연한 친구를 찾아 나선다. 간신히 만난 친구의 목덜미에는, 선명한 키스의 흔적, 날카로운 첫 키스의 경험으로, 두 여자는 묘한 상황에 휘말린다.

이지은이 그동안 해왔던 캐릭터를 답습한 듯한 구태의연한 이미지가 새로움이 없어 아쉽지만,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에피소드 중 가장 아기자기하고 무난하지만, 그만큼 기억에 남지 않는다.

+ '키스가 죄'는 이지은보다 그와 호흡한 배우 심달기의 열연이 더욱 강렬한 작품.

흑백 필름으로 담긴 김종관 감독의 밤을 걷다 /넷플릭스 제공
흑백 필름으로 담긴 김종관 감독의 '밤을 걷다' /넷플릭스 제공

에피소드 4. '밤을 걷다' (감독 김종관)

스토리: 조용한 밤, 산책에 나선 남녀가 대화를 나눈다. 함께한 추억, 궁금했던 일들과 기억나지 않는 꿈에 대해서. 그리고 여자는 남자가 알지 못했던 이야기를 들려준다.

19분 러닝타임 내내 흑백 필름으로 남녀의 대화가 중심이 된 '밤을 걷다'는 남자의 꿈속에 등장한 죽은 여자의 이야기가 영화의 주된 내용을 차지한다. 삶과 죽음, 사랑과 추억에 대해 잔잔한 분위기 안에서 오롯이 대사에 의존해야 하는 작품인지라 그만큼 배우의 연기력과 섬세한 감정선이 중요한 작품. 다양한 작품을 경험해 보지 않았던 이지은에겐 조금 버거웠던 에피소드가 아니었을까. 보는 이들도 설익은 연기 탓에 몰입도가 떨어지는 아쉬움이 있다.

+이지은 대신 배우 김민희가 출연했다면….

'페르소나'는 11일 오후 5시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으며 청소년관람 불가 등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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