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는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모 카페에서 배우 조정석(사진)과 인터뷰를 했다. /JS컴퍼니 |
'뺑반' 주연배우 조정석 인터뷰
[더팩트ㅣ강수지 기자]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역할이어서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부터 영화도 캐릭터도 모두 짜릿했죠(웃음)."
'배우 조정석(39)'하면 으레 떠오르는 연기톤이 있다. 자연스러우면서도 친근하고, 유머러스하면서도 어딘가 진중한 분위기가 묻어있는. 그가 '차이나타운' 한준희 감독의 범죄 오락 액션 장르 신작 '뺑반'에 출연 배우들 가운데 가장 먼저 캐스팅 됐고, 범죄의 주역으로 활약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과연 어떤 연기를 펼쳤을지 일찍부터 궁금증이 높아졌다.
'뺑반'은 통제불능 '스피드광' 사업가 정재철(조정석 분)을 쫓는 뺑소니 전담반 '뺑반'의 고군분투 활약을 그린 영화로 지난달 30일 개봉했다. 조정석은 이번 영화에서 한국 최초 F1 레이서 출신 사업가 정재철로 분했다. 영화 속 정재철은 위험천만한 레이스를 펼치며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조정석의 연기 변신에 대한 기대를 안고 영화를 봤다. 그간 보여준 적 없는 새로운 매력과 연기에 반가운 미소가 지어졌다. 캐릭터의 강렬하고 악랄한 면모를 조리있게 표현해냈다.
배우 조정석은 영화 '뺑반'에서 범죄의 중심에 선 F1 레이서 출신 사업가 정재철로 변신했다. /'뺑반' 스틸 |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모 카페에서 조정석을 만났다. 지난해 1월 말, 드라마 '투깝스' 종영 인터뷰 이후 꼬박 1년 만이다. 모두 2층으로 꾸려진 카페의 2층에서 인터뷰가 진행됐는데, 층계를 올라가는 가운데 꾸벅 인사를 건네는 조정석의 얼굴이 멀찌감치 보였다. 이번 영화에서의 새로운 연기도, 오랜만의 얼굴도 다 반가웠다.
늘 작품 선택 기준은 '시나리오'라고 말하는 조정석이다. 이날 역시 그는 "시나리오가 넘버원이죠"라고 말하며 작품 선택 이유를 밝혔다.
"배우들이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저는 제가 이 작품을 하면 보는 분들이 재밌어 하실까 하는 생각을 가장 많이 해요. 시나리오가 정말 재밌었어요. 그리고 한준희 감독님의 작품을 함께 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캐릭터도 새로워서 좋았죠."
"스케줄을 조정하고 협의하면서까지 참여하고 싶은 매력이 있는 작품이었어요. 저희 영화의 매력은 통쾌하다는 점, 잘 포장된 도로를 가고 있는 것 같은데 다시 보니 비포장 도로인 것 같은 느낌, 뭔가 사포로 다듬어야할 것 같은 거친 느낌이 매력이 아닌가 싶어요(웃음)."
이번 정재철 캐릭터를 어떻게 연구했을지가 가장 궁금했다. 폭력적인 성격으로 날선 긴장감을 유발하는 정재철은 말을 더듬는다는 큰 특징이 있다. 스크린 속 캐릭터를 조금더 세세히 뜯어보면, 숨을 쉬는 것, 얼굴 근육 움직임, 몸의 거동까지도 '정재철화'돼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연구와 노력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있다. 이에 대한 질문을 하니 캐릭터 분석, 깊은 고민이 드러나는 이야기가 쏟아져나왔다.
배우 조정석은 올해 영화 '뺑반'을 시작으로 '엑시트', 드라마 '녹두꽃' 등 다채로운 작품으로 대중을 만난다. /JS 컴퍼니 |
"정재철은 가정 형편이 안 좋은 환경에서 자란 친구예요. 그러다가 나쁜 쪽으로 삐뚤어진 케이스죠. 운전에 대한 재능이 있었어요. 항상 목숨 걸고 레이싱을 하는 캐릭터예요."
"말 더듬는 설정은 시나리오에 원래 있었어요. 기술적인 부분 등 많은 연구가 필요했어요. 동창 중에 말을 더듬는 친구가 있어서 그 친구 생각도 많이 했고요, 자료도 많이 봤죠. 횡경막의 움직이 불안정하고, 공기의 흐름에 문제가 있어서 말을 더듬게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말을 더듬는 정재철은 한숨도 많이 쉬어요. 그런데 정재철을 연기하다보니까 약간 답답한 마음의 한숨인 것 같기도 했어요. 그렇게 접근하고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이 기술을 짧은 대사 하나에 어떻게 설치를 할 것인지에 대한 연구도 필요했죠. 감독님과 함께 고민했다고 꼭 말하고 싶어요. 저 혼자 한 것이 아니었어요."
"새로운 짜릿함이 있었다"고 '뺑반' 소회를 밝힌 조정석은 "새로운 변신을 흥미롭게 봐주셨으면 한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로맨스, 코믹, 스릴러, 사극 등 장르 불문, 브라운관, 스크린, 무대를 오가며 쉴틈없이 부지런히 활약하는 조정석이다. 올해도 벌써 '뺑반'이 활동 포문을 열었고, 지난해 촬영해둔 영화 '엑시트'와 SBS에서 방송 예정인 새 드라마 '녹두꽃'으로도 대중을 만날 채비를 마쳤다. 변신으로 새해의 문을 연 그가 올해, 그리고 앞으로 어떤 활약으로 대중 앞에 설지 기대가 쏠린다.
"이건 확실해요. 저는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가고 싶어요. 어떨 때는 많은 분들이 이야기하는 '조정석다운', 제가 잘할 것 같은 캐릭터도 연기하고 싶고요, 어떨 때는 '조정석이 이걸 한다고? 어떨까?'라는 생각이 드는 캐릭터도 연기하고 싶어요. 계속 이렇게 필모그래피를 그려나가고 싶습니다. 늘 새로운 것이 정답이 될 수는 없겠지만, 새로운 것을 만났을 때 짜릿함이 있거든요(웃음)."
joy822@tf.co.kr
[연예기획팀ㅣssen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