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종영한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유진우(현빈 분)가 게임세계에서 살아가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캡처 |
시청자 "현빈 없었으면 어쩔뻔 했어"
[더팩트|박슬기 기자]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도전적이고 신선했다. 증강현실이라는 다소 생소한 소재를 드라마에 접목해 관심을 이끄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가면 갈수록 헐거워지는 스토리 전개와 펼쳐놓은 '떡밥'(앞으로 일어날 사건을 미리 독자에게 암시하는 것)을 수습하지 못하면서 드라마는 힘을 잃었다. 이 가운데 현빈의 설득력 있는 연기가 중심을 잡으면서 작품에 큰 힘을 실었다. 뒷심이 부족한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었지만, 현빈만큼은 빛났다.
20일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극본 송재정, 연출 안길호)은 삭제된 줄 알았던 유진우(현빈 분)가 게임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모습으로 종영했다.
이날 방송에서 유진우는 천국의 열쇠로 사망 후 게임에 갇힌 NPC이자 버그 차형석(박훈 분)의 심장을 찔러 죽였다. 이어 차례로 차병준(김의성 분), 비서 서정훈(민진웅 분)를 찔러 버그를 삭제했다. 유진우는 다시 엠마를 찾아갔다. 엠마는 "천국의 열쇠를 왜 내게서 가져갔냐"라고 물었다. 유진우는 "두려워서. 죽고싶지 않아서"라고 답했다. 엠마는 다시 천국의 열쇠를 가져갔고, 박선호(이승준)는 버그4의 잔해를 보게 됐다. 이는 유진우의 잔해였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중반부를 넘어서 답답한 전개로 시청자들의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현빈이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그려내면서 작품의 힘을 실었다. '현빈이 개연성'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시청자는 그의 연기를 호평했다.
현빈은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서 안정적인 연기력을 보여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이덕인 기자 |
현빈은 '하이드 지킬, 나' 이후 약 3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왔다. 군 제대 이후 주로 스크린 활동에 집중하던 그는 'W(더블유)'로 히트를 친 송재정 작가와 손을 잡고 드라마에 모습을 드러냈다. 대중의 기대는 컸다. 앞서 영화 '공조' '꾼' '협상' '창궐' 등의 작품에서 한층 더 깊어지고, 탄탄한 연기력을 자랑했기 때문이다.
베일을 벗은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신선함과 재미를 함께 잡았다. 현빈은 유진우와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며 안정적인 연기를 펼쳤다. 또 유진우는 마치 '시크릿 가든'의 김주원을 떠올리게 하는 캐릭터로, 추억을 불러일으켰다. 안하무인의 제멋대로 캐릭터인 탓에 비호감으로 비치는 부분도 있지만, 현빈은 캐릭터의 감정 변화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그의 액션 연기 역시 관전 포인트였다. 국내 드라마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이는 게임 액션이었기 때문에 우려가 많았지만 현빈은 실감나게 표현했다. 그는 진우의 레벨이 높아지고 게임 난이도가 올라감에 따라 검, 표창, 권총, 장총으로 다양해지는 무기를 자유자재로 바꿔가며 선보이며 매회 새로운 명장면을 탄생시켰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시청률 9~10%를 기록하며 높은 화제성과 성적을 기록했다. 기대보단 낮은 시청률이지만, 현빈의 안방극장 복귀작 성적으로 나쁘지 않다. 비록 용두사미 결말로 많은 시청자를 실망하게 했지만 현빈의 연기만큼은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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