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게임 마니아'·'혼종'…'알함브라' 송재정 작가의 솔직한 변
입력: 2019.01.15 17:04 / 수정: 2019.01.15 17:04
송재정 작가는 15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전경련회관 서울에서 열린 케이블 채널 tvN 토일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tvN 제공
송재정 작가는 15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전경련회관 서울에서 열린 케이블 채널 tvN 토일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tvN 제공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송재정 작가 기자간담회

[더팩트ㅣ강수지 기자] "저 게임 많이 한 사람이에요(웃음)."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송재정 작가가 '게임 마니아'라고 고백하며 드라마에 대한 다수의 궁금증을 해소했다. 그리고 마지막 15, 16회의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송재정 작가는 1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전경련회관 서울 에메랄드홀에서 열린 케이블 채널 tvN 토일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극본 송재정·연출 안길호)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소탈하고 진솔한 화법이 인상적이다. 이날 그는 중간중간 질문을 메모하고, 손동작을 써 가며 자신의 작품관에 대한 이야기를 진중하게 이어나갔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투자회사 대표 유진우(현빈 분)가 비즈니스로 스페인 그라나다에 갔다가 전직 기타리스트 정희주(박신혜 분)가 운영하는 싸구려 호스텔에 묵게 되고, 두 사람이 기묘한 사건에 휘말리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리는 드라마다. 국내 드라마 가운데에서 처음으로 증강현실(AR)을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다. 초반 극이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쉽고 자세하게 설명한 점 때문에 '작가가 게임을 잘 모르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쇄도했다. 이 일을 회상하며 송 작가는 웃음을 띠었다.

송 작가는 "저 게임 많이 한 사람이고, 어느 정도 섭렵했다"고 고백하며 과거 즐긴 게임의 이름을 나열하고 게임 지식에 대한 자부심을 보였다. 그는 "요즘은 대본 쓰느라 바빠서 게임을 잘 못하고 있는데 어릴 때부터 워낙 게임을 즐겼다. 전략 게임을 좋아했고, RPG 게임은 많이는 안 했다. 게임, 할 만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드라마 시청 타깃을 '게임을 전혀 모르는 분들'로 설정했다. 어떻게 하면 쉽게 설명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 제가 좋아하는 게임을, 하지 않는 사람도 직접 하는 느낌을 받게 하고 싶었다"고 고민의 흔적을 드러냈다.

게임 마니아답게 송 작가는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의 소재를 게임 플레이 가운데 찾아냈다. 송 작가는 "'더블유' 끝난 후 구상하고 있던 작품이 '타임슬립' 장르였다. '인현왕후의 남자' '나인: 아홉 번의 시간 여행'에 이어 3부작의 세 번째 작품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미래에서 현재로 온 남자'라는 스토리라인이 정해져있었는데 '타임슬립' 작품을 많이 해서 그런지 욕구가 안 생기더라"고 고백했다. 이어 "다른 소재가 없을까 방황하던 가운데 게임 '포켓몬고' 열풍이 불었다. 게임을 다운 받아서 여의도 모 광장에 해봤다. '엄청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말하며 환한 표정을 지었다. 기존 구상하던 작품의 남자 주인공 유진우 캐릭터에 대한 설정만 그대로 두고 소재만 증강 현실로 바꿨다는 송 작가다.

송재정 작가가 극본을 집필하고 있는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종영까지 단 2회만을 앞두고 있다. /tvN 제공
송재정 작가가 극본을 집필하고 있는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종영까지 단 2회만을 앞두고 있다. /tvN 제공

'인현왕후의 남자'부터 '나인: 아홉 번의 시간 여행' '더블유(W)' 등에 이어 이번 드라마까지 소재가 참 독창적이다. 플롯 또한 그렇다. 독창성의 비결을 설명하며 송 작가는 자신을 '혼종'이라고 표현했다.

'순풍산부인과'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똑바로 살아라' '거침없이 하이킥' '크크섬의 비밀' 등 시트콤 극본 집필로 작가 생활을 시작한 송 작가는 16부작이라면, 16가지 엔딩을 정해놓고 단막극 형식으로 엔딩이 각 회의 정점을 찍도록 이야기를 구성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스로 정통 드라마와는 거리가 멀었다. 드라마 작가이지만 영화나 책을 더 좋아한다. 그래서 이상하고 낯선 '혼종'의 이야기를 짜는 것 같다"며 "드라마를 공부하지 않았다. 단막극 특성이 익숙한 작가이고, 영화나 책을 보고 느낀 것을 제 맘대로 극본으로 만든 것 같다. 제대로 배운 사람의 작법이 아니어서 이상한 것 같다"고 겸손히 부연했다.

송 작가는 자신이 극본을 집필한 드라마에 대한 '이해가 안 된다' '불친절하다' 등의 평을 극복하기 위해 "이번에는 다른 분들도 이야기가 이해되고 있는지, 나 혼자만의 생각이 아닌지 많이 물어보면서 극본을 썼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그는 "그런데 친절하게 이야기를 이어나가려고 했더니 '지루하다'더라"며 "저도 잘 모르겠다. 보통 분들이 생각하는 플롯이 아닌가 보다. 다른 분들의 분석을 보면서 저에 대해 알게 됐다"고 머쓱해했다. 또 "제 부족한 점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다음에는 공부를 열심히 해서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털어놨다.

이제 15, 16회 만을 남겨둔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다. 송 작가는 마지막 관전 포인트 두 가지를 꼽았다. 먼저 "엠마(박신혜 분)의 역할이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엠마의 중요한 역할이 남아있다. 천국의 열쇠를 넘기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왜 박신혜가 엠마였어야 했는지, 그 이야기가 15, 16회에 나온다"고 말했다. 또 "진우의 지긋지긋한 과거 관계들을 다 해결해야만 진우가 희주에게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저도 여자이지만 희주가 아깝다. 진우는 재벌인 것 외에는 문제가 많은 사람이다. 희주에게 가려면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완전한 해결은 무엇인지가 저에게 중요했다"고 남은 이야기를 궁금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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