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 출연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개그맨 이승윤을 상암동 더팩트 편집국에서 만났다. /이새롬 기자 |
'자연인' 이승윤에서 '예능인' 이승윤으로
[더팩트|박슬기 기자] 개그맨 이승윤(42)을 만나기까지 한 달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최근 누구보다 바쁘게 활동하고 있는 그여서 인터뷰하기까지 쉽지 않았다. 이승윤을 만난 날도 늦은 퇴근 시간 쯤이였다. 마음도 붕 뜨고 이리저리 약속도 많은 연말, 퇴근 시간에 하는 인터뷰가 달갑지 않았지만 막상 이승윤을 만나고 나니, 마음이 달라졌다. 오랜 시간 자연인들과 만난 그답게 인터뷰도 '힐링' 그 자체였다.
지난달 2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더팩트> 편집국에서 이승윤을 만났다. "이렇게 만나기 힘든 것 보니 확실히 '대세'인 것 같다"고 말을 꺼내자 "'대세'라는 말은 저와 어울리지 않는다"며 민망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이승윤은 최근 MBC '전지적 참견 시점' '출발! 비디오 여행' MBN '나는 자연인이다' 등을 비롯해 다수의 방송과 행사로 데뷔 후 가장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는 "하루 하루가 새롭다"며 "감사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전지적 참견 시점'에 출연한 지 두 달이 채 안 됐어요. 저랑 매니저 출연분도 세 번인가 밖에 안 나갔는데, 프로그램의 인기 덕분인지 많이들 좋아해 주시더라고요. 원래는 중장년층 팬분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팬들의 연령대가 낮아졌어요. 그런 부분이 신기한 것 같아요. (웃음)"
이승윤은 시종일관 차분한 모습이었다. 높은 인기를 얻고 있어 제법 들뜰법한데도 그런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고, 차분해 보인다"고 말을 꺼내자 그는 "'자연인'이 나를 많이 바꿔놨다"고 말했다.
이승윤은 "'나는 자연인이다'가 있었기에 '라디오스타'나 '전지적 참견 시점'에 출연할 수 있었다"며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라고 말했다. /이새롬 기자 |
"예전엔 저도 욕심 많았죠. 처음 방송을 시작할 땐 잘 되고 싶고 그렇잖아요. 그런데 '나는 자연인이다'를 하면서 '내려놓는 법'을 배운 것 같아요. 예전엔 행복의 기준을 물질적인 것에만 뒀다면 지금은 그게 아니란 걸 깨달았죠. 물론 돈도 중요하죠. 하지만 너무 욕심낼 필욘 없는 것 같아요. 또 내 일을 묵묵히 하다 보니 이렇게 좋은 일도 생기잖아요. 욕심내지 않고 성실하게 자기 일을 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승윤은 인터뷰 내내 '나는 자연인이다'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자연인 이미지에 너무 갇히진 않을까 일부러 얘기를 안 꺼내려고 했는데, 그런 그의 모습이 의외였다.
"사람들이 도시 방송('전지적 참견 시점' 등)한다고 자연인 프로에 소홀하진 않을까 우려를 많이 하시는데, 절대 그런 걱정할 필요 없는 것 같아요. 저에게 있어서 가장 소중한 프로그램이니까요. 어떻게 보면 제가 도시 방송이 많아진 것도 '나는 자연인이다' 때문이잖아요. 저는 이 프로그램을 소홀히 할 생각도 없고, 더 열심히 할 겁니다. '나는 자연인이다'를 통해 많이 성장했고, 인생을 배웠거든요."
이승윤은 "'대세'라는 말은 저에게 어색한 단어인 것 같다"며 "그동안 해왔던 것처럼 꾸준히 열심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새롬 기자 |
이승윤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나는 자연인이다'의 2049 시청률도 상승했다. 2049 시청률은 광고업계 관계자들의 주요 판단지표인데, 덩달아 높아진 것이다. 이승윤은 "'나는 자연인이다'에도 좋은 영향을 주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승윤 하면 빼놓을 순 없는 건 '전지적 참견 시점'에 함께 출연하는 매니저 강현석 씨다. 이승윤은 "제가 인생에서 가장 잘한 게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제 아내와 결혼한 것이고, 하나는 (강)현석이를 만난 거"라며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인터뷰 자리에서도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애정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이승윤은 "프로그램에 나오는 것보다 실제 저희 모습이 더 재밌다"면서 "옷, 신발, 먹는 것 등 대부분의 취향이 비슷해서 더 잘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두 사람은 연예인과 연예인보다 더 연예인 같은 매니저로 출연해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이승윤은 "매니저 덕분에 팬 연령층이 낮아진 게 아닌가 싶다"며 인기의 덕을 강현석 씨에게 돌리기도 했다.
이승윤은 이날 팬으로부터 자신의 얼굴 스티커가 붙은 선물도 받았다며 인증사진을 보여줬다. "저는 아이돌만 이런 선물 받는 줄 알았어요. 제 얼굴 스티커가 붙어있는 걸 받아보리라곤 생각도 못 했죠.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팬들과 소통을 더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이승윤과 매니저 강현석 씨가 받은 선물. 이승윤은 "너무 감사하다"며 팬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강현석 씨 제공 |
2006년 KBS2 '개그콘서트'로 데뷔한 이승윤. 그는 '헬스 보이'라는 코너를 통해 인기를 얻었다. 이후 꾸준히 '개그콘서트' 무대와 '나는 자연인이다'를 병행하며 방송 활동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많은 분이 잘 모르시겠지만 사실 방송 활동을 꾸준히 하고, 쉬어본 적이 별로 없어요.(웃음) 하지만 이런 날이 올 줄은 몰랐죠. '나는 자연인이다'를 7년인가 했는데, 그동안의 시간을 배움의 시간이라고 생각했어요. 이런 기회가 찾아와서 너무 기뻐요. 묵묵히 걸어온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새벽 2, 3시까지 스케줄을 소화하고 평소보다 수면 시간도 줄어들었지만 행복하다는 이승윤이다. 그에게 2018년은 아무래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매사 열심히 살았던 한 해였어요. 그냥 여느 해와 다름없이 열심히 살았는데, 이런 순간이 올 거라곤 생각 못 했죠. '전지적 참견 시점' 같은 프로그램에 나가려면 대형 기획사에나 들어가야 생기는 일인 줄 알았는데, 참 꿈같은 나날들이죠. 요즘 매니저에게 섭외 전화도 오는데 그럴 때마다 놀라요. 제가 뭐라고 이렇게...참..."
이승윤은 "그동안의 시간은 배움의 시간이었던 것 같다"며 "모든 걸 내려놓고 묵묵히 길을 걸어오니, 이렇게 좋은 날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새롬 기자 |
데뷔한지 벌써 14년 차. 데뷔 10여 년 만에 대중의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승윤은 2019년에도 변함없이 성실하게 임할 계획이라고 했다. "지금 관심을 받는다고 해서 이게 계속 갈 거라곤 생각하지 않아요. 또 이런 분위기에 바람이 들거나 하지도 않고요. '자연인' 7년의 내공이 있잖아요. 하하. 무언가를 쫓아가기보단 지금 하던 대로 열심히 살아보려고 합니다."
이승윤은 <더팩트> 독자에게 새해 인사를 전했다. "2019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그동안 '나는 자연인이다'를 하면서 느낀 건 역시 건강이 최고라는 겁니다. 올 한 해 모두들 건강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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