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유태오] '레토'로 돌아온 2019년, 당신을 응원합니다
입력: 2018.12.27 05:00 / 수정: 2018.12.27 05:00

오는 1월 3일 개봉을 앞둔 영화 레토의 주연배우 유태오가 <더팩트>와 인터뷰에 앞서 진행된 사진촬영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오는 1월 3일 개봉을 앞둔 영화 '레토'의 주연배우 유태오가 <더팩트>와 인터뷰에 앞서 진행된 사진촬영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정제되지 않은 스타는 어떤 모습일까. 요즘 연예계는 스타도 많고, 연예 매체도 많다. 모처럼 연예인 인터뷰가 잡혀도 단독으로 하는 경우도 드물다. 다수의 매체 기자가 함께 인터뷰를 하다 보니 대부분의 내용이 비슷하다. 심지어 사진이나 영상도 소속사에서 미리 만들어 배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더팩트>는 순수하게 기자의 눈에 비친 그대로의 스타를 '내가 OOO' 포맷에 담아 사실 그대로 전달한다. <편집자 주>

영화 '레토'로 칸국제영화제에 입성한 독일계 한국 배우 유태오

[더팩트|성지연 기자] 배우 유태오. 좋아하는 배우를 꼽아보라면 망설이지 않고 그의 이름을 가장 먼저 말할 겁니다. 수년 전, 우연한 계기로 그를 개인적인 자리에서 만난 뒤 꾸준히 그의 팬을 자처했습니다. 자신의 꿈을 위해 한 발 한 발 내딛는 유태오의 발전을 곁에서 지켜보며 그가 굉장히 건강한 에너지를 가진 사람이란 걸 느꼈거든요.

독일 출신 한국인, 한국에서 무명으로 활동한 지 9년째. 이전까지 배우 유태오를 설명할 수 있는 말들은 다소 초라했습니다. 하지만 내년부터 유태오를 수식할 수 있는 말들은 다양해질 것 같아 팬으로서 괜히 웃음이 납니다. 새해 1월 3일 개봉하는 러시아 음악영화 '레토'(Leto, Summer, 2018, 감독 키릴 세레브렌니코프로)덕분입니다.

유태오에게 2018년은 유독 특별하고 바쁜 한 해로 기억될 거 같습니다. '레토'가 지난 5월 열린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돼 꿈꾸던 칸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았고 이를 계기로 국내 영화팬들에게 주목을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본격적인 국내 활동을 시작했거든요. 덕분에 내년에 개봉을 앞둔 영화 '버티고'에 주인공으로 캐스팅돼 배우 천우희와 촬영도 마쳤다고 합니다. 곧바로 들어간 작품 또한 촬영에 한창이고요.

2019년 1월 3일 국내 개봉을 확정한 영화 레토. 지난 5월 열린 제71회 칸국제영화제 공식 경쟁 부문에 초청돼 전 세계 영화팬의 관심을 받았다. /엣나인필름 제공
2019년 1월 3일 국내 개봉을 확정한 영화 '레토'. 지난 5월 열린 제71회 칸국제영화제 공식 경쟁 부문에 초청돼 전 세계 영화팬의 관심을 받았다. /엣나인필름 제공

거기에 '레토'의 국내 개봉으로 언론시사회와 매체 인터뷰까지 소화하고 있는 요즈음. 그는 어떤 느낌일까요? 지난 9년간 꿈꿔왔던 모든 일이 하루 아침에 이뤄진 기분일까요?

12월의 마지막 주, 사당동에 있는 아트나인 카페로 유태오를 만나러 갔습니다. 꽤 먼 거리였지만, 발걸음은 가벼웠습니다. 일년 전만해도 "국내 팬들에게 얼굴을 알릴 좋은 작품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던 그였는데, 꿈이 이뤄졌다니. 매니저도 아닌데 마치 그를 매니지먼트한 것마냥 뿌듯하고 감개무량한 기분이 듭니다. 이런 걸 두고 '팬심'이라고 하나봅니다.

"우리가 이렇게, 이런 자리에서 만나다니! 정말 신기하고 기분이 좋네요. 우리 햇빛이 잘 비치는 자리에 가서 앉아 이야기해요."

러시아에서 영웅으로 추앙받는 빅토르 최를 연기한 유태오. 빅토르 최는 러시아 연방에서 태어난 고려인으로 28년의 짧은 인생을 살다간 뮤지션이다. /남용희 기자
러시아에서 영웅으로 추앙받는 빅토르 최를 연기한 유태오. 빅토르 최는 러시아 연방에서 태어난 고려인으로 28년의 짧은 인생을 살다간 뮤지션이다. /남용희 기자

유태오는 '레토'에서 주인공 빅토르 최를 연기했습니다. 빅토르 최는 러시아 연방에서 태어난 고려인으로 28년의 짧은 인생을 살다간 뮤지션입니다. 그의 음악이 러시아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영웅' 이란 타이틀로 불리는 이유는 단순히 록 음악을 처음 전파한 뮤지션이라서는 아닙니다.

빅토르 최가 살았던 1980년대, 개인의 삶을 보장해주지 않았던 러시아 연방 전체주의체제의 부조리를 우회적이고 짧은 가사로 비판했던 예술가로 당대 청춘들에겐 자유와 반항의 아이콘입니다. 유태오는 20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당당히 타이틀롤을 꿰찼습니다.

"칸국제영화제에 '레토'가 초청됐을 때보다 지금 인터뷰가 더 떨리는 것 같아요. 칸에서는 즐겁다는 생각이 컸는데 한국에서 시사회를 진행하니까 긴장감이 굉장하더라고요. 잘하고 싶어서 엄청나게 준비를 해갔는데 막상 무대에 서니까 바보같이 말한 거 같아서 아쉬워요(웃음). 그래도 영화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는 호의적이라 한시름 놨어요."

영화 레토 가 칸국제영화제에 초청된 이후 국내에서도 바쁘게 작품활동 중인 배우 유태오. 피곤하지만 행복하다며 환하게 웃는다. /남용희 기자
영화 '레토' 가 칸국제영화제에 초청된 이후 국내에서도 바쁘게 작품활동 중인 배우 유태오. 피곤하지만 행복하다며 환하게 웃는다. /남용희 기자

누구보다 국내 활동에서 인지도를 높이는 게 간절했습니다. 그래서 '레토'의 국내 개봉은 더욱 특별하게 다가올 수도 있습니다. 영어에 능숙하고 제한없는 표현력이 장점인 유태오는 다수의 국외 영화에 꾸준히 출연하며 그만큼의 인지도를 쌓아왔지만, 유독 발딛고 있는 한국은 그를 갈증 나게 했습니다.

"요즘 전 정신이 하나도 없어요. 한 가지 확실한 건 엄청 기쁘다는 거. 하하하! 예전에는 제가 오디션을 보러 직접 찾아다녀야 했는데 이제 캐스팅 제안이 들어온다는 게 가장 놀라운 부분이죠. 당황스럽기도 해서 다른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했어요. 대부분 '후회하지 않게 열심히 하라'고 조언해 주시더라고요. 1년에 한 작품을 하느냐 마느냐 하면서 고민했는데 말이죠."

영화 레토를 촬영하러 떠나기 전부터 작품을 향한 자부심과 애착을 어필했던 배우 유태오. /남용희 기자
영화 '레토'를 촬영하러 떠나기 전부터 작품을 향한 자부심과 애착을 어필했던 배우 유태오. /남용희 기자

그러고 보니 지난해, '레토'에 캐스팅돼 러시아로 떠나던 유태오는 작품에 관해 설명하며 기대감과 굉장한 자부심을 드러낸 바 있습니다. 그 중 기억에 남는 말은 '힙스터 같은 작품'이란 표현입니다.

"힙스터라고 표현했던 건 적절한 단어를 찾기가 힘들어서 그랬어요(웃음). 한국 관객들에게 '레토'는 어떤 영화인지 한 단어로 표현해야 할 것 같은데 사실 그러기가 힘들거든요. '레토'는 관람해야 비로소 알 수 있는 영화 같아요. 음악영화이긴 한데…'보헤미안 랩소디' '비포 선셋' '원스'같은 기존 음악영화와 전혀 다른 결이거든요. 뮤직비디오 같기도 하고요. 러시아의 무거운 정서적 배경이 깔려 있기 때문에 굉장히 애잔하기도 하고요."

'레토'로 오랜 겨울잠에서 깨, 국내 관객들에게 이름 석 자를 알리게 될 유태오. 그에게 앞으로의 목표와 대중에게 어필할 매력에 관해 물었습니다. 팬으로서, 기자로서 그가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길, 우리의 우정이 계속되길 기대하면서요.

"독일에서 태어났고 미국에서 공부했어요. 다양한 문화적 경험을 거친 뒤, 부모님의 뿌리가 있는 한국으로 넘어와 배우 생활을 시작했죠. 하지만 여전히 한국말도 서툴고 문화적인 차이도 분명 있어요. 솔직히 말하면 사람들에게 저는 언제나 '아웃사이더'로 느껴질 거예요. 그리고 그럴 수밖에 없다는 걸 100% 이해해요. 작품에서 유태오는 비로소 '아웃사이더'를 탈출할 수 있어요. 캐릭터에 100% 동화돼 그 인물이 되면, 사람들에게 전 배역 이름으로 불리겠죠. 보시다시피 잘 생겼잖아요(웃음).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열심히 연기할 겁니다."

지난해 5월, 레토를 촬영하러 러시아로 떠나기 전 배우 유태오. 당시 레토의 성공을 기원하며 티타임을 가졌다. /성지연 기자
지난해 5월, '레토'를 촬영하러 러시아로 떠나기 전 배우 유태오. 당시 '레토'의 성공을 기원하며 티타임을 가졌다. /성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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