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일홍의 연예가클로즈업] '미투' 악몽, '빚투' 쓰나미로 재연되나
입력: 2018.12.05 09:55 / 수정: 2018.12.05 09:55
래퍼 마이크로닷에서 시작된 빚투는 래퍼 도끼, 배우 차예련, 가수 비, 마마무 휘인, 배우 마동석을 거쳐 이영자로 이어졌다. 왼쪽부터 이영자 휘인 차예련. /더팩트 DB
래퍼 마이크로닷에서 시작된 '빚투'는 래퍼 도끼, 배우 차예련, 가수 비, 마마무 휘인, 배우 마동석을 거쳐 이영자로 이어졌다. 왼쪽부터 이영자 휘인 차예련. /더팩트 DB

[더팩트|강일홍 기자] 연예가에 '빚투'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연예인 부모의 금전거래와 관련해 '나도 당했다'며 폭로하고 나서면서다. 낯선 단어 '빚투', 미투의 악몽을 떠올리는 그럴듯한 패러디처럼 보이지만 알고보면 단어 자체만으로 이미 심각한 오류를 안고 있다. 용기있는 고백으로 시작된 '미투 운동'이 퇴색될 수 있다는 위험성 때문이다.

이런 문제점을 전제로 한 '빚투'는 래퍼 마이크로닷에서부터 래퍼 도끼, 차예련, 비, 마마무 휘인, 마동석을 거쳐 이영자로 이어졌다. 차예련은 아버지의 과거 채무 관련한 주장이 제기되자 자신이 대신 빚을 갚아온 사실을 고백했다. 휘인 역시 오래 전 아버지가 납품업체에 결제 대금을 주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 부모의 이혼 사실 등을 털어놓아야 했다.

마이크로닷(본명 신재호, 이하 마닷)의 부모는 20년 전 충북 제천에서 목장을 운영하다 친척과 이웃 등에 거액을 빌려 뉴질랜드로 도주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마닷은 처음 이 사실을 부인했다가 '기소중지' 사실 등 객관적 근거가 드러나자 공개 사과한 뒤 모든 활동을 중단했다. 마닷의 부모는 뉴질랜드에서 세 차례 이름을 바꾼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비(왼쪽)와 마동석한테 아버지 과거사는 법적 책임여부와 무관하게 도의적 눈총으로 난감한 처지를 만들었다. /더팩트 DB
비(왼쪽)와 마동석한테 '아버지 과거사'는 법적 책임여부와 무관하게 도의적 눈총으로 난감한 처지를 만들었다. /더팩트 DB

◆ 사회 정의구현의 상징 '마초' 마동석, 부친 과거사로 도의적 눈총 불가피

마동석은 영화 '범죄도시'를 통해 통쾌한 마초 이미지를 구축했다. 이는 앞서 화제가 됐던 '범죄도시' '부산행'을 거쳐 만들어진 정의사회구현의 상징이 됐다. 올해도 영화 '신과함께' '동네사람들' '성난황소' 등 쏟아지는 마동석 표 영화로 관객몰이를 계속하고 있다. 이런 마동석한테 느닷없는 '아버지 과거사'는 법적 책임여부와 무관하게 도의적 눈총이 됐다.

마동석(본명 이동석)은 지난달 29일 부친 이모(85) 씨의 금전문제로 도마에 올랐다. 그의 부친은 젊은시절부터 인연이 있던 김모 할머니(83)를 지난 2010년에 다시 만나게 된 뒤 평생 모은 노후자금 5억 원을 빼돌렸다는 혐의를 받았다. 김 할머니 조카들이 2016년 이 씨를 고소를 했고, 그는 올해 1심과 2심에서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 형을 받았다.

마동석의 소속사 측은 이 사실이 보도되자 "지난 2010년경 아버지의 사업상 투자 목적으로 받은 금액을 돌려드릴 예정이었으나 금액의 일부가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어 해당 부분에 대한 재판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후 판결에 의해 변제해야 할 금액이 모두 지급 완료됐고, 이 사실을 '마동석의 아버지와 담당 변호사를 통해 확인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대중은 부모 대신 스타가 짐을 떠안으라고 요구하고, 항간에는 부모 자식간 인과응보설로 비화되기도 한다. 사진은 마이크로닷(왼쪽). /더팩트 DB
대중은 부모 대신 스타가 짐을 떠안으라고 요구하고, 항간에는 부모 자식간 인과응보설로 비화되기도 한다. 사진은 마이크로닷(왼쪽). /더팩트 DB

◆ '미투' 보다 강한 '빚투', 자식 유명세 볼모로 한 '연좌제 성격' 더 난감

가수 비(본명 정지훈) 역시 부친 문제로 난감한 처지에 빠졌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 비 부모를 고발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인 A 씨는 '1988년 서울 용산구 용문시장에서 떡 가게를 하던 비 부모가 쌀 가게를 하던 자신의 부모에게 쌀 1500만원어치와 현금 800만원을 빌렸는데 아직 갚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일단 진위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비 측은 즉각 진상을 파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실제 비의 아버지가 A씨와 만난 사실도 알려졌다. 이후 양측에서 흘러나온 얘기는 끝내 향기롭지 못했다. A씨는 만남 뒤 '후기와 반박'이라는 글에서 "지금 돈받고 끝내자며 몰아쳤다"고 주장했고, 비 측은 "원금의 4배인 '1억원'을 요구했다"고 반박했다. 스타 가수로서는 이래저래 체면이 깎이는 상황이다.

'미투'나 '빚투'의 공통점은 상대가 모두 유명인이라는 점이다. 다만 '빚투'의 경우 일부 뚜렷한 근거가 있다고는 해도 연예인의 유명세를 볼모로한 가족의 '연좌제 성격'이란 점에서 매우 안타깝다. 대중은 무작정 스타가 대신 짊어지라고 요구하고, 항간에는 부모 자식간 인과응보설로 비화되기도 한다. 연예계 '미투' 악몽이 '빚투' 쓰나미로 재연되는 게 아닌가 우려스럽다.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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