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공효진] '도어락'의 변신, '공블리'의 '빅픽처'
입력: 2018.11.30 05:00 / 수정: 2018.11.30 16:12
배우 공효진은 2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인터뷰를 했다.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제공
배우 공효진은 2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인터뷰를 했다.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제공

정제되지 않은 스타는 어떤 모습일까. 요즘 연예계는 스타도 많고, 연예 매체도 많다. 모처럼 연예인 인터뷰가 잡혀도 단독으로 하는 경우도 드물다. 다수의 매체 기자가 함께 인터뷰를 하다 보니 대부분의 내용이 비슷하다. 심지어 사진이나 영상도 소속사에서 미리 만들어 배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더팩트>는 순수하게 기자의 눈에 비친 그대로의 스타를 '내가 본 OOO' 포맷에 담아 사실 그대로 전달한다. <편집자 주>

'도어락' 주연배우 공효진 인터뷰

[더팩트ㅣ강수지 기자] 사랑스러운 이에게 붙이는 별명이 있다. '러블리(lovely)'라는 영어 단어에서 따와 '~블리'라는 별칭으로 부르곤 한다. 누가 그 사랑스런운 별명의 주인공일까 생각하고 찾아 보니 원조는 바로 '공블리' 공효진(38)이다. 예쁜 웃음, 털털한 성격, 모델 출신다운 패션 감각과 옷맵시 등 매력이 한 두 가지가 아닌 그다. 여자들의 '워너비'로 꼽히는 공효진과 드디어 만날 기회가 생겼다. 첫 인터뷰를 앞두고 방송과 영화를 통해서가 아니라 가까이에서 만난 그는 과연 어떨지 자료를 조사하면 할수록 궁금증은 더 증폭됐다.

배우 공효진과 인터뷰를 한 2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하늘은 초미세먼지로 인해 매우 흐렸다. /강수지 기자
배우 공효진과 인터뷰를 한 2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하늘은 초미세먼지로 인해 매우 흐렸다. /강수지 기자

2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공효진을 만나기로 한 날은 초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 단계인 날이었다. 하늘이 온통 회색이었다. 하지만 '공블리'를 만나러 가는 길이라 그런지 발걸음은 가벼웠다. 라운드 인터뷰였고 약속된 시작 시간은 오후 3시였다. 3시가 되자 영화 관계자가 급히 양해를 구했다. 시작 시간을 조금만 늦춰야겠다는 이야기였다. 흔쾌히 '알겠다'고 하고 조금 기다린 후 인터뷰 장소로 가보니 공효진이 급히 만두를 먹고 있었다. 열심히 인터뷰를 하느라 식사를 제때 챙기지 못했다고 한다. 인터뷰 시간이 조금 늦춰진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었다. 이마저도 인간적이다.

거의 민낯인 상태로 흰 티셔츠, 검은색 와이드 팬츠, 검은색 스니커즈 등 편안한 차림을 한 공효진은 밝게 웃으며 기자들을 맞았다. 대충 묶은 헤어스타일도, 도트 무늬가 있는 버건디 색 양말도, 양쪽 색상을 다르게 한 신발 끈도 괜스레 멋스러워 보였다. 기자가 앉은 자리는 공효진의 바로 왼쪽 자리였다. 그는 한 명, 한 명 눈을 맞추고 친근한 말투로 솔직한 성격이 배어있는 대답을 이어갔다. 그의 발언에는 영화에 대한 깊은 고민과 주인공으로서의 막중한 책임감이 묻어났다.

"저는 사회적 면에서 좀 약한 사람이에요. 영화를 찍고 나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면 할수록 '이 영화가 단순한 화학 반응만을 위한 영화는 아니었구나'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생각할 게 많은 영화 같고, 주인공으로서 인터뷰를 해나가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은 것 같아요."

공효진은 오는 12월 5일 개봉을 앞둔 영화 '도어락'(감독 이권·제작 영화사피어나)에서 혼자 사는 평범한 은행원 경민 캐릭터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영화는 경민의 원룸 오피스텔 건물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나면서 시작되는 공포를 그린 스릴러 영화다. '혼자 사는 평범한 기자'는 이 영화가 너무나 현실적이게 느껴졌다. 공효진은 기자들에게 "혼자 사는 분들 많으신가요? 그렇게 무서우셨나요?"라고 물었다. 기자는 질문에 크게 고개를 끄덕였고, 공효진은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배우 공효진은 영화 도어락에서 평범한 은행원 경민 캐릭터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제공
배우 공효진은 영화 '도어락'에서 평범한 은행원 경민 캐릭터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제공

스릴러 영화를 잘 못 본다는 공효진이다. '도어락'을 봐야만 하는 이유에 대해 물으니 "이 무섭디 무서운 영화를…"이라고 말하며 한숨을 지어 현장의 웃음을 자아냈다. 그런데 "사실 감독님과 저는 만드는 것에 참여해서 그런지 안 무서워요. 보는 분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어요. 잠 잘 주무시게 라디오 심야 방송을 해 드려야 할까요"라면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더니 "매운 떡볶이 먹으러 다니는 매운 음식 마니아 같은, 스릴러 마니아분들에게 추천해드릴 수 있는 영화입니다. 마니아가 아니신 분은 쉽게 접근하지 마세요. 심장이 어떻게 됐다고 제가 책임져드릴 수가 없어요. 집에서 혼자 보는 것은 말리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공효진은 또 고민했다. 이어진 그의 진지하고도 귀여운 조언에 웃음꽃이 피었다.

"영화를 보고 침대 밑이 찜찜하시다면 짐을 싸서 침대 밑에 넣어두시면 좋지 않을까 싶어요. 그렇게 하면 물리적으로 침대 밑에 사람이 들어갈 수가 없잖아요. 그리고 도어락 비밀번호 자주 바꿔주시고요."

이번 작품을 통해 공효진은 연기 변신을 했다. 그동안 공효진은 '미쓰 홍당무'(2008) '러브픽션'(2012), '미씽:사라진 여자'(2016), '싱글라이더'(2017) 등 출연 영화에서 주로 강한 캐릭터로 관객을 만났다. 변신이 반갑다. 그는 이에 대해 "빅 픽처(큰 그림)"라고 유쾌하게 표현했다. '공블리'가 그려갈 큰 그림, 이제부터 본격적인 시작이지 않을까 싶다. 그의 앞으로의 스크린 활약에 기대가 쏠린다.

"저는 스크린에서 독특한 캐릭터를 많이 해왔는데 이게 반복되면 보는 분들에게 좋지만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람은 갖고 있는 양이 있기 때문에, 저 또한 제가 보여드릴 수 있는 것을 빨리 소진하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었죠. 다양한 역할, 생각만 해도 떨려요. 물론 겁도 나지만, 배우라는 직업은 다른 사람으로서 살 수 있다는 큰 매력을 갖고 있어요. 스릴러 연기가 아주 어렵더라고요. 갈고닦아야 하는 게 많다는 생각을 했어요. 스스로 환기가 많이 되는 작품이었어요. 영화를 보면서 완벽하게 다 해내지 못한 것 같아서 아쉬운 마음도 들었는데, 배우에게 드는 아쉬운 마음은 좋은 자극제라고 생각해요. 저는 크고 작은 것 상관없이 다양한 역할을 하고 싶어요."

배우 공효진은 명함 속 더팩트 글씨를 보고 빨간 글씨 너무 무섭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강수지 기자
배우 공효진은 명함 속 '더팩트' 글씨를 보고 "빨간 글씨 너무 무섭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강수지 기자

참으로 유쾌한 시간이었다. 인터뷰를 마치려고 하니 공효진의 '러블리'한 부탁이 이어졌다.

"영화 잘 부탁드립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명함을 보더니) '더팩트 강수지 기자님'. 명함에 '더팩트' 빨간 글씨 너무 무서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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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기획팀ㅣ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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