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마동석] 액션 연기 부담도 즐거운 '마블리'
입력: 2018.11.19 05:00 / 수정: 2018.11.19 14:11
마동석은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성난황소 에서 잠자던 본능이 깨어난 성난 황소 동철 역을 맡아 열연했다. /쇼박스 제공
마동석은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성난황소' 에서 잠자던 본능이 깨어난 성난 황소 동철 역을 맡아 열연했다. /쇼박스 제공

정제되지 않은 스타는 어떤 모습일까. 요즘 연예계는 스타도 많고, 연예 매체도 많다. 모처럼 연예인 인터뷰가 잡혀도 단독으로 하는 경우도 드물다. 다수의 매체 기자가 함께 인터뷰를 하다 보니 대부분의 내용이 비슷하다. 심지어 사진이나 영상도 소속사에서 미리 만들어 배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더팩트>는 순수하게 기자의 눈에 비친 그대로의 스타를 '내가 본 OOO' 포맷에 담아 사실 그대로 전달한다.<편집자 주>

마동석 주연 '성난황소', 11월22일 개봉

[더팩트|박슬기 기자] 2015년 영화 '악의 연대기' 인터뷰 이후 약 3년 만의 인터뷰다. 그동안 '신과 함께' '범죄도시' '부산행' 등으로 흥행배우 반열에 올라선 만큼 '뭔가 조금은 달라져있지 않을까' 라는 기대가 살짝 덧붙여졌다. 겉으로 보이는 외모때문이었을까. 3년 전에는 꽤 묵직한 인상을 받았다. 그 기억이 강렬했다. 다른 건 별로 생각나지 않는다. 그 3년 사이 충무로에선 '마동석=흥행 보증수표'로 불릴 만큼 대세 배우가 된 터라 3년의 변화에 관심이 컸다.

15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 한 카페에서 마동석을 만났다. 영화가 잘 나온 까닭일까. 기분 좋은 미소를 지은 그가 인터뷰가 진행되는 카페 입구부터 기자들을 맞았다. 보기 드문 모습이다. 스타들이 카페 입구부터 기자들을 맞이하는 건 흔한 일이 아니다. "안녕하세요. 마동석입니다"라고 반갑게 인사하는 모습을 보니, 재밌는 인터뷰가 예상됐다. 워낙 쉬지 않고 영화를 찍는 배우라 요즘 마동석은 인터뷰에서 만나기 힘든 사람이다. 그는 "그동안 계속 지방에서 촬영하고 있었는데 이번엔 다행히도 인터뷰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마동석은 제법 살이 빠진 모습이었다. 그는 "'성난황소' 찍으면서 살이 6kg 정도 빠졌다"며 "지금 94kg인데 완전 말라깽이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인터뷰장은 순식간에 웃음바다가 됐다. 보통 사람과 비교하면 그의 큰 몸집은 '입이 떡' 벌어지기 충분한데, 그에겐 한 없이 연약한(?) 몸이었다.

인터뷰 시작 전 "에고고고" 소리를 내며 의자에 앉는 마동석의 모습을 보니 건강이 꽤 좋지 않은 듯했다. 그는 "늙고 병들었다"며 "무릎 양쪽 다 연골이 반씩 없다. 그래서 계단 내려가는 게 어렵다. 영화에서도 계단 뛰어 내려가는 건 다 대역"이라고 솔직히 밝혔다. 그럼에도 '액션 연기'를 고집하는 그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농담도 하며 유쾌한 분위기가 이어졌지만 마동석은 작품 이야기가 나올 때면 한없이 진지했다. 그러면서 '마동석표 액션 영화'와 이미지 소비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여기에 대한 고민이 꽤 있어 보였다.

마동석은 성난황소 촬영을 하면서 6kg이 빠졌다고 밝혔다. /쇼박스 제공
마동석은 "'성난황소' 촬영을 하면서 6kg이 빠졌다"고 밝혔다. /쇼박스 제공

"과거에 큰 부상을 당하면서 몸에 철심을 박고, 대소변도 못 가릴 때가 있었어요. 그 이후로 살이 빠지면 몸이 아프더라고요. 그래서 100kg 정도를 유지해야 몸이 아프질 않아서 어쩔 수 없이 항상 큰 덩치로 살아야 하죠. 그러다 보니 한정적인 역할만 들어와요. 그 시나리오 속 캐릭터의 대부분은 '마동석화' 되어서 오고요. 하지만 전 좋습니다. 액션 영화도 계속하고 싶어요. 낼모레면 50세가 되는데 제가 액션 영화를 할 날이 많이 안 남았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할 수 있을 때까진 해야죠."

액션 영화를 찍는 이유를 진지하게 설명하는 가운데 순간 눈에 들어오는 건 입고 있는 티셔츠다. 귀여운 곰돌이 캐릭터가 재킷 사이로 머리를 내밀고 있었다. 그동안 형사, 체육선생, 팔씨름 챔피언, 악역 등을 맡은 그가 곰돌이 캐릭터 티셔츠를 입고 있으니 그의 또다른 '반전 매력'이 돋보인다. 그래서 "티셔츠 좀 보여달라"고 하자 그는 선뜻 지퍼를 열어 보여줬다. 그러면서 "사이즈 맞는 걸 산 것뿐"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런 반전 매력 때문에 사람들이 '마블리' '마요미'라고 하나 보다.

"보통사람들보다 저는 3~4kg만 빠져도 옷 사이즈가 확 달라져요. 그래서 의상하는 친구들이 고생하죠. kg마다 옷을 다 맞춰야 하 거든요. 94kg 때 맞춘 옷을 97kg 때 못 입으니까. 지금 100kg 넘을 때 입던 옷들이 집에 있는데 곧 입을 거예요. (웃음)"

마동석은 최근 충무로에서 가장 바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 말고 평소에는 어떤 것으로 재미를 찾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인생에서 영화를 빼놓고 이야기하자면 어떤 이야기를 하겠냐"고 묻자 "영화를 빼면 삶이 없다"고 답했다. 안타깝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는 오히려 "영화가 행복"이라고 했다.

"영화촬영만 계속해서 다른 취미나 그런 건 없어요. 쉬는 날엔 운동하거나 시나리오, 영화 보는 게 끝이죠. 평소에 술도 잘 안 마셔요.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는 게 아니라 영화 말곤 재밌는 게 없죠. 지금은 오래 뛰는 마라톤에서 한 구간이라고 생각해요."

마동석은 5년 동안 준비한 성난황소를 드디어 관객에게 보여드릴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쇼박스 제공
마동석은 "5년 동안 준비한 '성난황소'를 드디어 관객에게 보여드릴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쇼박스 제공

마동석은 무의식(?)적으로 "왜 액션을 계속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얘기하려고 했다. 이미 많은 곳에서 그의 액션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와서인지 부담을 안고 있는 모양이었다. 기자 역시 그의 생각이 궁금한 차였는데 먼저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그 모습에서 '나름대로의 고민과 갈등이 많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 유독 배급 시기가 겹쳐서 제가 출연한 영화가 많이 나왔어요. 비슷한 장르가 많았는데, 사실 '범죄도시'가 나오기 5~6년 전에 약속돼 있던 작품이라서 안 할 수 없었어요. 배우 커리어에 색깔도 중요하지만 저한텐 사람이 중요해서 안 할 순 없거든요. 제가 힘들 때 도와줬던 분들이기 때문에 함께 한 거죠. 이제 약속 한 사람들과 작품은 다 끝났습니다. 하하. 색다른 작품도 꽤 들어오고 찍었으니까 앞으로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작품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범죄도시' 제작진과 함께 만든 '성난황소'는 개봉 전부터 반응이 심상치 않다. 마동석은 "열심히 치열하게 만들었는데 좋은 반응이 있어서 기분이 좋다"며 "영화에 보탬이 될 수 있어서 기쁘다"고 했다.

영화계에선 소위 한 번 '뜨면', 찾아주는 곳이 많을 때 가능한 한 많은 일을 하라는 뜻으로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현재 충무로에서 누구보다 '열일' 하는 마동석이다. 그도 과연 '물 들어올 때'를 잘 이용하고 있는 것일까. 인터뷰하며 느낀 것은 마동석은 그저 사람이 좋고 의리를 소중히 생각하는 따뜻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한 번 한 약속은 지키는 '의리남'. 그를 설명할, 가장 잘 어울리는 수식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일각에서는 '마동석 영화는 다 똑같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그는 관객에게 새로운 걸 보여주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고민하는 '진짜 배우'다. 그러다보니 부담도 가중되는 모습이었다. 3년 전의 무게와 확실히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저는 지금도 이렇게 일이 많다는 게 좋아요. 예전에 식당에서 설거지하고 아르바이트하는 걸 생각하면 지금은 너무 행복한 거죠. 운전해서 집에 데려다주는 매니저도 있고, 이 정도면 용 된 거 아닌가요?'"

마동석은 액션 연기를 할 수 있는 날이 얼마 안 남았다고 생각한다며 할 수 있을 때까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쇼박스 제공
마동석은 "액션 연기를 할 수 있는 날이 얼마 안 남았다고 생각한다"며 "할 수 있을 때까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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