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베스티 출신 가수 강혜연이 지난달 31일 첫 번째 싱글 앨범 '왔다야'를 발매하고 트로트 가수로 첫 발을 내디뎠다./문병희 기자 |
강혜연 "트로트를 바라보는 대중의 편견 없애는 데 힘 쏟고 싶어"
[더팩트ㅣ권준영 기자] "주현미 선배님처럼 오랜 시간 대중에게 사랑받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걸그룹 베스티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다 최근 트로트 가수로 전향한 강혜연이 한 말이다. 어느덧 가수 데뷔 7년 차를 맞았지만 아직까지 대중에 보여줄 게 많다는 그다.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비음(콧소리)을 무기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강혜연은 지난 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성암로 더팩트 사옥에서 인터뷰를 가지고 첫 번째 싱글 앨범 '왔다야'를 발매한 소감과 더불어 컴백 각오를 밝혔다.
앞서 강혜연은 지난달 31일 오후 6시 '왔다야'를 발매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왔다야'는 사랑을 시작하게 된 한 여자의 기쁨과 행복을 표현한 곡이다.
2012년 2월 걸그룹 EXID 멤버로 가요계에 첫 단추를 꿴 강혜연은 그해 4월 대학 진학을 이유로 그룹을 탈퇴했다. 이듬해 베스티로 다시 데뷔한 그는 '두근두근', '연예의 조건', '니가 필요해'를 발표, 연이어 좋은 성적표를 거머쥐었다.
2015년 미니앨범 3집 'Love Emotion' 발매 이후 2년여간의 공백기를 가졌다. 그러다 지난해 10월 KBS2 아이돌 리부팅 프로그램 '더유닛'에 참가, 강렬한 무대를 선보여 자신의 존재감을 대중의 뇌리에 확실히 각인시켰다.
최근 강혜연은 케이스타 그룹의 뮤직 레이블인 스타이엔티에 새 둥지를 틀고 트로트라는 새로운 장르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가 차세대 트로트 퀸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수 강혜연이 지난 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성암로 더팩트 사옥에서 인터뷰를 가지고 트로트 가수로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된 소감을 밝혔다./문병희 기자 |
- 걸그룹에서 트로트 가수로 전향,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최근 오디션 프로그램 '트로트엑스'에 출연하면서 트로트 가수의 꿈을 꾸기 시작했다. 물론 어렸을 때부터 트로트에 관심이 많았다. 막연히 꿈만 꾸고 있었는데 지금 회사의 대표님이 제가 트로트를 부르는 모습을 보고 앨범을 내보자고 제안을 해주셨고, 그렇게 시작하게 됐다.
- 이번 콘셉트가 '노랑머리'다. 노란색을 선택한 이유는.
'트로트엑스' 출연 당시 노란색 머리를 했었다. 대표님이 그 모습을 보고 노란색 머리를 하자고 제안했다. 트로트는 다른 대중음악 장르에 비해 접하는 대중의 평균 연령대가 높은 편이다. 어르신들은 진짜 유명한 가수가 아니면 기억을 잘하지 못한다. 하지만 노란색 머리를 하면 대중에게 한눈에 강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에 시도하게 됐다.
- 트로트 가수로서 자신 있는 '나만의 무기'가 있다면.
비음과 쇼맨십에 강점이 있다. 트로트 말고도 다른 장르의 노래에서도 비음을 많이 쓰는 편이다. 이 부분이 트로트를 부를 때에도 많은 도움이 됐던 거 같다. 실력도 빨리 늘었다. 쇼맨십 같은 부분은 각종 지방 행사나 군부대 공연을 많이 다니면서 체득할 수 있었다. 각 행사별로, 또 대중의 연령대별로 던지는 멘트가 달라진다. 어르신들에게 호응 유도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다.
- 트로트 장르 도전, 단발성은 아닌지…적성에는 잘 맞나.
적성에 아주 잘 맞다. 본래 나는 흥이 많은 편이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나의 넘치는 흥을 대중분들께 보여주지는 못했다. 걸그룹 활동을 7년 간 해왔다. 아시다시피 걸그룹은 각 멤버들에게 주어진 역할이 있다. 활동 당시 나는 흥을 담당하지 않아서 실제로 업이 된 모습으로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하지만 트로트는 본래의 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다. 그래서 트로트가 매우 좋다.
- 그렇다면 트로트 장르로 쭉 갈 것인가.
우선 트로트로 입지를 다져 놓고 잘되면 이벤트성으로 자신 있는 발라드나 다른 장르들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와 관련해 대표님이랑도 이야기를 하고 있다. 옛날 작업해놓은 발라드 곡이 조금 있다. 이 노래들을 새롭게 손을 본 뒤 앨범을 낼 생각도 가지고 있다.
가수 강혜연은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트로트는 본래의 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문병희 기자 |
- 이번 신곡 '왔다야', 선택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고.
'왔다야'가 발탁되기까지 우여곡절이 꽤 있었다. 처음에 가이드 곡을 50개 정도 받았다. 아이돌 음악은 거의 완성된 상태로 나오지만 트로트는 아니었다. 그래서 초이스 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거의 가사만 듣고 결정해야 하는 수준이었다. '왔다야'를 선택한 이유는 노래 속 가사가 너무나도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대표님도 이 곡을 마음에 두고 계셨다.
- 가이드 곡보다 한 키를 높여서 녹음했다던데.
이후 녹음을 진행했는데 대표님이 한 키를 높여서 불러보자고 제안했다. 사실 나는 고음에 대한 겁이 많다. 걸그룹 활동 당시에도 메인 보컬이 아니었다. 잘하지 못할 거 같았는데 막상 해보니 전보다 더 좋은 결과물이 나왔다. 대표님 말 듣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심혈을 기울인 앨범이고, 그렇기에 완성도도 높다.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주셨으면 좋겠다.
- 트로트 가수 장윤정 닮은꼴로 화제를 모았다. 이에 대한 생각은.
중2 때부터 장윤정 선배님과 닮았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이제는 어느 정도 익숙하다(웃음). 실제로 행사장에서 장윤정 선배님을 한 번 뵌 적이 있다. 내가 봐도 너무 닮아서 놀랐다. 스타와 닮은 외모가 사람들의 기억에 잘 남아서 좋은 거 같다. 또 나는 젊은 층보다는 어르신들이 귀여워하시는 얼굴이다. 어르신들이 나의 간드러지는 목소리와 러블리한 얼굴을 좋아하시는 거 같다(웃음).
-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력이 있다. 배운 점이 있다면.
Mnet 오디션 프로그램 '트로트엑스'와 KBS2 '더유닛'에 출연한 적이 있다. 그때 당시에 '아, 나는 그래도 지금까지 행복한 가수 생활을 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한 친구들 중에 지상파 3사를 못 나가는 애들이 굉장히 많았다. 그것을 보고 '내가 정말 배부른 생각을 했구나'라고 느꼈다. 나는 그래도 여러 차례 지상파 방송에 출연을 했었기 때문이다. 거기에 나온 친구들처럼 조금 더 간절했더라면 '더 좋은 성적을 얻지 않았을까'라고 조금의 후회(?)도 했다. 신인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무대를 준비하니까 처음 가수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것들을 다시 곱씹을 수 있었고 더 열심히 하게 됐던 것 같다.
- 닮고 싶은 롤모델은 누구인가.
주현미 선배님이다. '트로트엑스'에 나가기 전에도 주현미 선배님의 노래를 엄청 많이 들었다. 감정 표현도 풍부하시고 테크닉적인 부분에서도 너무 완벽하셔서 굉장히 닮고 싶다. 무엇보다도 주현미 선배님처럼 '대중에게 오래 기억될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다.
- 구체적으로 어떤 색깔의 트로트 가수가 되고 싶은가.
지금 현재 대한민국 여성 트로트계의 '양대 산맥'이라 할 수 있는 장윤정 선배님과 홍진영 선배님의 장점만을 빼닮은 트로트 가수가 되고 싶다. 홍진영 선배님은 트렌디한 트로트를 부르시고 장윤정 선배님은 어르신들까지 아우를 수 있는 정통 트로트를 부르신다. 그 가운데 서는 것이 나의 목표이자 꿈이다. 트렌디한 트로트도 잘 부를 수 있고 오리지널 트로트도 거뜬히 소화할 수 있는 팔색조 매력을 가진 가수가 되고 싶다.
- 향후 가수로서 목표가 있다면.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아직도 우리나라에 '트로트'라는 장르를 바라보는 편견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아이돌 음악이나 트로트나 같은 대중음악인데 색안경을 끼고 바라본다는 것이 조금 아쉽다. 이에 대한 대중의 편견을 없애는데 힘을 쏟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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