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10시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시장에서 배우 고 신성일 영결식이 진행됐다. /서울아산병원=이동률 기자 |
[더팩트ㅣ서울아산병원=강수지 기자]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존경합니다. 세월이 갈수록 그리워질 겁니다." - 故 신성일 추모 영상 中
한국 영화계의 큰 별이 졌다. 저마다 그리운 마음, 존경의 마음, 고마운 마음 등 각자의 의미를 안고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배우 고 신성일의 영결식이 엄수됐다.
6일 오전 10시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고 신성일 영결식이 진행됐다. 고인은 영결, 발인식 후 서울추모공원으로 옮겨 화장되며, 이후 장지인 경북 영천 선영으로 옮겨진다.
이른 아침부터 장례식장 앞은 취재진으로 북적였다. 일반 시민들도 엄숙한 분위기와 고인을 추억하는 아쉬운 마음에 편한 발걸음은 아닌 듯 장례식장 앞을 서성였다.
영결식 시작 30분 전 즈음부터 유가족, 영화계 선후배들을 비롯해 지인들, 고인 팬들 등 추모객들의 발길이 잦아졌다. 배우 신영균 이덕화 독고영재 김형일,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 이장호 감독, 오석근 영화진흥위원장 등의 얼굴이 보였다. 시작 약 15분 전에는 미망인 엄앵란이 가족들의 부축을 받으며 모습을 드러냈다. 애써 미소를 띠고 있었지만 눈가에 서린 슬픔은 가릴 수 없었다.
200여 명 추모객이 영결식장 안에 가득 들어섰고, 고인이 생전 독실한 불교 신자였던 만큼 불교식으로 경건하게 영결식이 시작됐다. 사회는 배우 독고영재가 담당했다. 영정 입장, 운구, 묵념, 고인 약력 보고, 추모 영상 상영, 조사, 추도사, 분향 및 헌화, 유가족 인사 등의 순서로 거행돼 고인을 기렸다.
고인을 추억하는 추모 영상은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존경합니다. 세월이 갈수록 그리워질 겁니다"라는 글이 자막에 나오며 마무리됐다. 추모객들은 자막의 내용에 십분 수긍하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영상을 바라봤다. 그리고 지상학 장례위원장의 조사와 오석근 영화진흥위원장의 추도사가 이어졌다.
배우 고 신성일 미망인 엄앵란이 영결식에서 추모객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이동률 기자 |
영결식 말미 앞으로 나온 엄앵란은 "이른 아침부터 영결식을 위해 와주셔서 감사드린다. (고인) 사진을 보니 그도 늙고 나도 늙었더라"고 인사의 운을 뗐다. 그는 밝은 목소리로 "나는 울면서 그를 보내고 싶지는 않다. 누가 나보고 '왜 안 우냐'고 묻더라. 울면 망자가 걸음을 못 걷는다더라. 이 세상에 마음이 아파서. 그래서 안 울고 있다"며 "집에 가서 밤 12시에 불 끄고 이부자리에서 실컷 울려고 한다"고 눈물 흘리지 않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유쾌한 덕담으로 인사를 마무리했다. 엄앵란은 "그동안 희로애락도 많지만, 우리 둘은 엉망진창으로 살았다. 고인이 다시 태어나서 다시 함께 산다면 그때는 선녀같이 공경하면서 살고 싶은 마음이다. 이미 때는 늦었다. 여러분이 대신 부인들에게 잘하라. 잘하면 복이 온다"고 말 해 장내에 미소를 안겼다.
배우 안성기(왼쪽)와 이덕화를 비롯한 영화 관계자들이 운구를 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이동률 기자 |
고인은 지난해 6월 폐암 3기 판정을 받은 후 전라남도 순천 모 요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폐암 투병 끝에 4일 오전 2시 25분 세상을 떠났다. 장례는 영화인장(삼일장)으로 치러진 가운데 배우 안성기와 한국영화인총연합회 지상학 회장이 공동 장례위원장을, 배우 강수연 거룡 송강호 이덕화 장미희 최민식이 부위원장을 맡았다.
한국 영화계 대표 배우로 꼽히며, 1960~1980년대를 풍미한 고인이다. 1960년 신상옥 감독 영화 '로맨스 빠빠'로 데뷔했으며, 이후 '맨발의 청춘' '별들의 고향' 등 약 500여 편 작품에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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