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故 신성일의 빈소에는 정계·연예계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이회창 전 국무총리(좌)와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우)이 취재진 앞에서 고인을 향한 애도의 뜻을 전했다./사진공동취재단 |
이회창 전 국무총리 "故 신성일, 꾸밈과 거짓이 없는 좋은 분" 애도
[더팩트ㅣ권준영 기자] 故 배우 신성일의 빈소에는 고인의 마지막을 배웅하기 위한 조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자신이 몸담았던 영화계를 비롯해 각계각층 인사들이 고인의 넋을 기렸다. 아내 배우 엄앵란과 자녀들, 조카인 강상호 국회의원 등 유족이 빈소를 지키며 쉴 새 없이 조문객들을 맞이했다.
5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신성일의 빈소에는 이회창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과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 김성태 원내대표 등이 찾아 고인과 마지막을 함께 했다.
이날 오후 1시 55분께 빈소를 찾은 이회창 전 총리는 "고인을 보면 천의무봉(天衣無縫·성격이나 언동이 매우 자연스러워 꾸민 데가 없음)이라는 말이 생각난다"며 "정말 꾸밈과 거짓이 없고 좋은 분으로 생각했다"고 고인을 회상했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고인은 우리 한국당 의원으로서 또 대구지역 고향의 의원으로서 활동을 많이 하셨다. 당연히 찾아뵙는 것이 도리"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연세 드시고 지방에 계시면서도 노익장을 과시하고 여러 가지 인생의 지혜도 주셨는데 안타깝다"며 "아마 많은 국민이 느끼는 것과 똑같은 심정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故 신성일에게 유일하게 '선배님'이라고 불렀다. 김 원내대표는 "생전 선배님은 늘 정치는 솔직 담백하게 하라고 하셨다"며 "가시는 길이 너무 안타까워 꼭 찾아뵈려고 했다. 저세상에서도 후배들을 잘 이끌어주시기 바란다"고 안타까운 심경을 표했다.
유승민 의원은 "중요한 것을 더 하실 수 있는 분이었는데"라며 "자유롭게 사시면서 문화계 발전을 남기신 분이다. 명복을 빈다"고 전했다.
정치계 뿐만이 아니라 연예계 추모 행렬도 이어졌다. 방송인 송해, 배우 이순재, 안성기, 이덕화, 김창숙, 전원주, 조인성, 가수 김흥국 등 연예계 동료, 후배들이 방문해 고인을 추모했다.
생전 고인은 연예계 동료 및 후배들에게 '영원한 배우'로 기억되고 있었다.
송해는 "구상 중에 있는 마지막 특집을 안 보여주고 가면 어떡하나. 우리나라에서 영화를 하면 제약도 많이 받고 삭제도 많이 당하고 검열도 많이 하는데 거기 가시면 그런 거 없다. 마음대로 뜻대로 마음에 있는 것 제작해서 우리 세상에 많이 보내달라. 영화로 활동 많이 하시기 바란다. 안녕히 가십시오"라고 나지막이 말했다.
이순재는 "60년대 영화의 획기적인 발전을 이룩한 거목이 한 명 갔다. 이는 팬들이 다 기억할 것"이라며 "너무 일찍 간 것 같아. 조금 더 할 수 있었는데"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어 "신성일이 주연, 나는 조연으로 작업을 같이 했다. 신성일 관련 작업은 많은 자료가 남아 있어 후학에게도 좋은 교본이 될 것"이라며 "관련 기관에서도 이를 홍보해 고인을 추모하고 아쉬워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이덕화는 고인을 '신 감독님'이라 불렀다. 그는 "신 감독님이야말로 젊은 배우들의 로망이었다. 신 감독님 때문에 배우 지망생들이 많아졌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저는 신 감독님 영화에도 많이 출연했던 인연이 있다. 이렇게 가셔서 아쉽다"며 "어떤 배우로 기억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우리 마음속의 영원한 배우로 남아 있다"고 짧게 답했다.
배우 전무송(좌)과 배슬기(우)는 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故 신성일의 빈소를 찾아 고인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김세정 기자 |
전무송은 "신성일처럼 되고 싶어 연극을 시작하게 됐다"며 "어떻게 연기를 해야 꾸준히 연기자 생활을 할 수 있는지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고 고인과 추억을 회상했다.
잠시 생각에 잠긴 그는 "늘 존경하던 분이었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말을 남긴 뒤 이내 발걸음을 옮겼다.
지난 2013년 고인과 영화 '야관문:욕망의 꽃'에서 호흡을 맞춘 배슬기도 빈소를 찾아 눈길을 끌었다.
배슬기는 "나에게 좋은 스승님이 되어주신 분이 (하늘나라로) 가시게 된 게 마음이 많이 아프다. 남아 있는 가족분들 그리고 많은 선생님 팬분들의 마음에 많은 위로가 되셨으면 좋겠다.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야관문:욕망의 꽃'이 많은 분들에게 박수를 받지는 못했지만 저한테는 정말 둘도 없는 감사한 작품이고, 그리고 정말 떳떳한 작품이었다"며 "선생님의 마지막 작품에 함께하게 돼 정말 영광이다. 앞으로 더 내가 후배로서 더 열심히 하고, 하늘에서 보고 계실 선생님께도 부끄럽지 않은 연기자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한편, 고인의 영결식은 6일 오전 10시에 진행되며, 오전 11시 서울추모공원으로 고인을 옮겨 화장한다. 장지는 경북 영천 선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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