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1주기' 김주혁, 그가 남긴 발자취..."여전히 그립습니다"
입력: 2018.10.30 05:00 / 수정: 2018.10.30 05:00
김주혁은 2017년 10월30일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더팩트DB
김주혁은 2017년 10월30일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더팩트DB

2018년 10월30일, 고(故) 김주혁 1주기

[더팩트|박슬기 기자] 배우 고(故) 김주혁이 우리 곁을 떠난 지 벌써 1년. 우리 곁에 마냥 있을 것만 같던 그가 2017년 10월 30일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더이상 김주혁의 모습을 볼 수 없어 아쉽고 또 아쉽지만, 그가 남긴 작품만은 많은 이들의 가슴 속에 남아있다. 연기 인생 20년. 김주혁이 남긴 발자취를 따라가 보았다.

◆ "영원한 구탱이형"

김주혁은 KBS2 1박2일에 출연해 구탱이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KBS2 1박2일 캡처
김주혁은 KBS2 '1박2일'에 출연해 '구탱이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KBS2 '1박2일' 캡처

"집에 있으면 외로워서...밖에 나갔으면 좋겠어. 여행하고 싶어."

KBS2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2일' 시즌3을 연출한 유호진 PD는 김주혁이 프로그램에 출연을 결정한 당시 이렇게 말했다고 밝혔다. 2013년 12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꼬박 2년을 함께 한 김주혁은 완벽함보다는 허술하고 따뜻한 인간미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김주혁은 '1박2일'을 통해 '구탱이형'이라는 별명을 얻게 됐다. 그는 사자성어 퀴즈에서 '토사구팽'을 '토사구탱'이라고 답해 '구탱이형'이라고 불리게 됐다. 이를 계기로 그는 시청자와 친해지는 계기가 됐다.

김주혁은 망가지는 데 있어서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렇게 싫어한다던 노래도 부르고, 냉탕에도 입수하는 등 '1박 2일'을 위해 몸을 내던졌다. 유호진 PD는 이런 김주혁의 모습에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유독 '1박2일' 멤버들을 아끼고 사랑했던 김주혁은 그의 절친인 배우 한정수도 질투하게 했다. 한정수는 "'1박2일'에 들어가기 전에는 매일 나랑 놀았는데 이 프로그램 이후에는 놀기가 어려워져서 질투가 많이 났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만큼 김주혁에게 있어 '1박2일'은 소중한 존재였다.

그리고 시청자에게도 '1박2일' 속 김주혁은 배우 김주혁이 아닌, 따뜻한 사람이었다.

◆ "이제 시작이었는데..." 악역, 그리고 연기 인생 2막

김주혁은 영화 공조와 독전에서 역대급 악역 캐릭터를 완성했다. /영화 공조 독전 스틸
김주혁은 영화 '공조'와 '독전'에서 '역대급' 악역 캐릭터를 완성했다. /영화 '공조' '독전' 스틸

"20년 만에 영화로 상을 받아보네요."

김주혁은 '공조' 차기성 역으로 연기 인생 2막을 열었다. 멜로나 로맨틱 코미디에 특화돼있던 그가 '공조'에서 인상 깊은 악역 연기를 펼쳤기 때문이다. 김주혁의 소속사 나무엑터스 김종도 대표는 "'공조'에서 맡은 역할 때문에 많이 힘들어했다"며 "그 모습만 봐도 얼마나 착한 사람인지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없이 따뜻한 사람이었던 그에게 악역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밀도 있는 연기력으로 '역대급 악역' 차기성을 완성했고, 많은 이들의 호평을 받았다. 그 결과 '공조'로 제 1회 더 서울어워즈에서 생애 첫 남우조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당시 김주혁은 "연기 생활 20년 만인데 영화에서 상을 처음 받아본다"고 말해 관심을 받았다.

그의 악역 행진은 계속됐다. 김주혁은 '독전'에서 중국 마약상 진하림 역을 맡아 파격적인 연기를 펼쳤다. 진하림은 그의 '인생 캐릭터'로도 꼽힐 만큼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영화인들은 "그가 완성작을 봤으면 많이 좋아했을 텐데"라며 아쉬운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 22일 김주혁은 '독전'으로 제55회 대종상영화제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상은 그의 소속사 김석준 상무가 대신 받았다. 두 번째 남우조연상을 손에 쥔 김주혁의 모습을 보지 못해 많은 이들은 아쉬움을 자아냈다.

김주혁과 절친한 형인 정기준 씨는 '1박2일'에서 "(연기로) 이제 시작이었는데"라며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 마음속에 남을 우리의 '멜로킹'

김주혁은 영화 광식이 동생 광태 아내가 결혼했다로 관객에게 사랑을 받았다. /영화 광식이 동생 광태 아내가 결혼했다 포스터
김주혁은 영화 '광식이 동생 광태' '아내가 결혼했다'로 관객에게 사랑을 받았다. /영화 '광식이 동생 광태' '아내가 결혼했다' 포스터

영화 '광식이 동생 광태' '아내가 결혼했다',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

작품의 흥행 성패를 떠나 김주혁을 떠올렸을 때 생각나는 작품들이다. 그는 유난히 순박하고 따뜻한 캐릭터와 잘 어울렸다.

김주혁은 영화 '광식이 동생 광태'에서 좋아하는 여자 앞에서 고백 한 번 못해보고, 라이벌이 등장하면 평화를 위해 숨는 광식 역을 맡았다. 그의 순애보는 많은 여성에게 '모성애'를 이끌어냈다. 당시 영화에 함께 출연한 봉태규는 "극 중 광식이 캐릭터가 실제 형이랑 가장 비슷하다"고 말했다. 또 김주혁의 절친인 정기준 씨는 "'너 연기 참 편하게 한다'고 말했을 정도로 닮았다"고 했다.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에서도 마찬가지다. 극 중 그는 자신과 결혼한 아내가 다른 남자와도 결혼을 하겠다는 선언에도 어쩔줄 몰라하는 모습은 '웃픈'(웃기고 슬픈) 상황 그 자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이 캐릭터는 김주혁이 아니었다면 어떤 배우를 상상할 수 있을까.

김주혁의 또 다른 매력은 '프라하의 연인'에서도 잘 드러난다. 극 중 강력계 형사 역을 맡은 그는 남자다움과 부드러운 매력을 동시에 드러내며 여성 시청자들을 저격했다.

이처럼 20년간 우리의 가슴을 울리고 웃겼던 김주혁은 더이상 볼 수 없다. 하지만 그가 남긴 작품만큼은 우리들의 가슴 속에 깊이 남아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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