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에서 운영하는 셔틀버스. /부산=박슬기 기자 |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재정비를 마치고 다시 돌아왔습니다. 더욱 화려해지고 더욱 풍성해졌군요. 매우 반가운 소식입니다.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영화제의 얼굴'이 되는 감독이나 배우들 말고 이 국제적인 행사를 위해 뒤에서 고생하는 이들은 어떤 모습일까. 그리고 이 큰 축제 속에 깨알같이 숨어있는 일정들은 어디서 펼쳐질까. 그래서 직접 만나고, 찾아봤습니다. [박슬기의 BIFF인사이드] 여러분도 함께하시죠. 우리 모두가 축제의 주인공입니다. <편집자주>
오션라인 셔틀버스 타고 해운대 구경!
[더팩트|부산=박슬기 기자] 태풍 콩레이가 한바탕 부산을 휩쓸었다. 폭우와 거센 바람으로 부산의 일부 지역은 정전이 됐고, 신호등, 표지판, 각종 간판은 바람에 부서지고 망가졌다. 화창한 날씨를 상상하며 본격적인 영화제를 즐기려 했지만 콩레이는 그 희망을 앗아갔다. 전국의 많은 영화팬들 역시 주말을 이용해 부산을 찾았지만 아쉬운 한숨밖에 내뱉을 수 없었다.
하지만 황금 같은 시간을 버릴 순 없었다. 영화제를 즐기진 못하더라도 부산의 정취는 느껴야 했다. 마침 부산국제영화제 측에서 '오션라인' 셔틀버스를 운행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해운대 해수욕장을 따라 바닷가를 볼 수 있게 만들어진 셔틀버스로, 타 지역에서 온 관람객이 타기에 딱 좋은 시스템이었다. 영화의 전당에 도착하자마자 빠르게 인포메이션으로 향했다.
◆ 어디서 탈 수 있을까?
오션라인 셔틀버스를 타면 해운대 바다를 구경할 수 있다. /부산=박슬기 기자 |
부산국제영화제 셔틀버스 정류장은 따로 표시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찾기가 다소 어려웠다. 영화의 전당에 마련된 인포메이션에 물어보거나 자원봉사자들에게 묻는 게 가장 빠른 방법이었다.
정류장에는 셔틀버스 운영을 담당하는 자원봉사자들이 테이블을 두고 앉아있었다. 도움을 주기 위해서였다. 자원봉사자 중 한 명은 "장산 라인과 오션 라인, 두 가지 노선으로 운영된다"며 "영화제 배지나 상영 티켓 소지자는 우선 순으로 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 가지가 없는 사람이라도 공짜로 탈 순 있다.
셔틀버스는 15분 간격으로 운영됐다. 긴 간격이 살짝 아쉬웠지만 동료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15분은 순식간에 지나갔다.
◆ 오션라인 코스는 어디를 거쳐 갈까?
오션라인 셔틀버스를 타고 가다가 발견한 불쇼. 사람들이 모여 구경하고 있다. /부산=박슬기 기자 |
오션라인 코스는 생각보다 짧았다. 영화의 전당에서 출발해 벡스코, 아르피나, 그랜드 호텔을 돈다. 약 15분에서 20분 정도 소요됐다. 영화제를 즐기다가 여유시간이 있을 때 이 버스를 타고 구경하기 딱 좋은 코스였다. 특히 해운대 바닷가 근처에 있는 식당, 술집, 카페 등이 즐비한 곳을 거치는데 눈으로 즐기며 '맛집'을 탐색하기 딱 좋았다.
아쉬운 점은 오션라인인데 바다를 보기 힘들다는 것. 나무와 간판 등으로 가려져 버스를 타고서는 바다 풍경을 보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이날은 태풍의 영향을 받았는지, 파도가 제법 높게 쳐 조금이나마 구경할 수 있었다. 여유 시간이 더 생긴다면 바닷가 근처 정류장에 내려 구경하는 것도 괜찮을 듯싶다.
◆ 버스 규모와 시설은?
셔틀버스에는 외국어 서비스가 제공된다. /부산=박슬기 기자 |
규모는 공항버스라고 생각하면 된다. 편안한 의자로 구성되어 있어 걷다가 지친 이들에게 딱이다. 안내방송은 한국어와 영어로 진행되며 외국어를 하는 자원봉사자가 타고 있어 외국인들이 타기에도 좋았다.
실제로 많은 외국인이 이 셔틀버스를 이용하고 있었는데, 부산 지리를 잘 모르는 이들이 이용하기 좋은 서비스였다. 단, 개·폐막일은 운행하지 않으며 교통이나 날씨 상황에 따라 운행이 지연 또는 취소될 수 있다. 마지막 버스는 오후 7시 영화의전당에서 출발한다.
오션라인뿐만 아니라 장산라인도 있다. 60분 간격으로 운행되며 메가박스 해운대까지 간다. 하지만 영화제 측은 "센텀시티와 메가박스 해운대 구간은 지하철로 이동하는 것이 더 빠르다"고 추천했다.
꿩 대신 닭이라고 했던가. 콩레이 영향으로 영화제 행사가 다수 취소됐지만 셔틀버스를 타고 이곳저곳을 구경하니, 나름 새로운 재미가 있었다. 특히 올해는 모든 행사가 영화의전당에서 열려 바다 구경은 한 번도 하지 못했는데, 오션라인 셔틀버스로 잠깐의 휴식과 부산의 정취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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