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의 심장이자 상징인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지난해 해외진출 유공포상 대통령 표창을 받으며 미소를 짓고 있다. /남윤호 기자 |
[더팩트|강일홍 기자] "아마도 대한민국에서 가장 만나기 힘든 사람을 꼽는다면 바로 방시혁 아닐까요. 요즘 전 세계적으로 가장 핫한 아이돌그룹 BTS의 심장이고 상징이잖아요. 항간엔 방시혁과 가까울수록 더 만나기 힘들다는 말도 있어요. 만남의 요체가 대부분 BTS의 스케줄과 연결돼 있고, 서로 잘 아는 사이라면 부탁을 거절하기가 더 고통스럽기 때문이죠. BTS는 공연장에라도 가면 그나마 볼 수 있지만 방시혁은 아니잖아요." (유명 예능작가 L씨)
방송가 주변에서 언급되고 있는 프로듀서 방시혁에 대한 얘기다. 방시혁은 8년 전인 2010년 9월 2일 힙합 그룹 방탄소년단(BTS) 새 멤버 구성을 위한 전국 오디션을 연다. '힛잇(Hit It)'이란 타이틀로 진행된 이 오디션에서 그는 앞서 발탁돼 있던 리더 RM(김남준)을 중심으로 슈가, 진, 제이홉, 지민, 뷔, 정국 등 7명의 최종 멤버를 선정한다. 모두 랩과 보컬, 춤에 능한 이들은 이후 3년간의 연습시간을 보내며 힙합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 준비를 끝냈다.
방탄소년단을 지칭하는 'BTS'는 중의적 표현이다. 애초 총알을 막아낸다는 'Bulletproof Boys'(10대들의 사회적 편견과 억압 해소) 외에 과거와 미래를 아우르는 의미의 'Beyond The Scene'(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꿈을 향해 끊임없이 달려가는 청춘)이 덧붙여졌다. 이는 당당히 자신들의 음악적 가치를 지켜낸다는 뜻으로 해석되는데 소속사 빅히트는 방탄소년단의 변경된 브랜드 아이덴티티 모션 그래픽 영상을 깜짝 공개하며 이같이 정의를 내렸다.
BTS는 미국 유명 주간지 피플지가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보이그룹'이라고 소개한데 이어 기네스 세계기록 2018년판 '트위터 최다 활동 남성그룹 부문'에 등재되기도 했다. 사진 왼쪽부터 멤버 진, 뷔, 정국, RM. /김세정 |
◆ UN총회 '7분간 연설 울림' 이어 CBS NBC ABC 등 미국 3대 방송사 인기 프로그램 모두 섭렵
BTS가 세계적 주목을 받기 시작한 계기는 '화양연화' 시리즈의 성공이다. 2015년 세 번째 미니 앨범 '화양연화 pt.1'에 이어 연달아 네 번째 미니 앨범 '화양연화 pt.2'로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 첫 진입한다. 이후 스페셜 앨범 '화양연화 Young Forever'(2016)까지 멈추지 않는 인기를 끌었고, 이 '화양연화' 시리즈는 지난해까지 105만 장의 판매량을 달성한다. 이를 기점으로 BTS의 열풍은 그야말로 허리케인급 대폭발로 치닫게 된다.
지난해 9월 18일 출시된 'LOVE YOURSELF'는 올해 1월까지 4개월 만에 158만 장이 팔렸고, 올해 8월 6일 발매된 리패키지 앨범 'LOVE YOURSELF 結 Answer'는 불과 8일 만에 판매량 193만 장을 돌파했다. 가온차트를 운영하는 한국음악콘텐츠협회의 집계 사상 가장 높은 판매량이다. 이는 음반 판매량 기준으로 1999년 이후 월간 최고 기록(앨범 판매량, 구 한국음반산업협회 1999년부터 2007년까지/ 한국음악콘텐츠협회 2010년 2월부터 집계)이다.
BTS의 '러브 유어셀프 결 앤서'는 '러브 유어셀프 승 허',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와 함께 3연속 밀리언셀러를 달성한데 이어 빌보드 코리아의 2018년 3/4분기 빌보드 K팝 차트에서도 최다 1위를 차지한다. 과거 여러차례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조성모도 넘지 못한 수치다. 조성모 3집은 2000년 9월 판매량 기준 170만5000 장(CD+카세트테이프)이었다. 사실 이미 오래전 디지털 음원 시장으로 재편된 현 시점에서 이런 단순 수치비교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거대한 팬덤과 영향력을 가진 방탄소년단은 2016년 3월 미국의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한 '지난 한 달 간 가장 많이 리트윗된 아티스트'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아래 작은 사진은 지난달 말 미국 뉴저지 뉴왁 푸르덴셜센터 공연을 앞두고 밤샘 장사진을 친 팬들의 모습이다. /BTS 공식트위터, 미국 독자 제공 |
◆ '솟구치는 월드팬덤' 한국 가수 첫 뉴욕 시티 필드 단독콘서트, 4만석 규모 스타디움 무대
BTS의 성공은 기존 아이돌과 차별화된 전략도 한몫했다. 특히 온라인을 통한 음악적 기대치와 관심을 한껏 끌어올려 팬심을 극대화했다는 분석이다. 멤버들은 데뷔 전부터 자신들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믹스테이프, 영상, 사진 등을 올리며 팬들과 소통했다. 또 첫 정규 앨범 'DARK&WILD'(2014)를 발매하기 앞서 '학교 3부작' 앨범 시리즈로 활동하며 주목도를 끌어올렸다. 이후 멜론뮤직, 가온차트 K-POP 어워드, 골든디스크상 등에서 신인상을 휩쓸었다.
BTS는 추석 연휴인 지난달 25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 신탁통치이사회 회의장에서 열린 유엔아동기금(UNICEF) 청년 어젠다 행사에 참석해 또 한번 전 세계 팬심을 자극한다. 방탄소년단의 유엔 연설은 한국 가수 최초라는 점 외에도 전 세계 국가 정상들 앞에서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전달했다는 사실만으로 화제였다.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자신을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담은 앨범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와도 맞아떨어져 더 의미가 컸다.
유엔총회에서 유창한 영어실력으로 울림을 안긴 리더 RM과 멤버들은 NBC 토크쇼 '더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팰런쇼'와 ABC 간판 아침방송 '굿모닝 아메리카'에도 잇달아 출연해 그 위상을 아낌없이 과시했다. 앞서 CBS '제임스 코든의 더 레이트 레이트 쇼'에도 출연한 바 있다. BTS는 오는 6일 한국 가수로는 처음으로 뉴욕 시티 필드(4만석 규모 첫 스타디움)에서 단독콘서트를 펼친다. 한류를 진화시키고 있는 월드 팬덤이 어디까지 솟구칠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