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1열'을 연출한 김미연 PD는 지난달 28일 '더팩트'와 만나 "영화업계 있는 사람들이 전하는 영화이야기를 시청자와 공유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덕인 기자 |
'방구석1열' '전체관람가' 등 연출 김미연 PD "TV로 보는 영화, 더 친숙해졌으면"
[더팩트|박슬기 기자] "영화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아닌,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프로그램이었으면 합니다."
김미연 PD는 대중과 영화가 한층 더 가까워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방구석 1열'을 만들었다. 앞서 '전체관람가'라는 영화 프로그램을 만들었던 그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영화의 뒷이야기와 숨은 의미를 전하고자 했다.
"'전체관람가'를 할 때는 영화 만드는 과정에 집중했어요. 시청자들이 충분히 호기심을 가질 거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영화 업계 사람들이 더 많이 보더라고요. 생각했던 의도랑 달랐어요. 오히려 감독님들과 따로 이야기 나누는 게 더 재밌어서 그걸 시청자와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어요. 그래서 '방구석1열'을 만들었죠."
'방구석1열'은 우리가 몰랐던 영화의 뒷이야기와 정보들을 공유하며 새로운 시선으로 영화를 조명한다. 해당 영화를 연출했던 감독이나 배우, 또는 관련 사건의 전문가가 출연해 영화를 한층 더 깊이 있게 분석한다.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두는 것 중의 하나는 배우와 감독에게서 듣는 생생한 현장 이야기와 전문가에게 듣는 인문학, 전문적인 이야기를 적절하게 섞는 거예요. 우리나라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 많기 때문에 2개의 이야기가 축이 된다면 더 재밌을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전문가 섭외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입니다."
'방구석 1열'은 장르 구분 없이 천만 영화부터 저예산 영화까지 다양한 작품들을 다룬다. 일각에서는 '상업영화에만 치중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김미연 PD는 "다양화"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많은 분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수렴하려고 합니다. 다만, 프로그램 초반에는 자리를 잡기 위해 천만 영화나 상업영화를 했던 것이고, 이후부터는 다양한 영화를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실질적인 어려움도 많습니다. 영화 판권과 관련되어 있다 보니 외화도 많이 하고 싶지만 판권이 제작비를 넘는 경우도 더러 있어서 힘들죠. 그럼에도 최대한 다양하게, 또 시청자들의 의견을 듣고 영화를 선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미연PD는 "사회적 문제와 관련있는 영화들도 선정한다"며 "사회적 문제와 영화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덕인 기자 |
'방구석1열'은 사회적인 문제와 맞닿아 있는 작품도 자주 다룬다. 김미연 PD는 "영화 선정할 때 사회적인 분위기를 많이 반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사회문제와 관련 영화를 시의성 있게 엮어 함께 고민해볼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다.
"예전에 대한항공을 시작으로 재벌가들의 갑질이 문 됐을 때 영화 '베테랑'으로 갑질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시의성을 맞추기 위해서 방송을 좀 당겨서 했었죠. 영화와 사회적 문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것 같아요. 특히 우리나라 영화는 리얼리티를 살린 영화가 많기 때문에 시청자들도 더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 같아요."
'방구석1열' 시청자게시판을 보면 유독 프로그램에 대한 아이디어나 의견을 제시하는 시청자가 많다. 영화 선정부터 출연진 등 다양한 부분에 목소리를 냈다. 김미연 PD는 "모두 읽고 조금씩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관객의 문화 수준이 정말 높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장성규 아나운서가 읽어주는 영화평도, 영화평론가가 아닌 일반 관객의 영화평을 쓰죠. 영화를 해석하는 시각, 따끔하게 한마디 하는 평들이 더 공감이 가거든요. 그리고 저희 제작진이 생각하는 거랑 비슷한 의견도 많아서 깜짝 놀랄 때가 있어요."
'방구석1열'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유튜버 '거의 없다'의 트레일러와 내레이션이다. 맛깔스러운 영화 줄거리와 귀에 쏙쏙 들어오는 해석으로 시청자를 사로잡는다. 프로그램의 가장 큰 중심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미연 PD 역시 공감했다.
"사실 '거의 없다'님이 아파서 잠깐 다른 유튜버 분이 한 적 있는데, 그때 정말 난리가 났었어요. 잠깐 휴식 기간을 드렸는데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것처럼 됐더라고요. 다행히 '거의 없다'님이 한 달 만에 건강을 회복해서 다시 할 수 있었죠. 사실 '거의 없다'님은 프로그램을 기획하던 초반부터 만났던 분이에요. 이분처럼 영화를 제대로 설명해주는 사람이 필요했거든요. 프로그램 트레일러와 해석도 본인이 다 직접 만드는 거죠. 작가가 하냐는 질문도 받는데 그 분에게 맡깁니다. 훨씬 더 재밌거든요. 도움을 많이 받고 있죠."
김미연 PD는 앞으로도 다양한 영화로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역사, 과학, 여성, 정치 등 다양한 영화를 하면서 저의 부족함에 많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방구석1열'이 어떤 해결점을 위한 것이 아닌, 우리가 어떤 사건이나 문제, 새로운 영화에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미연 PD는 "시청자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함께 공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덕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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