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영상] 신화 김동완 쓴소리 "성상품화, 이런 나라서 페미니즘을…"
입력: 2018.09.03 05:00 / 수정: 2018.09.03 05:00

그룹 신화의 김동완이 2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열린 신화 20주년 스페셜 앨범 HEART 발매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최근 가요계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페미니즘을 언급했다. /이동률 기자
그룹 신화의 김동완이 2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열린 신화 20주년 스페셜 앨범 'HEART' 발매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최근 가요계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페미니즘'을 언급했다. /이동률 기자

신화 20주년 기념 스페셜 앨범 발매

[더팩트ㅣ박대웅 기자] "이런 나라서 페미니즘 운운할 수 있나."

데뷔 20년. 국내 최고령 장수 아이돌 신화의 멤버 김동완이 가요계를 향해 쓴소리를 내뱉었다. 선배 가수로서 후배들에 대한 미안함과 함께 제작자와 가요산업 전반의 각성을 촉구했다.

김동완은 지난달 28일 열린 신화 데뷔 20주년 기념 스페셜 앨범 'HEAR' 발매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이날 김동완은 결연한 표정으로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김동완은 "아이돌들이 일하는 세상이 과연 행복한 것인가. 자살한 후배를 봤을 때, 그리고 처절하게 성상품화된 여자후배들을 보며 선배로서 반성한다"며 "아이돌 산업이 너무 일본을 따라가서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시장을 가진 나라에서 과연 페미니즘을 운운할 수 있는 것인가"라고 자문하며 "이쪽 업계, 저희 같은 선배들이 스스로 자각하고 고쳐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우 수지는 5월18일 유명 유튜버 양예원 씨 성추행 사건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에 글을 올린 사실을 밝혀 페미니즘 논란에 휩싸였다. /수지 SNS
배우 수지는 5월18일 유명 유튜버 양예원 씨 성추행 사건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에 글을 올린 사실을 밝혀 페미니즘 논란에 휩싸였다. /수지 SNS

김동완의 돌직구 발언은 최근 가요계에 불고 있는 '페미니즘' 논란과 맥을 같이 한다. 페미니즘은 아이돌 업계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수면 위로 드러난 논란들만 살펴봐도 국내 최정상급 아이돌들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걸그룹 AOA 설현과 전 미쓰에이 수지가 세간의 입길에 올랐다. 수지는 5월18일 인스타그램에 '유명 유튜버 양예원 씨 성추행 사건' 청와대 청원 글을 올리고 여기에 서명한 사실을 밝혔다. 설현은 같은 달 19일 이 글에 '좋아요'를 누른 뒤 자신의 팔로잉 목록에서 배우 유아인과 가수 아이유, 방송인 유병재 등을 '언팔'(언팔로·친구 관계를 끊는 행위)했다.

유아인은 이른바 페미니스트 누리꾼들과 SNS에서 이른바 '애호박 게이트'로 불리는 설전을, 아이유는 롤리타 콤플렉스(어린 여자아이에게 성적 감정을 품는 것) 콘셉트의 앨범 이미지로 구설에 휩싸였다. 유병재는 자신의 스탠딩 코미디 쇼에서 페미니즘을 희화화한 발언으로 비판에 받았다. 페미니즘을 두고 그것을 옹호하는 쪽과 대척점에 선 쪽의 대결 양상으로 번진 셈이다.

레드벨벳 멤버 아이린은 소설 82년생 김지영을 읽었다는 이유로 페미니즘 논란에 휩싸였다. /더팩트DB
레드벨벳 멤버 아이린은 소설 '82년생 김지영'을 읽었다는 이유로 페미니즘 논란에 휩싸였다. /더팩트DB

수지와 설현 이외에도 또 다른 걸그룹 사례도 있다. 레드벨벳 아이린은 소설 '1982년생 김지영'을 읽었다는 이유로 공격 받았다. 일부 남성 팬들은 아이린의 사진을 불태우거나 훼손하고 이를 온라인커뮤니티에 게재하며 '인증'에 나서기도 했다. 이들은 "감히 아이돌 주제에 팬을 배신하고 페미니스트인 척 했다"고 화를 삭이지 못했다. 소녀시대 출신 배우 수영 역시 '82년생 김지영' 속 주인공 김지영을 공감한다는 이유로 곤욕을 겪었다.

에이핑크 손나은은 올해 초 가죽 휴대전화 케이스 문구로 페미니즘 구설에 올랐다. /손나은 SNS
에이핑크 손나은은 올해 초 가죽 휴대전화 케이스 문구로 페미니즘 구설에 올랐다. /손나은 SNS

에이핑크 손나은의 사례는 가요계 페미니즘 논란이 맹목적 비난과 흠집내기로 변질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손나은은 2월13일 인스타그램에 'GIRL DO ANYTHING'이라고 적힌 핸드폰 케이스를 든 사진과 함께 "아침 부은 얼굴 'GIRL DO ANYTHING'"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후 손나은은 원색적 비난과 욕설에 시달리다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다. 손나은의 소속사는 "해당 문구는 손나은의 화보 촬영 브랜드 슬로건으로 팬들과 소통하고 싶은 마음에 게시물을 올린 것"이라며 "의도치 않게 논란이 돼 본인도 놀라서 게시물을 삭제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핸드폰 케이스는 프랑스 브랜드 '쟈딕 앤 볼테르'의 것으로 'GIRL DO ANYTHING(여자는 무엇이든 할 수 있어)'는 이 브랜드 슬로건이다. 손나은은 팬들에 화보 촬영과 관련한 깜짝 스포일러를 하려다 역풍을 맞았다.

하이라이트 윤두준은 여자친구 폭행으로 구설에 오른 유명 유튜버 보겸의 팬이라고 밝혀 페미니즘 논란에 휩싸였다. /윤두준SNS
하이라이트 윤두준은 여자친구 폭행으로 구설에 오른 유명 유튜버 보겸의 팬이라고 밝혀 페미니즘 논란에 휩싸였다. /윤두준SNS

남자아이돌도 페미니즘 논란에서 예외는 아니다. 틴탑의 멤버 니엘과 하이라이트의 멤버 윤두준은 유명 유튜버 '보겸'의 팬임을 밝혔다가 거센 비판을 받았다. 보검은 2016년 12월 전 여자친구 폭행 논란에 휘말린 뒤 사과 방송에서 폭행 사실을 인정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1월 보겸의 방송이다. 보겸은 이날 방송 중 니엘과 친분을 자랑하기 위해 전화 연결을 시도했고, 니엘은 "(윤)두준이 형이 형(보겸) 팬이라고 전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여자친구 폭행 사실을 인정한 사람의 방송을 보고, 또 팬이라고 말하는 건 이해할 수 없다"고 해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윤두준은 "유튜브 영상을 몇 번 본 게 전부이며 최근 일어난 사건에 대해 알지 못했다. 앞으로 더 신중하겠다"고 해명 글을 올렸다. 니엘도 "논란이 된 부분에 대해 잘 알지 못했지만 오늘을 계기로 자세히 파악하게 됐다. 앞으로 모든 일에 더 신중하고 조심하겠다"며 사과했다.

아이돌계 '조상'으로 김동완이 가요계에 던진 페미니즘 관련 화두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 된다.

bdu@tf.co.kr

영상=이예진 기자 lyjin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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