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룰라 출신 방송인 이상민(왼쪽)과 배우 설인아는 MBC '섹션TV 연예통신'에서 각각 편집장과 에디터로 활약하고 있다. /더팩트 DB |
요즘 방송가는 토크 프로그램이 대세다. 지상파와 종편, 케이블까지 예능과 연예정보, 시사는 물론 뉴스 프로그램에서도 토크가 주요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분야별 이슈와 화제를 중심으로 전문가 집단 패널들이 참여해 심층적으로 정보를 전달, 눈길을 끈다. 연예정보 프로그램도 뉴스보다 스토리텔링에 점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모바일 미디어 시대를 맞아 단순 뉴스 소개보다 뉴스 이면의 숨은 얘기를 더 궁금해하는 시청자들의 욕구를 반영한 결과다. <더팩트>는 방송가 트렌드로 자리 잡은 토크 프로그램의 인기비결을 집중 분석한다. <편집자 주>
MBC 연예정보그램 '섹션TV 연예통신',19년 장수 비결은?
[더팩트ㅣ강수지 기자] 매주 따끈따끈한 연예 정보를 전달하는 MBC '섹션TV 연예통신'(이하 '섹션')이 어느덧 올해로 19주년을 맞았다. 한 주간 연예가 핫이슈와 토픽을 엄선해 생생하게 알려주는 '섹션'은 대한민국 대표 연예 정보 프로그램으로 꾸준히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아 왔다. 지난 1999년 '섹션TV 파워통신'이라는 이름으로 첫 방송된 후 같은 해 이름을 '섹션TV 연예통신'으로 바꿔 20년 가까이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개편 시기를 맞아 대대적인 변화도 꾀했다. 색다른 포맷으로 시청자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며 '섹션'의 히스토리에 '새로운 매력'을 더했다. 매주 월요일 밤 신선한 소식으로 안방을 찾아가는 유쾌한 연예 정보 프로그램 '섹션'. 경쟁프로그램과 다른 '섹션'만의 19년 역사와 '롱런' 비결 및 특징을 짚어본다.
방송인 박슬기, 밴드 르씨엘 보컬 문시온, 배우 설인아, 그룹 룰라 출신 방송인 이상민, 신입 아나운서 이영은 김정현, 배순탁 작가(왼쪽부터)가 MBC '섹션TV 연예통신'에 고정 출연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MBC '섹션TV 연예통신' 방송 캡처 |
◆ '섹션'에서만 볼 수 있는 '편집장-에디터'
현재 섹션TV의 가장 큰 특징은 '편집장-에디터'로 구성된 출연진이다. 타 사 연예정보 프로그램과 다르게 출연진이 더 밀착해 소식을 전달하고 논의한다. 스튜디오, 소품도 세련미를 강조하기보다는 따뜻한 분위기를 지향한다. 출연진은 타 스튜디오 녹화 프로그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유리, 혹은 메탈 소재가 아닌 비교적 작은 크기의 원목 탁자에 둘러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눈다.
지난해 5월 21일 개편 이후 그룹 룰라 출신 방송인 이상민이 '섹션' 편집장이자 수석 에디터로 활약하고 있다. 개편 당시 '섹션' 제작진은 "연예계 데뷔 25년을 맞은 원조 아이돌이자 성공과 뒤안길을 다 겪은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이상민의 식견과 안목을 기대한다"고 이상민을 캐스팅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섹션' 편집장 이상민에 대해 "인지도와 호감도를 두루 갖춘 이상민이 프로그램 중심을 잡아주는 구실을 하고 있다"면서 "시청자는 전문 예능 MC들과 비교했을 때 '신선하다'고 받아들일 수 있고, 이상민의 복잡다단한 인생사를 알기에 그의 말에서 진정성이나 무게감을 더 느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당초 MBC 이재은 아나운서, 배우 설인아가 각각 '취재 에디터' '청춘 에디터'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이상민을 가운데 두고 기획 경쟁을 벌이는 형식을 꾀했다. 이재은 아나운서는 지난달 '뉴스데스크' 새 앵커로 합류하게 되면서 해당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지난 5월 MBC에 입사한 신입 김정현 이영은 아나운서, 밴드 르씨엘 보컬 문시온이 7월부터 '수습 에디터'라는 별칭으로 합류했으며, 이 외에도 박슬기, 배순탁 작가가 에디터로 활약하고 있다.
MBC '섹션TV 연예통신'은 지난 1999년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안방을 찾으며 시청자의 사랑을 받고 있는 장수 연예 정보 프로그램이다. /MBC 제공 |
◆ 단순 '정보 전달' NO! '토크 & 기획' 중심 포맷
본래 생방송으로 진행된 '섹션'은 개편 이후 본 방송 2~3시간 전 미리 녹화를 해 편집 후 송출하는 방식으로 시청자를 만나고 있다. 이유는 '토크 활성화'다. 최원석 PD는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생방송을 하다 보면 토크에 소극적일 수 있다"면서 "시간에 구애받지 않자 토크가 활성화가 되더라"고 설명했다.
출연진의 오프닝 코멘트 후 금주 세간의 이목을 끈 스타 5인을 꼽아 소식을 전달하는 '뜨거운 사람들'이라는 첫 코너가 포문을 연다. 이후 코너들은 '토크'가 주를 이루고, 세간을 떠들썩하게 하는 이슈 발생 시 '기획' 코너도 마련된다.
'원탁의 기자들'은 박슬기, 그리고 세 연예 전문 기자가 모여 연예와 관련한 주제를 정해 심층적인 이야기를 나누는 코너다. 연예 소식의 중심에서 살아 있는 정보를 가장 먼저 전달하는 연예 전문 기자들, 10년간 현장에서 발로 뛰며 스타들을 만나 온 박슬기가 주거니 받거니 하며 뛰어난 호흡으로 연예계 이야기를 재미나게 전달한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원탁의 기자들' 코너에 대해 "각종 프로그램에서 '스튜디오 토크'를 강화하는 추세다. 트렌드에 맞춘 코너"라면서 "단순 VCR 시청 형식보다 시청자의 흥미를 더 유발할 수 있다"고 봤다.
'섹션TV 연예통신' 스틸. MBC '섹션TV 연예통신'은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닌 토크, 기획 중심의 포맷으로 시청자를 만나고 있다. /MBC 제공 |
에디터들은 '섹션 스페셜'이라는 코너 아래 화제의 연예 현장에 직접 찾아가 주인공들과 인터뷰를 한다. '로망스카' 코너에서는 한 스타에 초점을 맞춰 해당 스타와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다. 최근 '로망스카'에 출연한 스타로는 장동건 채시라 이준기 박보영 등이 있다.
'팩트체크 사실은' '섹션 기획' 등 코너에서는 시청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핫이슈를 꼽아 심층 취재, 보도한다. 최원석 PD는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취재 기자들처럼 1보 처리를 할 수는 없지만 주간 단위 이슈에 대한 '팩트체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섹션'은 최근 고 김광석 배우자 서해순, 연예계 성 추문 논란, 고 장자연 사건 파일, 평양냉면 전문점 '옥류관' 서울 1호점 등 다양한 주제를 깊이 있게 다뤘다.
타 연예 정보 프로그램과 다른 색다른 포맷을 내세우면서도 시청자의 관심사에 더 귀 기울이고 가까이 다가가 소식을 전달하는 밀착형 방송 '섹션'. 새로운 것을 과감히 받아들이며 변신을 꾀한 점이 '섹션'의 19년 롱런 비결로 다가온다.
개그맨 서경석(왼쪽)과 배우 황수정은 MBC '섹션TV 연예통신'(당시 '섹션TV 파워통신') 1대 MC로 활약했다. /MBC '섹션TV 연예통신' 방송 캡처 |
◆ 변신 또 변신, 열아홉 살 '섹션'의 역사
지난 1999년 5월 9일 포문을 연 '섹션'은 남성-여성 MC 체제를 이어오고 있다. '섹션'과 함께 한 MC는 모두 18명이다. 초대 MC 서경석-황수정을 시작으로 남성 MC로는 김용만 김국진 이상민 등 노련한 입담과 무게감을 주는 인물이, 여성 MC로는 황수정 한고은 김현주 손태영 소유진 성유리 한예슬 정려원부터 최근 임지연 설인아까지 입담은 물론 미모도 겸비한 당대 미녀 스타가 함께 했다. 지난해 개편 당시 이상민-이재은 아나운서-설인아 3MC 체제로 변모했으나, 현재는 이재은 아나운서 하차로 이상민-설인아 두 MC가 '섹션'의 중심을 책임지고 있다.
'섹션'을 거친 리포터의 면면도 화려하다. 박명수 이윤석 붐 김새롬 등 베테랑 방송인부터 이요원 김규리 채정안 오윤아 한예슬 조여정 서민정 등 톱배우, '국민 스윗남' 가수 에릭남, 그리고 10년간 '섹션'에서 활약해 '섹션의 산증인'이라고 불려도 무방한 방송인 박슬기까지 다채로운 리포터가 '섹션'을 풍성하게 했다.
'섹션'은 심야 시간대를 책임지는 대표 연예 프로그램으로 꼽혔다. 일요일 오후 11시 25분 방송으로 시작해 수요일 오후 11시 5분 전파를 탔고, 이후 목요일 같은 시간에 시청자를 만났다. 방송 시간을 점차 앞당기기 시작한 '섹션'은 금요일 오후 9시 55분, 6시 50분, 다시 9시 55분, 지난 2013년부터 올해 3월 18일까지는 일요일 오후 3시 45분에 방송됐다. 현재 방송 시간은 매주 월요일 오후 8시 55분(지난 3월 26일부터)이다.
지난해 5월, 18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변신을 시도했다. 기존 스튜디오 진행 방식을 탈피하고 시청자, 누리꾼 관심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편집화 방식'을 도입했다. 진행자와 리포터는 에디터(편집자)로 칭하기로 했다. 최원석 PD는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지난해 개편 때 너무 정보성에 치우치는 감이 있다는 생각에 포맷을 바꿔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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