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요무대' 방영시간 10분 축소, 시간대 오후 10시20분으로 밀려[더팩트|강일홍 기자] 김제동의 심야 시사토크프로그램 진행이 가시화되면서 KBS 내부가 술렁이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그 불똥이 가요계로 튀면서 논란을 빚고 있다.
가요제작자 단체인 한국연예제작자협회의 한 임원급 관계자는 10일 오전 <더팩트>에 "30년 넘게 이어져온 '가요무대'의 방영시간이 축소되고 편성 시간대까지 바뀐다는 말을 들었다. 이게 말이 되느냐. 결국 무리수를 두면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걸 입증해준 꼴"이라며 울분을 토로했다. 그는 "협회 차원의 대응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더팩트> 취재 결과 KBS는 실제로 오는 9월 정기개편을 기점으로 KBS1TV '9시뉴스' 이후부터 오후 11시 '뉴스라인' 시간대 일부 프로그램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 김제동이 맡는 시사프로그램 '데일리시사'(가제)가 신규 편성되면서 기존 프로그램 시간대 조정이 불가피해졌으며 일부 프로그램은 방영 시간이 줄게 될 예정이라고 KBS 내부 관계자는 전했다.

당초 김제동이 진행하는 시사토크 프로그램은 매주 월~목 밤 '뉴스라인' 시간대인 오후 11시부터 방송하는 것으로 추진되다 보도국 등 내부 불만이 고조되자 '뉴스나이트'(가제)를 오후 10시로 앞당겨 20분간 방영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로 인해 '가요무대'(오후 10시20분~11시10분)가 20분 뒤로 밀려나고 방영 시간도 기존 60분에서 50분으로 10분 줄어들게 돼 가요계가 반발하고 있다. 기획제작국이 만드는 '김제동의 데일리시사'는 오후 11시20분에 늦춰 방영된다.
연제협의 관계자는 이에 대해 "가요계가 오래전부터 성인가수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늘려달라는 요청에는 공영방송이 눈을 감더니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프로그램마저 축소하려한다"면서 "어제 블랙리스트 피해자였던 김제동이 오늘은 스스로 '또다른 무리수'의 상징으로 등장한다면 누가 공감하겠느냐"고 불편한 속내를 털어놨다.
KBS 예능국의 한 중견 PD는 시사토크 프로그램 편성에 대해 "아직 편성이 확정된 건 아니지만 갈등이 깊어지면서 분위기가 악화되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내부 기류를 전했다.
한편 가을개편안이 진행되면서 가요계 안팎에는 '중장년, 노년층에게는 현재의 방송 편성시간인 오후 10시도 늦은 시간이며, 1960년대에서 1980년대까지 굴곡진 한국 역사를 노래로 감싸 않았던 수많은 가수분들의 방송 무대를 빼앗는 것'이라는 내용의 문건이 나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