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 인기비결:SBS 본격연예 한밤②] 안교진 PD "색다른 콘텐츠 적중"
입력: 2018.08.09 05:00 / 수정: 2018.08.09 05:00
김구라(왼쪽)와 박선영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본격연예 한밤은 2016년 12월 재탄생했다. 안교진 PD는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큐레이팅 시스템을 도입해 차별화를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SBS 본격연예 한밤 홈페이지
김구라(왼쪽)와 박선영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본격연예 한밤'은 2016년 12월 재탄생했다. 안교진 PD는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큐레이팅 시스템을 도입해 차별화를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SBS '본격연예 한밤' 홈페이지

요즘 방송가는 토크프로그램이 대세다. 지상파와 종편, 케이블까지 예능과 연예정보, 시사는 물론 뉴스 프로그램에서도 토크가 주요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분야별 이슈와 화제를 중심으로 전문가 집단 패널들이 참여해 심층적으로 정보를 전달, 눈길을 끈다. 연예정보프로그램도 뉴스보다 스토리텔링에 점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모바일 미디어 시대를 맞아 단순 뉴스 소개보다 뉴스 이면의 숨은 얘기를 더 궁금해 하는 시청자들의 욕구를 반영한 결과다. <더팩트>는 방송가 트렌드로 자리잡은 토크프로그램의 인기비결을 집중 분석한다. <편집자 주>

2016년 12월 재탄생한 '본격연예 한밤', 차별화·시청률 상승 다 잡았다

[더팩트|박슬기 기자] 저조한 시청률로 폐지수순을 밟은 '한밤의 TV연예'에 활기를 불어넣어 '본격연예 한밤'으로 탄생시킨 주인공은 안교진 PD다.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큐레이팅 시스템'을 도입하고 '비연예인'을 캐스팅한 것이 적중했다. 모두 그의 아이디어다. 모험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시청률은 상승했고, 콘텐츠는 강화됐다. 안교진 PD가 이끈 '본격연예 한밤'은 생기를 되찾았다. 안교진 PD와의 인터뷰를 통해 '본격연예 한밤'의 인기비결을 분석한다.

◆ '그것이 알고 싶다' PD가 '본격연예 한밤'을?

'그것이 알고 싶다' '궁금한 이야기Y' 등을 연출한 안교진 PD와 '한밤'이 만났다. 시사 고발프로그램을 다수 연출했던 그가 연예 정보프로그램을 연출한다고 했을 때 모두가 의아했다. 하지만 안교진 PD는 이를 역으로 활용했다. 이야기를 풀어내고 문제점을 짚어내는 데 능한 그는 '본격연예 한밤'에서 그 능력을 십분 발휘했다.

안교진 PD는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본격연예 한밤'이 교양국에서 만들어지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스토리텔링에 강한 제작진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모두가 아는 정보 말고, 현장 느낌이 나거나 뒷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 뉴스를 선택해서 소개하려고 하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안교진 PD는 '한밤의 TV연예'의 기사 읽어주기식 진행을 과감히 버렸다. 현장 소식과 분석 소식을 적절히 섞어 타 연예 정보프로그램과 차별화를 뒀다. "속보 경쟁은 의미가 없어요. 저희만이 짚어낼 수 있고, 차별화를 줄 수 있는 현장 영상과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기 위한 분석 소식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안교진 PD는 마치 '리모델링'을 하듯, '한밤'의 정체성은 지키되 오래 묵은 문제점을 해결했다. 그는 "'한밤'은 SBS 대표 연예 정보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정체성은 꼭 지키고 싶다"며 "다만 그 안에서 새로운 콘텐츠로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안교진 PD는 현장 소식과 분석의 균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이를 영상으로 어떻게 녹여낼지도 고민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SBS 제공
안교진 PD는 "현장 소식과 분석의 균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이를 영상으로 어떻게 녹여낼지도 고민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SBS 제공

◆ '한밤'에만 있는 그것!

안교진 PD는 시사 고발 프로그램을 연출했던 PD답게 분석가적인 입장으로 '한밤'에 접근했다. 패널들을 연예인이 아닌 기자들로 구성한 것도 그 이유였다. 여기에 '큐레이팅 시스템'이 더해지자 '본격연예 한밤'은 천편일률적인 연예 정보프로그램에서 벗어났다.

"똑같은 정보를 전달하더라도 '어떻게 하면 다른 면을 발견하고,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단순히 있었던 사실을 읊어주는 건 하기 싫었어요. 좀 더 분석적인 시각으로 접근한다면 전문성도 있고 깊이 있는 뉴스로 완성되니까요."

이처럼 '큐레이팅 시스템'은 '본격연예 한밤'만의 차별점으로 떠올랐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최근 뉴스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연예정보프로그램도 깊이있는 접근 방식과 분석이 필요한 상황이다. '본격연예 한밤'도 여기에 발 맞춰 '큐레이팅 시스템'을 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보통의 인터뷰는 누구나 할 수 있기 때문에 프로그램만의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는 색깔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교진 PD도 인터뷰 내내 차별화를 강조했다. 앞서 '한밤'은 '제71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을 인터뷰하기 위해 일본어에 능한 배우 최희서를 섭외했다. 안교진 PD는 "다른 방송에서도 고레에다 히로카즈 인터뷰를 할 수 있지만 최희서 씨를 섭외해서 인터뷰하는 경우는 없지 않냐"며 "앞으로도 이런 차별점을 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본격연예 한밤에 출연 중인 신기주 기자, 이프릴 나은, 서재원, 김구라, 박선영, 김윤상, 유재필, 신동헌 기자(왼쪽부터). /본격연예 한밤 제공
'본격연예 한밤'에 출연 중인 신기주 기자, 이프릴 나은, 서재원, 김구라, 박선영, 김윤상, 유재필, 신동헌 기자(왼쪽부터). /'본격연예 한밤' 제공

◆ 안교진 PD의 도전, 通했다

안교진 PD의 파격적인 도전은 시청자에게도 통했다. 2016년 5월 '본격연예 한밤'은 첫 방송 시청률 5.5%를 기록했다. 그는 "과거보다는 확실히 좋아진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04년 10월에 시작한 '한밤의 TV연예'는 초반 시청률 14%를 기록했다. 이후 9~10%대를 유지하면서 프로그램의 명맥을 이어갔다. 하지만 2010년대에 접어들면서 시청률은 하향세를 보였고, MC가 바뀌거나 파격적인 뉴스가 있을 때만 상승했다. 2015년 들어서는 3.2%로 최저 시청률을 기록했다. 결국 2016년 저조한 시청률로 인해 21년의 막을 내렸다.

하지만 새 옷을 갈아입은 '본격연예 한밤'이 쾌조의 출발을 알리며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이후 5~6%대, 많게는 9%까지 기록하며 안정적인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동시간대 방송되는 KBS1 일일드라마 다음으로 시청률이 잘 나오는 프로그램이다.

"사실 대부분 프로그램은 시청률이 베이스가 됩니다. 그래서 모두가 관심 있는 정보들을 어쩔 수 없이 내보낼 때도 있어요. 하지만 사람들이 잘 모르는 새로운 것들을 소개하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정덕현 평론가는 "사람들은 깊이 있는 이야기나 새로운 이야기를 듣고 싶은 욕구가 있다"며 "큐레이팅 시스템은 토크쇼 같은 분위기를 낸다. 이 부분이 시청자를 잡아 끌 수 있는 힘이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정보가 있는 토크쇼기 때문에 시청률 상승세로 이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양한 부분에 변화를 이끈 안교진 PD는 앞으로도 새로움을 추구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콘텐츠에 자신 있습니다. '한밤' 앞에 본격연예를 붙인 것도 좀 더 깊이 있는 정보전달을 위해 붙인 거죠. 새로운 것들을 발견하고 전달하는 것만큼 뿌듯한 것도 없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더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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