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나 혼자 산다'에서 쌈디의 새 집이 공개된 가운데 무리한 의자 PPL이 등장에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MBC '나 혼자 산다' 방송 갈무리

고가 쌈디 의자, 갑자기 먹는 비타민 음료

[더팩트｜권혁기 기자] PPL(product placement, 간접광고)은 이제 방송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방송을 한 번 타고 나면 매출은 껑충 뛰어 오른다. 자본이 큰 회사는 광고비를 따로 책정하는 만큼 PPL에 적극적이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PPL이 극에 몰입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시청자들에게 비난을 받아온 일은 비일비재하다. 예컨대 KBS2 '태양의 후예'에 등장한 현대자동차, 중탕기, 송혜교 목걸이, 샌드위치, 틴트, 홍삼, 호텔예약 앱 등이 모두 PPL인데 반자율주행자동차 안에서 키스를 하는 모습은 '안전 불감증'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과했다.

과거 MBC '더킹 투하츠'에서 매일 도넛이 등장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최고의 사랑'에 비타민 음료도 PPL이었다.

예능 프로그램에도 PPL은 존재한다. 과거 SBS '룸메이트'는 '쉐어 하우스(Share House)'를 모티브로 한 관찰 예능 프로그램이었다. 연예인들이 한 집에 모여 산다는 콘셉트 때문에 그 집을 채우는 모든 게 PPL이었다. TV, 냉장고, 오디오 등이 PPL로 들어갔다. 그 냉장고 안에 들어있는 음식도 PPL이었다. 제작진은 PPL 계약에 따라 C사 제품들을 냉장고에 채워 넣었는데 관찰 예능 프로그램이다보니 출연진 개개인의 행동까지 제한을 두지 못했다. 이에 C사 제품들은 모자이크 처리가 되지 않았지만 출연진이 밖에서 사온 O사 제품은 블러 처리가 되기도 했다.

MBC '나 혼자 산다'도 PPL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나 혼자 산다'는 PPL이 자유롭다. 독신 남녀가 홀로 사는 1인 가정에 있는 물건이 부자연스럽기 어렵다. 물론 청소를 하지 않던 이시언이 갑자기 고가의 청소기를 들고 청소를 한다거나, 빅뱅 태양이 출연해 고가 브랜드인 F사 물건들을 선물하는 모습은 딱 봐도 PPL이다. 혼자 사는 집에 전문가급의 고가 캠핑용품이 등장하고 어울리지 않는 공기청정기는 옥에 티다.

이날 쌈디는 의자 뿐만 아니라 비타민 음료를 열심히 섭취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MBC '나 혼자 산다' 방송 갈무리

지난 3일 방송에서는 이사 시기가 안 돼 래퍼 로꼬 집에 얹혀 살던 래퍼 쌈디(사이먼 도미닉)의 집이 공개됐다. 이날 방송에서 눈길을 끈 것은 쌈디에게 결혼을 권하는 어머니도, 수박을 열심히 썰던 아버지도 아닌 하얀 개 모양의 의자였다. 일명 '쌈디 의자'로 검색어까지 오른 이 제품은 플라스틱 버전이 48만 원, 패브릭 버전이 355만 원에 달하는 고가 제품으로 알려졌다.

쌈디는 청소를 하는 어머니에게 의자에 앉아보게 하고, 어머니는 "좋다"며 달라고 말했다. 또 쌈디는 공백기 후 가진 첫 공연에 앞서 비타민 음료를 마셨다. 그냥 비타민 음료가 아닌 캡 부분을 터트려 일반 물을 비타민 음료로 만들게 하는 제품인데 방송에서는 그 과정이 너무 오래, 자세히 등장했다. 전현무는 "뭐 먹는거야"라고 코멘트를 하기도 했다.

의자는 실제로 쌈디가 좋아하는 디자인의 제품으로 생각할 수 있으나 비타민 음료는 누가 봐도 PPL이었다. 왜냐하면 쌈디도 그냥 물이 비타민 음료로 바뀌자 "와~"라며 감탄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쌈디만 마시던 비타민 음료는 잠시 뒤 2개로 늘어나 있었다.

PPL은 광고주 입장에서도 중요하고 제작진 입장에서도 제작비 충당 등의 문제로 피할 수 없는 존재다. 다만 그 횟수, 정도는 충분히 사전에 조율이 가능하다. 지나친 PPL은 시청자들에게 반감만 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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