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그룹 포에버. 박완규 김종서 김태원 김경호는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잠원동 모처에서 더팩트와 만났다. /잠원동=이선화 기자 |
포에버, 8월 15일 '락 포에버 콘서트' 개최
[더팩트ㅣ잠원동=강수지 기자] 대한민국 '록 전설' 넷이 모였다. '락 포에버 콘서트'를 위해 '록 스피릿'으로 뜨겁게 뭉친 김종서(53) 김경호(47) 박완규(45) 김태원(53)이 그 주인공이다.
'락 포에버 콘서트'는 김종서 부활 김경호 박완규가 그동안 음악팬에게 받은 사랑에 보답하고 실력 있는 후배들과 함께 록 음악 대중화에 기여하기 위해 광복절에 마련한 페스티벌형 콘서트다. 다음 달 15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진행되며, 후배 뮤지션 로맨틱 펀치, 몽니, 곽동현, 사우스클럽이 함께 무대에 선다.
콘서트의 주역 김종서 김태원 김경호 박완규는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잠원동 모처에서 <더팩트>와 만나 약 2시간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이들은 지난 3월 프로젝트 그룹 포에버(FOURever)를 결성해 싱글 '프로미스(PROMISE)'로 음악팬을 만난 바 있다. 콘서트 준비 과정부터 포에버 활동 계획까지 다채로운 대화를 나눴다.
- 콘서트 개최 계기는?
김종서=여름에 록 페스티벌이 많이 열린다. 록이라는 한 장르를 20, 30년 이상씩 해온 나름 베테랑들이 주축이 되는 록 페스티벌을 열어보게 됐다. 단발성으로 하는 게 아니라 후배들과 협업을 하면서 근사한 록 페스티벌, 기업이 아닌 뮤지션들에 의한 록 페스티벌을 만들어가고 싶고 이번이 그 단초를 연다는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웃음).
사실 우리 네 사람은 다 콘서트 위주의 활동을 하고 있다. '이런 콘서트를 해보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모두의 마음에 자리 잡고 있었던 것 같다.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자연스럽게 공연 개최가 추진됐다. 8월 15일이라는 공연 날짜도 의미가 있어 좋다(웃음).
박완규=가장 중요한 것은 뮤지션이 중심이 되는 페스티벌이라는 점이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요즘 페스티벌 가운데에는 기업 홍보의 장이 돼버린 곳들도 많다. 락이라는 장르와는 아무 연관성이 없는데도 기업과의 관계로 구성이 꾸려지는 페스티벌도 있다. 선배들과 우리 힘으로 우리의 공간을 만들어보자는 마음이 컸다. 아직은 내실을 다질 시간이 필요하지만 쭉 이어나가서 문호를 열어보고 싶다. 로커들이 푼돈 받아 가면서 록 페스티벌을 열더라도 우리가 구심점이 되는 페스티벌을 열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김경호=그렇다고 해서 우리 페스티벌이 퀄리티가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열심히 기획하고 준비하고, 필요한 비용 잘 사용해서 멋진 공연으로 만들 것이다.
김태원=15년 전에 기타리스트 세 명(시나위 신대철, 김태원, 백두산 김도균)이 프로젝트 그룹 D.O.A.를 결성하고 음반을 냈다. 당시 상업적으로 큰 반응은 없었지만 셋이 함께 할 것이라는 상상을 못했다더라. 그 이후 지금까지 그런 조합이 없었다. 이번에 포에버가 그런 결합을 해봤다. 저희는 아스팔트 위 길을 그저 걷고 있는 것이 아니라, 길을 가면서 아스팔트를 깔고 있는 상황이다. 시작에 불과하지만 잘 깔아놓으면서 가면 뒤에서 후배들이 편하게 따라 올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락 포에버 콘서트' 개최. 박완규 김경호 김태원 김종서(왼쪽부터)는 8월 15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락 포에버 콘서트'를 연다. /잠원동=이선화 기자 |
- 공연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가
김종서=외부의 주관으로 공연을 준비하면 쉬울 수 있겠지만, 우리가 만들어가는 것을 해보자는 마음으로 봄부터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힘을 모으고 있다. 머리를 맞대고 자기 일처럼 준비하고 있다. 이럴 수 있는 상황이 참 고맙다. 음악으로 감동을 주고 싶다. 콘서트라는 게 여러 색깔이 있다. 좋은 공연을 소재 삼아 관객들에게 힐링을 주고, 우리도 힐링을 받는 교감을 하고 싶다. 음악 안에서 얼마나 행복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싶다.
김경호=김종서 김태원 두 형님의 배려가 느껴진다. 저는 사실 제가 기획하고 이끈 밴드들과 했던 습관이 있어서 아직 고집이 있는데, 함께 공연을 준비하면서 그런 점들이 묵살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있었다. 그런데 전혀 그럴 일이 없더라. 형님들이 정말 밝으시고 겸손하시다. '내가 연식이 이렇게 되는데 이 정도 대우는 해 줘' 이런 기질이 전혀 없으시다. 무언가를 계산하지 않으시고 순수하게 음악을 하신다. 지금도 계속 꿈을 꾸신다.
형님들 따라서 저도 꿈을 꾸고 있다. 완규도 함께 그렇게 됐다(웃음). 철이 없는 우리 완규는 정말 밝아졌다. 완규가 어릴 때부터 함께 하면서 머리 기르고 나서 헤드뱅잉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없는데, 헤드뱅잉을 하더라. 형님들과 함께 하면서 신나고 좋은가 보더라. 이렇게 신나하는 것을 오랜만에 본다. 공연 준비하면서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하더니, 얼마나 신이 났는지 새벽에 전화를 해서 '형! 나 목 하나도 안 쉬었어!'하고 자랑하더라. 그래서 '아이고 잘했어' 해줬다. 완규가 우리 네 명 중에 막내이지만 그래도 연차가 20년이 넘었다.(일동 폭소) 형님들은 더 뿌듯하시겠지만, 완규가 무대에 앞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고 대견하다. 그리고 공연이나 방송에 혼자 가면 노장 취급을 받기 때문에 상당히 외로운데(웃음), 요즘은 형님들, 완규와 다니면 든든하고 재밌다.
김종서=저는 록의 히딩크다(웃음). 아직도 배고프다. 여러 가지 계획이 많다(웃음). 그리고 우리 멤버들은 서로 아이디어들이 있다. 저는 기본적으로 기획하는 게 참 좋은데 (김경호: 정말 순수하시다) 겨울에 산타클로스 같은 콘셉트로 무언가를 해보는 것도 해보고 싶다. (김태원: 고개 절레절레) (일동 폭소)
"하고 싶은 게 정말 많다". 로커 김종서는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저는 록의 히딩크다. 아직도 배고프다"고 말했다. /잠원동=이선화 기자 |
- 이번 콘서트 관전 포인트는?
김태원=우리가 각자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웃음).
김경호=후배들까지도 출연진이 모두 검증된 뮤지션들이다. 공연 쉬는 시간까지 지루하지 않도록 엑기스를 짜내서 보여드리겠다. 무대 교체 시간 말고는 지루할 틈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종서=우리 팬들만 해도 20년 이상 팬들이라 체력이 쓸개골 쪽이 부실한 사람들이 많다(웃음). 물리적으로도 피곤하지 않으면서 재밌는 게 뭐가 있을까 매우 고민하고 있다. 출연진이 록이라는 범주 안에서 색깔이 다 다르다. 어떻게 설명하기보다는 실제로 공연장에 와서 보시면 좋을 것 같다. 오신 분들이 후회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이다.
박완규=사파리에 간다고 생각하고 오셨으면 좋겠다. 사자 치타 표범 호랑이 등 맹수들 모인 동물원도 재밌다. 거친 분위기에서 자신을 놓으면 큰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거다.
저는 아침저녁으로 심하게 운동하면서 몸을 만들고 있다. (김태원: 일사병 걸리겠다.) 김경호 형의 현란한 댄스에 대적하는 무언가를 준비하고 있다. (김종서: 이건 기대하지 말라.) (일동 폭소)
프로젝트 그룹 포에버는 다음 달 18일 열리는 '락 포에버 콘서트'에서 신곡을 공개한다. /잠원동=이선화 기자 |
- 포에버 활동 계획은?
김종서=우리에게 '단발성으로 모인 것 아니냐'고 묻는 이들이 많다. 모인 게 어려웠지 시작이 반이다. 계속 이어갈 생각이다. 이번 공연에서 신곡도 공개할 예정이다. 우리 네 명은 '포에버'로 모인 기적적인 일에 대해서 감사하게 생각하는 공통 분모가 있다.
김경호=해체할 일 없을 것이다. 이유가 없다. 꾸준하게 갈 것이다.
김종서='따로 또 같이' 느낌으로 각자 활동도 열심히 하고 포에버라는 이름으로도 열심히 할 것이다. 록 시장이 작은데, 우리가 열심히 해서 도움이 될 만한 장치도 만들고 싶다. 하고 싶은 게 정말 많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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