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연예인 화가 하정우.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대중적 인기를 얻은 하정우는 대중 예술인으로서 진면목은 사실 의리와 인간미에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임세준 기자 |
[더팩트|강일홍 기자] 연예계에는 솔비 이혜영 구혜선 심은하 등 소위 '연예인 화가'로 불리는 주인공들이 많다. 더러 불필요할 만큼 미화되거나 부풀려진 가십으로 포장되기도 하지만, 단순히 취미 생활이 아니라 작가로서의 면모를 보이는 작품들을 선보이면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케이스도 많다. 회화나 조각 등 이른바 실력과 감성을 갖춰 나름의 미술작품 세계를 구축한 연예인 작가들이다.
이들은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는 전업 화가가 아니면서 연기나 가수활동 틈틈이 작품세계로 빠져든다는 공통점이 있다. 예술적 감각과 열정은 분야가 달라도 통하는 걸까. 정식으로 미술을 전공하거나 배우지 않았어도 평소 주체할 수 없는 끼를 각자의 방식대로 캔버스 안에 표출한다. 또 대중스타라는 강점 덕분에 특유의 개성 스타일을 구축한 케이스가 많고, 이로 인한 대중적 관심 역시 높다.
사실 가수 조영남이 지난해 대작논란에 휩싸이면서 연예인 화가에 대한 신뢰가 위축된 부분도 없지 않다. 작품으로 명성을 쌓아야 하는 일반 작가와 달리 연예인들은 대중적 인기를 기반으로 부풀려지는 게 아니냐는 시선도 생겼다. 깊이 없는 작품임에도 단지 스타라는 이유로 과대평가된 것이라는 일종의 '역차별적' 편견이다. 그는 40여 차례 개인전과 단체전을 가졌지만 명성에 치명타를 입었다.
하정우는 그동안 개인전만 무려 12번을 가졌고, 오늘(11일)부터 서울 신문로 표 갤러리에서 올해 두 번째 전시회를 갖는다. 사진은 다음 달 1일 개봉을 앞둔 영화 '신과함께2' 제작발표회 장면. /김세정 기자 |
◆ '신과함께2' 개봉 앞둔 하정우, 탁월한 '예술 스펙트럼' 부친 김용건의 영향
연예계가 인정하는 진정한 연예인 화가는 따로 있다. 명실공히 '충무로 섭외 1순위 배우'로 불리는 하정우다. 그는 2003년 영화 '마들렌'으로 데뷔한 이후 착실히 내공을 쌓았고 2008년 나홍진 감독의 액션 스릴러 영화 '추격자'에서 연쇄 살인범 역을 연기하며 숨은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후 '멋진하루' '황해' '범죄와의 전쟁' '베를린' '암살' '아가씨' 등의 작품을 통해 스크린 스타로 거듭났다.
하정우는 '롤러코스터'(2013)를 통해 감독 데뷔를 한 뒤 '허삼관'을 연출하며 감독, 각본, 제작자로도 인정을 받았다. 덕분에 폭넓은 스펙트럼을 관통하는 탁월한 예술능력의 소유자란 평가를 듣고 있고 이 부분에 누구도 토를 달지 않는다. 이런 그의 스타성과 예술세계는 알고보면 그림과 맞닿아 있다. 어린시절부터 다양한 미술작품을 컬렉션 한 아버지 김용건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자랐기 때문이다.
2010년 하정우는 기획 초대전 '열정의 지평선'(Horizon of Passion)을 시작으로 지난해 'Plan B'까지 총 24건의 국내외 개인 및 단체전을 통해 화가로서 입지를 다졌다. 그의 작품세계는 미술계에서도 인정하는 편이어서 매회 출품작 70~80%가 팔려나갈 만큼 호응도가 높은 편이다. 그동안 개인전만 무려 12번을 가졌고, 오늘(11일)부터 서울 신문로 '표 갤러리'에서 올해 두번째 전시회를 갖는다.
하정우는 글로벌 화장품회사 제이원과 손을 잡고 '하정우 하트'라는 콜라보레이션 뷰티 브랜드를 런칭했다. 사진은 지난 4월 'Haart' 제작발표회 당시, 위 사진은 하정우의 작품 '하트'(100호). /제이원 제공 |
◆ 미술세계 접목 '하정우 하트' 독자 브랜드 런칭, 돈 보다 의리 선택 '인간미'
하정우는 최근 이정재 정우성과 함께 하와이 화보 촬영을 다녀왔다. 광고계가 주시하는 '걸어다니는 광고판 3인'(몸에 걸치거나 부착하면 뭐든 히트)답게 이들의 행보는 즉각 반응했다. SNS에 소개된 단 몇장의 맛보기 사진만으로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을 장악할 만큼 이슈를 불러왔다. 아이돌 못지 않은 폭발적 인기 비결은 철저한 스타성이다. 그리고 같은 소속사 절친이란 새로운 브랜드가 됐다.
이중 하정우는 자신의 미술 세계를 뷰티와 접목한 독자 브랜드로도 주목을 받고있다. 지난 4월 하정우는 글로벌 화장품회사 제이원과 손을 잡고 '하정우 하트'(Haart, Ha jung woo+Art)라는 콜라보레이션 뷰티 브랜드(콤팩트)를 런칭했다. 돈 보다 의리를 택한 게 뒤늦게 알려졌지만, 디자인에도 직접 참여한 뒤 해외 뷰티시장에서 먼저 호응을 얻고 국내 홈쇼핑에 런칭되는 역주행 신화를 썼다.
'배우의 자존심은 광고'다. 스타성의 척도는 어떤 CF를 어떻게 찍느냐로 귀결되고, 이는 곧 돈으로 환산된다. 물론 그 기준은 인기와 명성, 대중적 호감도다. 하정우는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대중적 인기를 얻었지만 그의 진면목은 의리와 인간미다. 겸손하고 예의바르다. 인기가 차고 넘칠 때면 그림을 그리며 차분히 자기성찰의 기회를 갖는다. 하정우야말로 진정한 연예인 화가로 꼽을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