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와 봄날의 약속'에서 외로운 왕따 여중생으로 분한 배우 김소희가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더팩트 사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덕인 기자 |
'나와 봄날의 약속' 김소희 "여러 이미지 떠오르는 배우되고 싶죠"
[더팩트ㅣ지예은 기자] 친구가 필요한 열여섯 살 왕따 소녀를 연기하며 외로운 사춘기 소녀의 감정을 리얼하게 표현한 신예 배우가 있다. 바로 영화 '나와 봄날의 약속'(감독 백승빈)에서 이한나 캐릭터로 분해 활약을 펼친 배우 김소희(19)다. '배우 김소희'를 떠올리면 여러 이미지와 수식어가 떠오르는 배우. 또 다양한 배역을 전부 소화 가능한 '만능 배우'로 성장하고 싶다는 그는 롤 모델로 손예진을 꼽으며 "꼭 닮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서울 마포구 성암로 <더팩트> 사옥에서 만난 김소희는 이한나와 달리 "실제로는 굉장히 외향적이고 흥이 많은 성격"이라고 직접 밝혔다. 그래서인지 그의 밝고 활달한 에너지가 물씬 묻어났다. 즐거웠던 경험에 대한 질문에 "항상 즐거워서 하나만 딱 고르기 어렵다"고 말할 정도로 일상에 행복이 넘치는 김소희의 '희로애락'을 공개한다.
첫 데뷔작, 영화 '비밀은 없다'가 선물한 기쁨. 김소희는 경험 삼아 도전한 '비밀은 없다' 오디션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아 배우로 데뷔해 행복했다. /이덕인 기자 |
◆ 희(喜), 기쁨
16살, 아나운서의 꿈을 키우던 김소희는 우연히 연기자의 길로 접어들었다. 학교의 추천으로 배우기 시작한 연기는 2016년 개봉작 영화 '비밀은 없다'를 통해 스크린 데뷔로 이어졌다. 당시를 회상하던 김소희는 모든 순간이 "행운이었다"고 말하며 얼굴에 밝은 미소를 띠었다. 또 데뷔작을 소화하면서 손예진을 롤모델로 정했다.
"데뷔작인 영화 '비밀은 없다'(감독 이경미) 합류가 확정됐을 때 정말 기뻤어요. 중학교 3학년 때 교감 선생님의 추천으로 연기학원을 다니기 시작했죠. 한 달 정도 다녔을 때 연기학원에서 오디션을 보라고 해서 경험 삼아 봤는데 캐스팅이 된 거예요. 운이 정말 좋았죠. 당시에 엄마랑 같이 손잡고 많이 좋아했던 것 같아요. 저한테 처음으로 주어진 큰 기회라 아직도 최고의 기쁨이죠."
입시 생활이 준 답답함. 대학 입시 준비를 하며 김소희는 스스로에게 답답하고 화난 감정을 느꼈다. /이덕인 기자 |
◆ 로(怒), 노여움
긍정적이고 해맑은 성격의 소유자인 김소희 역시 힘들었던 시간이 있었다. 바로 대학 입시 때다. 중학교 시절부터 실전 연기에 돌입했던 그에게도 연기로 대학 문을 두드리는 건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김소희는 답답한 마음을 입시 당시 배워야 했던 한국무용을 통해 풀어나갔다. 대학생이 된 그는 요즘도 한국무용을 즐기며 스트레스를 푼다.
"대학 입시 때 스스로한테 너무 화가 났어요. '어떻게 매일 연기 연습을 하는데 이렇게 안 될 수 있을까?' 싶었죠. 입시 연기랑 미디어 연기랑 너무 다르더라고요. 제가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실전으로 해왔던 건 미디어 연기고 자연스러운 연기였는데, 막상 입시 연기를 하려고 하니 기초부터 너무 다르더라고요. 복식 호흡부터 연극도 많이 봐야 하고, 책도 많이 읽어야 했죠. '그동안 너무 자만했나?' 싶기도 했고 '제가 연기에 대해서 이렇게나 몰랐었나?' 생각이 드니 정말 답답했죠."
엄마의 속상함이 줬던 슬픔. 김소희는 엄마가 고생하며 촬영하는 그를 보고 속상해하는 모습에 몰래 울었다. /이덕인 기자 |
◆ 애(哀), 슬픔
김소희는 최고로 슬펐던 순간을 영화 '비밀은 없다' 촬영 때로 꼽았다. 대구에서 나고 자랐던 그는 영화 일정 소화를 위해 당시 매니저 구실을 해준 어머니와 함께 단 둘이 상경했다. 스스로도 첫 촬영을 소화하며 힘든 순간이 많았지만, 지켜 보는 어머니가 걱정하는 모습에 차마 힘든 내색을 하지 못했다고 속 깊은 마음을 밝혔다.
"처음으로 가족과 친구들과 떨어져 지내야 했어요. 당시 엄마랑 서울에 둘이 올라와서 반년을 살았죠. 또 촬영 당시 한 겨울이었는데요. 반팔, 반바지 입고 촬영하면서 비도 맞아야 하다 보니 몸이 힘들었어요. 근데 힘든 저보다도 지켜보시는 엄마가 더 걱정하시고 속상해하셨죠. 그래서 어리광 부리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고 혼자 울곤 했어요."
색다른 18살 생일. 밤샘 촬영 중에 받은 '깜짝' 생일 파티에 김소희는 감동했다. /이덕인 기자 |
◆ 락(樂), 즐거움
"늘 즐겁고 행복한 사람이고 싶다"는 김소희는 매 순간이 행복해서 언제가 가장 즐거웠던 순간이었는지 꼽기 어렵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한참을 고민하던 그는 손바닥을 탁 치며 "2년 전 드라마 '솔로몬의 위증' 촬영 때 맞이한 생일이 최고로 즐거웠던 순간"이라고 말했다.
"당시 영화를 찍으면서 '솔로몬의 위증'을 촬영했었죠. 생일날 추운 겨울 날씨 속에 밤샘 촬영을 해야 해서 사실 좀 우울했었어요. 엄마랑, 친구랑 같이 생일을 보내고 싶었고 같이 케이크 초도 불고 싶었죠. '아, 내 고등학교 2학년 생일은 이렇게 지나가는구나' 싶었는데 현장에 있던 배우 언니 오빠들, 스태프들이 몰래 케이크를 준비해주고 노래도 불러줘서 너무 감동했어요. 생각지도 못한 선물에 눈물 날 뻔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