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독전'을 통해 배우로 거듭난 11년 차 베테랑 모델 강승현이 지난 15일 '더팩트' 사옥을 찾아 인터뷰를 진행했다. /YG엔터테인먼트, YG케이플러스 제공 |
강승현, '독전'으로 스크린 신고식
[더팩트ㅣ지예은 기자] "김성령 선배처럼 매력적인 배우가 되고 싶어요."
화려한 런웨이를 누비던 11년 차 모델 강승현이 '신인' 배우로 새로운 행보를 시작했다. '베테랑 모델' 강승현은 3주 간격으로 개봉한 영화 '챔피언'(감독 김용완)과 '독전'(감독 이해영)에 연이어 출연하며 배우로 거듭났다.
특히 그는 '독전' 속 마약 거물 이선생을 쫓는 형사 원호(조진웅 분)의 후배 형사 소연 역을 맡아 거친 액션 연기를 펼치며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었다. '독전'은 아시아를 지배하는 유령 마약 조직의 실체를 두고 펼쳐지는 독한 자들의 전쟁을 그린 범죄극이다. 24일 기준 494만 3557명의 누적 관객수를 기록한 '독전'을 통해 강승현은 첫 스크린 데뷔작부터 흥행의 맛을 제대로 보고 있다.
15일 서울 마포구 성암로 <더팩트> 사옥에서 만난 강승현은 '독전' 흥행에 대해 쑥스러운듯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사실 흥행에 대한 감도 잘 없다. 전혀 흥행에 감을 못 잡았다가 기사를 보면서 '독전'이 엄청 흥행이 되고 있는 영화구나 싶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감독도 스태프들도 즐거워하는 걸 보니깐 기분이 너무 좋고 함께 했다는 것 자체가 너무 행복하다"며 소감을 밝혔다.
강승현은 평소 팬이던 배우 조진웅과 모델계 대선배인 차승원과 함께 '독전'으로 호흡한 소감에 대해 "떨리고 감사했다"고 밝혔다. /YG엔터테인먼트, YG케이플러스 제공 |
첫 스크린 데뷔작부터 배우 조진웅, 류준열, 차승원, 故 김주혁 등 여러 연기파 배우들과 함께 호흡한 강승현이 느낀 부담감은 적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강승현은 남다른 감사함을 표하며 당시의 기분 좋은 두근거림과 설렘을 회상했다. 특히 평소 조진웅의 팬이었다는 그는 "(조진웅과) 함께 한다는 것 자체로도 감사한 일이었다. 당연히 노력했어야 했고 호흡을 맞추며 피해를 드리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강승현은 "(조진웅)선배의 존재만으로도 너무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었다"면서 "액션 스쿨에서부터 같이 호흡하면서 배운 게 많았다. 긴 시간 옆에 있었다는 거 자체가 큰 경험이었다"고 덧붙였다. 또 '모델 선배' 차승원과 한 작품에서 만난 부분에 있어서는 "너무 설레고 두려웠다"고 고백했다. 그는 "(차승원)선배와 연기할 때가 가장 긴장됐다. 모델 일을 시작했을 때부터 선배는 톱모델이었기 때문이다"라면서 "마냥 어렵게만 느껴졌는데 촬영하면서 먼저 다가와 주시고 따뜻하게 대해줬다"며 감사를 표했다.
'독전' 속 소연 역을 소화하기 위해 강승현은 세밀한 노력을 기울였다. 모든 액션을 대역 없이 소화한 그는 "액션 스쿨을 다닌 시간만 약 120시간"이라고 말했다. 또 외모적으로도 신경을 쓰지 않았다. 화장기 거의 없는 상태로 머리도 덥수룩한 단발을 유지했다. 모델 일을 하며 스키니한 몸매를 유지하던 강승현은 말라 보이면 안 되는 캐릭터 때문에 세 끼를 꼬박 챙겨 먹으며 4㎏을 찌우기도 했다.
10년의 모델 경력을 쌓아온 강승현이 새롭게 연기를 시작한 것은 분명 만만치 않은 도전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로 영역을 확장한 이유는 무엇일까. 강승현은 "요즘 많은 후배들이 다방면으로 활동하는 걸 보면서 저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앞으로 모델이나 연기하는 거나 모두 선택을 받지 않으면 갈 수 없다. 요즘 과연 제가 어떤 모습을 보여드려야 할지 찾아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새로운 도전, 전혀 두렵지 않아요!" 모델 활동을 하며 수없이 많은 오디션을 경험하고 탈락해본 강승현은 "새로운 시도를 통해 거절당하는 것에 득도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YG엔터테인먼트, YG케이플러스 제공 |
강승현은 새로운 배우 일에 있어서 모델로서의 경험들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11년째 (모델로서) 일하면서 오디션을 하루에도 20개 넘게 봤다. 처음엔 상처받지만 오히려 나중에 무뎌진다. 내가 틀려서 거절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고 먼저 입을 열었다. 이어 "검증된 것 없는 신인이 거절당하는 것은 당연하다. 스스로가 이게(연기 도전)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안다. 하지만 오디션을 보고 새로 무언가를 시도하는 거에 대해서 두려움이 전혀 없다"며 당당한 모습을 드러냈다.
모델 출신인 그에게 롤모델이 되어준 사람은 같이 '독전'에 출연했던 김성령이었다. 강승현은 강렬한 연기를 펼친 김성령에 대해서 "연기와 실제의 모습에서 오는 반전 매력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김성령이 대단한 것 같다"면서 "연기할 때 내면에서 카리스마가 나오는데 다양한 매력이 있어서 그런 게 정말 멋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런 매력적인 부분을 닮아, 멋있게 계속 일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첫 작품부터 무게 있는 연기를 보여준 강승현은 앞으로 하고 싶은 장르와 캐릭터에 대해 묻자 "코미디 장르"와 "밝은 캐릭터"라고 답했다. 실제로 장난기가 많다는 그는 "수준 있는 웃음을 추구하는 하이 코미디 말고 대놓고 웃기는 코미디 영화를 하고 싶다"고 활짝 웃으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