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기의 연예필담] 수지 사태로 바라본 SNS 득과 실
입력: 2018.06.23 05:00 / 수정: 2018.06.23 05:00
가수 겸 배우 수지가 SNS로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사진은 지난 5월 백상예술대상에 참석한 수지. /배정한 기자
가수 겸 배우 수지가 SNS로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사진은 지난 5월 백상예술대상에 참석한 수지. /배정한 기자

수지 SNS 발언, 여전히 논란

[더팩트|권혁기 기자] 쌍떡잎식묵 장미목 장미과 낙엽교목 식물인 사과를 둘러싼 말들이 많이 있죠. 그 중 아침에 먹으면 '금' 사과, 저녁에 먹으면 '독' 사과라는 말이 있습니다. 물론 저녁에 먹어도 좋을 때도 있지만 흔히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때에 따라 득이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는 것이죠.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자신에게 도움을 줄 수도, 난처함을 줄 수도 있는 게 SNS입니다.

지난 1986년 11월부터 2013년 6월까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소속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이끌었던 명장 알렉스 퍼거슨 경은 "SNS는 인생의 낭비다. 우리는 그것 없이도 할 수 있는 일들이 수만 가지가 있다"고 실제로 말한 적은 없습니다. 그런데 맨유 선수들이 SNS로 논란을 많이 일으키자 퍼거슨 경이 이런 말을 했다는 루머가 전 세계적으로 퍼진 것이죠. SNS의 좋지 않은 영향이 크게 부각된 사례입니다.

그러나 SNS의 순기능 역시 존재합니다.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고, 누군가 잃어버린 강아지를 찾아주고, 심지어 어릴 적에 생이별한 쌍둥이가 서로를 알아보고 재회하기도 했죠. 잘 활용하면 스타들도 SNS를 팬과 소통의 창구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영화 트윈스터즈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어릴 적 미국과 프랑스로 각각 입양된 쌍둥이 자매는 SNS를 통해 서로를 알아보고 재회한다. /영화 트윈스터즈 스틸
영화 '트윈스터즈'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어릴 적 미국과 프랑스로 각각 입양된 쌍둥이 자매는 SNS를 통해 서로를 알아보고 재회한다. /영화 '트윈스터즈' 스틸

다큐멘터리 영화 '트윈스터즈'로 알려진 이 이야기는 실화입니다. LA에 사는 사만다가 어느날 프랑스에 사는 동갑내기 아나이스 보르디에로부터 페이스북 친구 신청을 받습니다. 아나이스는 우연히 유튜브에서 자신과 똑 닮은 사만다를 발견한 뒤 인터넷을 뒤져 SNS 메시지를 보낸 것이죠. 결국 재회한 쌍둥이 자매는 1987년 대한민국 부산에서 태어나 각각 미국과 프랑스로 입양된 사실이 밝혀져 더욱 화제를 모았습니다.

가수 겸 배우 수지(24·본명 배수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사설이 길었습니다. 수지는 지난달 불거진 '양예원·이소윤 성추행 사건 국민청원'에 지지한다는 의사표시를 SNS에 올렸습니다. 양예원·이소윤 씨는 자신들이 과거 피팅모델을 할 당시 불법 누드촬영을 강요받았으며 성추행을 당했다고 털어놨죠.

수지가 SNS에 올리자 대중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수지는 "이 충격적인 사건이, 용기 있는 고백이 기사 한 줄 나지 않았다는 게 너무 안타까웠다. 만약 이 글이 사실이라면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아야 할 것 같았다"고 SNS에 올린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분명 좋은 의도로 글을 올린 것이지만 수지에게 불똥이 튀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수지가 언급한 원스픽쳐 스튜디오는 현재는 양예원 씨와 상관이 없었던 것이죠. 원스픽쳐 스튜디오 운영자 이모 씨는 "2016년 1월에 인수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이미 일파만파 알려진 상황이었습니다. 이씨는 박상기 법무부 장관, 국민청원글을 작성한 시민 2명, 수지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걸었습니다. 수지 때문에 자신들의 피해가 더욱 늘었다는 것이죠.

물론 수지가 정확하게 알아보지 않은 상황에서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분명 도의적 책임이 수지에게 있는 것이죠.

하지만 이번 일로 SNS에 부정적인 면만 부각되지 않길 바랍니다. '착한 사마리아인 법'처럼 수지는 도덕적 의무를 생각했을 수 있지 않습니까? '괜히 귀찮아질 수 있는 일에 엮이지 말자'라는 생각보다는 '내가 먼저 도와주자'라는 마음가짐이 절실한 요즘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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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이슈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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