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일홍의 연예가클로즈업] 탁재훈의 '부활' 원천은 '겸손'과 '감사'
입력: 2018.05.23 08:13 / 수정: 2018.05.23 08:41
원조 예능스타의 부활. 탁재훈은 완벽하게 자신감을 되찾아 특유의 끼와 순발력으로 전성기 시절을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임영무 기자
'원조 예능스타의 부활'. 탁재훈은 완벽하게 자신감을 되찾아 특유의 끼와 순발력으로 전성기 시절을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임영무 기자

[더팩트|강일홍 기자] 현대사회는 놀이와 재미를 즐기는 인간의 시대, 즉 호모루덴스로 불린다. 호모루덴스(Homo Ludens)는 유희의 인간을 뜻하는 용어다. 문화사를 연구한 호이징가에 의해 창출된 개념으로, 인간의 본질을 유희라는 점에서 파악하려는 인간관이다. 단순히 놀고 즐기는 데만 그치는 게 아니고 정신적 창조활동까지를 담고 있다.

'아는 사람이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이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 공자(孔子)의 '지지자불여호지자, 호지자불여락지자'(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에서 유래된 말이다. 공자는 중국 산동성(山東省) 곡부(曲阜)에서 태어났다. 2500여년 전 동양사상과 정치철학을 집대성한 그의 유희인간에 대한 설파는 매우 의미심장하다.

인간에게 즐기고자 하는 욕망은 누구에게나 똑같다. 제왕이 노는 것과 범부, 필부가 노는 것은 격식과 내용에 차이가 있을지언정 정신적 희열을 추구하고자 하는 근본까지 다를 수 없다. 물론 같은 놀이나 재미라도 언제 누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비치는 시선이 달라지기도 한다. 체면과 이목이 두려워 욕구를 절제하는 일은 그래서 더 힘들다.

복귀 3년만에 해법을 찾았다. 탁재훈이 최근 진정성 있는 반성과 환골탈태의 각오를 밝힌 가운데 완벽한 변신을 벼르고 있다. /임영무 기자
"복귀 3년만에 해법을 찾았다". 탁재훈이 최근 진정성 있는 반성과 환골탈태의 각오를 밝힌 가운데 완벽한 변신을 벼르고 있다. /임영무 기자

◆ 도박, 방향 잃은 스트레스 분출구 '한 순간 욕망' 공든탑 와르르

연예계의 청춘남녀 스타가 열애설의 주역이 되는 일은 흔하다. 늘 카메라와 대중의 시선을 의식해야하는 이들에게는 연애조차도 맘대로 할 수 없다는 사실은 스트레스이고 압박이다. 결국 절제라는 이름으로 희생이 강요되는 셈인데 긴장감의 무게가 클수록 그에 상응한 무언가 적절한 분출구가 있어야한다는 점에서 보면 매우 아니러니한 현실임에 틀림없다.

연예계에서는 또 일부 남자 연예인들이 도박의 늪에 빠져들어 대중의 질타를 받는 일이 종종 있다. 한순간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실수로 공든탑을 무너뜨린 뒤 가슴을 치고 후회해도 이미 늦는다. 술과 이성에 대한 관심과 재미를 다른 쪽에서 찾다가 '도박'이라는 마수에 걸려드는 게 대부분이고, 그래서 이를 일종의 풍선효과로 분석하기도 한다.

한때 방송가 개그맨들이 친목을 핑계삼아 공공연히 집에서 포커판을 벌인 적이 있다. 명목은 집들이나 어린 자녀의 돌찬치 뒤풀이였지만 목적은 도박이었다. 이런 자리를 주기적으로 가지면서 아이디어 고갈과 스트레스에 대한 분출구로 삼았다. 더러는 돈을 잃고 따는 과정에서 생긴 불미스러움으로 돈독해야할 선후배 간 앙금이 드리워지는 병폐가 됐다.

재능을 인정받을수록 더 성실하고 겸손하게. 탁재훈은 최근 필자와 만난 자리에서 겸손과 감사의 마음을 새로운 모토로 삼았다고 밝혔다. /임영무 기자
'재능을 인정받을수록 더 성실하고 겸손하게'. 탁재훈은 최근 필자와 만난 자리에서 '겸손'과 '감사'의 마음을 새로운 모토로 삼았다고 밝혔다. /임영무 기자

◆ 탁재훈, 호모루덴스형 날개짓 '뛰고 나는 사람 위에 즐기는 사람'

양세형 붐 앤디 토니안 이수근 신정환 김용만 탁재훈 등은 모두 도박 사건에 연루돼 곤욕을 치른 주인공들이다. 오랜 자숙 기간을 거쳐 방송에 복귀해도 예전의 명성과 인기를 되찾기는 좀체 쉽지 않다. 더러 성공적인 복귀로 활발하게 활동을 해도 마음 한편에 앙금은 남게 마련이다. 환골탈태하는 각고의 노력과 반성 없이는 털어내기가 쉽지 않다.

도박을 놀이의 일종으로 언급하는 건 무리가 있지만, 전문가들 중에는 연예인들이 도박에 빠져들기 쉬운 환경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시간이 구속되지 않은 자유로운 직업인 데다 일거에 수천만원씩 개런티가 보장된 금전적 여유가 빌미를 만든다. '단도박'(斷賭博)의 상징인물인 황기순은 "도박은 인기 스트레스의 빗나간 분출구"라고 말한다.

탁재훈이 요즘 '부활'의 날갯짓을 하면서 새삼 방송가의 주목을 받고 있다. 완벽하게 자신감을 되찾아 특유의 끼와 순발력으로 전성기 시절을 능가한다는 평가다. 필자가 만나본 탁재훈은 확실히 달라졌다. 그의 새 모토는 '겸손과 감사'의 마음이었다. '뛰는 사람 위에 나는 사람, 그 위에 즐기는 사람'이라는 말이 있다. 욕심과 조바심을 버리고 진정한 호모루덴스형 예능인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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