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명진 교수, PD수첩의 해명 요구에 협박과 경찰 호출로 응답
입력: 2018.05.23 07:57 / 수정: 2018.05.23 07:57
22일 MBC PD수첩은 소리공학자 배명진 교수 관련 의혹을 집중 조명했다. /MBC 방송화면
22일 MBC 'PD수첩'은 소리공학자 배명진 교수 관련 의혹을 집중 조명했다. /MBC 방송화면

배명진 교수 '성완종 녹취록'을 '거짓'으로 본 이유

[더팩트ㅣ박대웅 기자] 배명진 교수가 끝내 경찰을 불러 'PD수첩' 제작진을 내쫓았다. 22일 MBC 시사 프로그램 'PD수첩'은 '음향 전문가'이자 '소리공학자' 배명진 숭실대학교 교수 관련 의혹을 파헤쳤다.

배명진 교수는 2012년 제주 도남동에서 발생한 제주방어사령부 소속 김모 하사 사망사건의 음성 분석을 맡았다. 그는 최초 신고자가 숨진 김 하사의 부대 선임 목소리와 유사하다는 결론을 내놨다. 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음성 분석 결과 신고자와 부대 선임은 다른 사람으로 밝혀졌다. 배명진 교수의 잘못된 목소리 분석으로 죄 없는 사람이 살인 누명을 쓸 뻔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전옥엽 박사는 배명진 교수의 당시 분석에 대해 "이건 완전 무고다. 상당히 잘못한 거다.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너무나 논리적 비약 표현을 한 거다"고 지적했다.

배명진 교수는 'PD수첩' 제작진과 통화에서 "그걸 왜 입증해야 하나. 그건 내 과학적 수준을 테스트해보겠다 그 이야기밖에 안 된다"면서 "노벨상 받을 만한 일도 하고 있다. 과학적으로 연구해 세계적 인정을 받는 날 비토하는 사람이 없겠냐. 그런 데 휘말리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배명진(오른쪽) 교수가 자신의 과학적 지식을 시험하지 말라며 PD수첩 제작진과 언쟁을 벌이고 있다. /MBC 방송화면
배명진(오른쪽) 교수가 자신의 '과학적 지식을 시험하지 말라'며 'PD수첩' 제작진과 언쟁을 벌이고 있다. /MBC 방송화면

'PD수첩' 제작진은 직접 배명진 교수를 찾아갔다. 배명진 교수는 촬영 중인 카메라를 막아서며 자신을 못 찍게 하면서 "25년 전문가를 뭐? 의혹으로 날 무시하겠다고? 당신 그런 권한 있어? 25년 되면 한마디씩만 해도 곱하기 365일 해갖고 의혹이 생길 수 있다"라면서 "의혹 검증 하냐고, 딴소리 하지 말고. 빨리 나가. 안 그러면 경찰 오게 돼 있어"라고 소리쳤다.

배명진 교수는 전문가의 기준을 묻는 물음에 "PD면 좀 유식해야지"라며 "우리 소리공학연구소 25년 됐다. 그럼 전문가 아니냐"고 말했다. 결국 'PD수첩' 제작진은 배명진 교수가 부른 경찰에 쫓겨났다.

또한 'PD수첩'은 고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이 남긴 마지막 음성 파일에 얽힌 의혹도 전했다. 2015년 4월 유력 정치인들에게 돈을 전달했다는 고인의 음성파일이 공개되자 검찰은 이완구 당시 총리를 뇌물수수혐의로 기소했다.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이완구 총리는 2심을 준비하며 배명진 교수에게 '성완종 녹취' 감정을 의뢰했다.

감정 결과는 이랬다. "고 성완종 회장이 이완구에게 줬다는 금액을 이야기할 때 평균 67.2% 진실성이 얻어졌고 오락가락하며 모호하게 발성했다." 사실상 성완종 회장의 증언이 허위라는 감정 결과다.

익명의 음성학자는 "연구자들은 사람이 거짓말할 때와 안 할 때 목소리에서 어떤 특징이 나타나는지 알고 싶어한다"면서 "너무 복잡하고 어려워 지금까지 연구 결과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배명진 교수 연구실에 그런 게 있는 것처럼 이야기되고 있다"며 "그렇다면 음성 거짓말 탐지기가 얼마나 신뢰할 만한지를 객관화한 다음에 정부에 팔면 된다. 그게 사실이라면"이라고 말했다.

bd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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