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왕' 조용필 50주년 콘서트. 가수 조용필이 12일 오후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2018 조용필&위대한 탄생 50주년 전국투어 콘서트-Thanks to you 서울'을 열었다. /조용필 50주년 추진위원회 제공 |
조용필 세 번째 우중 콘서트, 4만5000팬 '떼창' 이끌어
[더팩트ㅣ잠실=지예은 기자] "여러분 앞에 있으면 마음이 편해요. 저는 평생 딴따라인 것 같습니다!"
가수 조용필(68)이 데뷔 50주년 기념 투어의 포문을 열었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영원한 오빠'를 보기 위한 4만5000여 팬들의 환호와 열광은 매우 뜨거웠다.
12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2018 조용필&위대한 탄생 50주년 전국투어 콘서트-Thanks to you 서울'(이하 '땡스 투 유')이 진행됐다. '가왕' 탄생 5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이자, 조용필이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여는 7번째 단독 콘서트이기도 하다.
지난달 20일 첫 발매된 '땡스 투 유' 서울 공연 티켓은 오픈 10분 만에 전석 매진되는 폭발력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이날 오전부터 비가 내리는 가운데 기상예보에 따라 전날부터 문의 전화가 이어졌다. 하지만 공연제작사 측은 이날 오전 <더팩트>에 "예정된 공연은 인터미션 없이 150분을 꽉 채운 세트리스트로 진행되며 우천 시에도 변동 없이 정상 진행된다"고 밝혔다.
본 공연에 앞서 오후 6시 45분부터 딩고 '일소라 커버 프로젝트' 선발팀 3팀이 줄지어 들어오는 관객들을 맞이했다. 이들은 조용필 히트곡 '바운스', '바람의 노래', '헬로'를 재해석한 무대로 시선을 모았다. 10대부터 70대 남녀노소가 우산과 우비를 들고 현장을 찾은 가운데, 다수의 4050세대들의 손에는 야광봉과 응원 팻말이 쥐어져 있었다. 보이그룹 '세븐틴'이 오프닝 무대를 장식하며 조용필의 '단발머리'를 불렀다. 세븐틴은 해당 노래를 리메이크해 지난 5일 방송된 KBS2 예능 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에서 '조용필 50주년 기획 3부'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단발머리'로 현장 분위기를 한껏 띄운 세븐틴은 "'불후의 명곡'을 통해 선생님과 좋은 인연이 돼 오프닝 공연을 하게 됐다. 영광이다. 선생님의 50주년 진심으로 축하드인다"고 운을 뗐다. 이어 "오늘 비가 오는 이유를 아시나, 여러분이 조용필 선생님을 사랑하는 뜨거운 마음이 비를 내리게 한 것 같다"고 말해 환호를 이끌었다. 또 "우리는 상상도 못한 긴 세월 수많은 명곡으로 팬분들을 기쁘게 해주셨다. 이 자리에 선 것만으로도 영광이다"고 덧붙였다.
'가왕'의 등장에 앞서 후배 가수 및 배우들이 50주년 공연 축하 메시지를 전하는 영상이 재생됐다. 해당 영상에는 가수 이선희 이승기 아이유를 비롯해 배우 이덕화 안성기 송광호 이서진, 모델 장윤주 등이 등장해 조용필을 응원했다. 현장에는 이선희와 이승기가 모습을 드러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조용필과 이선희는 긴 시간 가요계에서 함께한 선후배로 지난달 평양에서 열린 '2018 남북평화협력 기원 남측 예술단 평양 공연-봄이 온다' 공연에 함께하기도 했다.
이날 조용필은 백색의 슈트와 검은 선글라스를 끼고 등장해 관객들의 환호와 함성을 이끌었다. /조용필 50주년 추진위원회 제공 |
오후 7시 57분 무렵, 조용필이 '땡쓰 투 유'를 노래하며 등장했다. 백색의 슈트와 검은 선글라스를 믹스앤매치한 그의 등장에 관객들은 "오빠, 용필이 오빠!" 등의 환호와 함성을 쏟아냈다. "형!"을 외치는 소리도 여기저기서 들려 조용필이 웃음을 짓기도 했다.
팬들의 응원에 그는 '여행을 떠나요'를 시작으로 '못찾겠다 꾀꼬리', '바람의 노래', '그대를 사랑해', '어제 오늘 그리고', '창밖의 여자', 'Q', '한오백년', '그 겨울의 찻집',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서울 서울 서울', '돌아와요 부산항에', '잊혀진 사랑' 등 수많은 사랑을 받은 히트곡 무대로 잠실벌을 뜨겁게 달궜다.
조용필은 빗속에 열광적인 응원을 보내준 팬들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을 동시에 드러냈다. 그는 "계속 날씨가 좋다가 왜 오늘 비가 오냐. 미치겠다. 저야 괜찮지만 여러분 비를 맞게 해서"라며 팬들의 마음을 헤아렸다. 이날 공연은 그의 세 번째 우중 콘서트다. 조용필은 "비가 와도 여태까지 중간에 나가신 관객들이 없었다"면서 이번 공연도 끝까지 즐겨주기를 당부했다.
공연이 중간에 이를 무렵, 조용필은 '고추잠자리', '단발머리', '킬리만자로의 표범'을 선보여 무대의 열기를 최대로 끌어올렸다. 관객들의 환호도 더욱 뜨거워졌다. 그는 발라드, 록, 댄스, 민요 등 장르를 넘나드는 음악성이 담긴 무대로 '가왕'의 건재함을 과시했다. 예상대로 150분 공연을 꽉 채운 그는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감격스럽다. 그리고 감사하다"며 "음악이 좋아 취미로 시작해서 평생 하게 됐다. 여러분이 있어서 50년까지 했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조용필은 폭우에도 불구하고 앙코르까지 180분에 가까운 열정 가득한 공연을 선보여 관객들과 추억을 공유했다. /조용필 50주년 추진위원회 제공 |
조용필은 특유의 위트 있는 멘트도 전하며 웃음을 유도했다. 그는 "팬들의 앞에 서면 마음이 편안해진다"며 "평생 딴따라인 것 같다"고 고백했다. 이어 "여러분들께 내 노래를 다 부르려면 3일은 걸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직접 통기타를 들고 공연도 하고 팬들과 대화도 나누며 무대를 꾸몄다.
'슬픈 베아트리체'를 끝으로 공연을 마친 조용필은 팬들의 앙코르 요청에 '꿈', '친구여', 'BOUNCE'를 선보였다. 그리고 연신 "감사하다"고 말하며 90도 인사를 했다. 앙코르까지 180분 가까운 공연을 선보인 그를 보며 팬들은 "저 나이에도 열정이 넘친다" "대단하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감탄했다.
폭우도 잠재울 만큼 열정 가득한 '가왕'의 무대와 팬들의 환호로 현장은 축제와 같은 화려하고 감동적인 무대가 됐다. 이날 공연은 그의 히트곡을 총망라한 무대였을 뿐만 아니라, 조용필 음악의 역사와 시대상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자리였다. 또한 모든 사람이 서로에게 추억과 감사함을 공유할 수도 있었다.
한편, 조용필은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오는 19일 대구 월드컵경기장, 6월 2일 광주 월드컵경기장, 6월 9일 의정부 종합운동장 등에서 '땡스 투 유' 투어를 이어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