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대군' 주상욱 "결혼 후 안정, 최종 목표 연기대상"
입력: 2018.05.13 05:00 / 수정: 2018.05.13 05:00
배우 주상욱은 9일 서울 강남구 언주로의 한 비즈니스센터에서 더팩트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윌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주상욱은 9일 서울 강남구 언주로의 한 비즈니스센터에서 '더팩트'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윌엔터테인먼트 제공

"두 달 뒤면 아빠... 떨리고 기대된다"

[더팩트ㅣ강남=지예은 기자] 탄탄한 연기 내용으로 섬세하면서도 선 굵은 감정 연기를 선보이는 배우 주상욱(40)이 또 한번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주상욱은 지난 6일 종영한 종합 편성 채널 TV조선 주말 드라마 '대군-사랑을 그리다'(이하 '대군', 극본 조현경·연출 김정민)에 출연했다. '대군'은 한 여자를 둘러싼 형제의 핏빛 혈투를 그린 사극이다. 그는 2인자로 태어난 설움 속에서 왕이 되려는 야망을 품은 진양대군 이강 역을 맡았다. 권력욕에 폭주하는 악랄한 캐릭터지만, 성자현(진세연 분)을 향한 애절한 짝사랑으로 시청자들을 눈물짓게 만들었다.

9일 서울 강남구 언주로의 한 비즈니스센터에서 <더팩트>와 만난 주상욱은 여유와 웃음을 잃지 않았다. 그는 "참 편안했던 촬영이었다. 정말 재밌었다"며 종영 소감을 밝혔다. 주상욱은 "배우로서 사극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추억이자 영광이라 생각한다"면서 "특히 왕만이 가진 매력도 알 수 있어서 좋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주상욱은 사극 출연을 갈망해왔다. 첫 사극이었던 MBC '선덕여왕'(2009) 이후 '대군'을 만나기까지 무려 9년이 걸렸다. 주상욱은 "사극을 해볼 기회가 한두 번 정도 있었는데, 어떻게 잘 안 됐다"고 운을 뗐다. 또 "그래서 우선 사극이기 때문에 ('대군'을) 선택했다. 사극 의상과 분장도 너무 멋있지 않나"며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이어 "사극이자 왕 배역이라 선택한 것도 있다"면서 "'이강'이라는 인물이 조금은 독특하다. 그런 캐릭터를 대본에서 보는 것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주상욱은 "사실 (작품 선택하기에 앞서) 악역이라 조금 고민했지만, 악역이긴 악역인데 명분이 확실한 악역이었기에 시도해 보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대군'은 주상욱의 결혼 후 첫 작품이다. 올해로 결혼 1주년을 맞는 주상욱은 배우 차예련(33)과 1년여의 열애 끝에 지난해 5월 부부의 연을 맺었다. 차예련은 현재 임신 8개월 차로 오는 7월 말 출산 예정이다. '예비 아빠' 주상욱은 첫째 태명을 '대순'('대군'이었다가 성별이 딸로 밝혀져 '대순'으로 바꿈)으로 지을 만큼 '대군'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다.

다음은 주상욱과 나눈 일문일답.

-소름 끼치는 악역 연기와 압도적인 흡입력으로 호평 세례를 받고 있다. 캐릭터 잡기 어렵지는 않았나.

연기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듣기는 했다. 사실 연기하기 어렵지는 않았다. 기쁘면 웃고 슬프면 울면 되니깐 감정 표현적인 면에서는 괜찮았다. 하지만 캐릭터가 나아가려는 방향이 뚜렷하지 않아서 힘든 부분은 있었다. 어떤 특정 장면에서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감독님도 잘 모르는 부분도 있었고, 시청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모르니, 감독님만 믿고 따랐다. 초반에 감독님이 '괜찮다 괜찮다'하셔서 같이 만들어 가다 보니 좋은 결과가 있던 것 같다.(웃음)

-'대군' 제작발표회 때를 비롯해서 처음부터 확신이 있던것 같던데.

사실 자신감은 늘 넘쳤다.(웃음) 결과가 잘 안 따라줄 때가 있어서 그렇지,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 같다. 배우라면 당연히 확신을 갖고 연기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시청률 같은 부분에서는 정답을 알 수 없다. (확신이) 엇나간 경우도 많지만, 잘 맞아떨어진다면 이런('대군'에 대한 호평)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

지난 6일 종영한 대군에서 이강역을 맡아 연기 호평을 받고 있는 주상욱은 아직도 더 나은 연기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윌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 6일 종영한 '대군'에서 '이강'역을 맡아 연기 호평을 받고 있는 주상욱은 아직도 더 나은 연기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윌엔터테인먼트 제공

-시청률 5% 공약인 '프리허그' 지키러 가지 않나.

앞선 기자간담회에서 말했던 희망 시청률은 그저 바람이었다. 그런데 진짜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웃음) 보통 공약은 좀 나오기 힘든 시청률을 바탕으로 정하지 않나. '설마 그 정도(5%)까지 나올까?' 싶었다. 진짜 생각도 못 했던 결과다. 이럴 줄 알았다면 좀 더 높여서 부를 걸 싶기도 하다.(웃음) 그런데 시윤이(윤시윤)한테만 '프리허그' 해주는 거 아닐까 조금 걱정된다.(웃음)

-실존 인물인 수양대군을 모티브 했지만 달랐다. 결과에 만족하는지.

마음에 든다. 마지막도 '이강'다운 죽음이었던 것 같다. 앞서 죽는 방법에 대해서 감독님이 많이 고민하셨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제일 이강다웠다고 생각하고, 캐릭터의 정점을 찍는 그런 죽음이 아닌가 싶다. 사실 아쉬운 부분이 하나 있다. 마지막 죽는 씬을 방송 이틀 전에 찍었다. 시간도 별로 없어서 원테이크로 빨리 끝내야 했다. 굉장히 중요한 씬이었고 연출이나 연기적으로 좀 더 준비가 필요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웠다.

-죽는 연기를 리얼하게 잘했다.

촬영이 다 끝나고 나서 든 생각인데, 이강이 너무 죽어가는 것 같다는 생각에 약해 보이고 너무 현실적이지 않았나 싶었다.(웃음) 원래 같으면 '다시 한번 갈게요' 하면서 여러 번 시도해 봤을 텐데 그렇지 못 했다. 좀 더 태연하게 죽었으면 좋았을 텐데... 많이 아쉽다. 극 중 "그 누구도 나를 위해서 울지 마시오..."라는 대사도 잘 못 살린 것 같다. 하필 제일 중요한 씬에서 제일 연기를 못한 것 같다.

-그렇다면 제일 기억에 남는 대사는 무엇일까.

대사 중에 "난 게장도 못 먹고..."하는 부분이 있는데 너무 웃겼다.(웃음) 개인적으로는 게장을 좋아한다. '게장'이라는 단어를 왕이 이야기 하는 거 자체가 재밌었다. 스태프들도 좋아했고, 대사뿐만 아니라 모든 과정이 즐거웠다.(웃음)

-같이 연기했던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나.

시윤이(윤시윤)랑은 서로 되게 편하게 연기했던 것 같다. 극중 이강과 이휘(윤시윤 분)가 서로를 믿고 맡기며 연기했다. 그런 면에서 굉장히 좋았던 것 같다.(웃음) 세연이(진세연)와 호흡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놀란 것은 대사가 정말 많은데 드라마 시작부터 끝까지 한 번도 틀린 적이 없다는 것이다. 엄청나게 노력했다는 뜻일 텐데... 극찬하고 싶다.(웃음) 집중력과 근성이 정말 대단하다. 같이 연기하는 호흡이 굉장히 중요한데 효영이(류효영)랑도 너무 재미있게 연기했다.(웃음) (류효영이) 사극은 처음이라 어려움이 있던 터라 개인적으로 궁금한 것도 (나에게) 많이 물어봤다.

-후배 배우들에 대한 칭찬이 끊이지 않는데, 스스로에 대한 '셀프 평가'를 한다면.

나는 근성이 부족한 것 같다.(웃음) 대사가 길고 말이 어려우면 (대본을) 계속 볼 수밖에 없다. 그런데 내가 봐도 너무 해이해질 때가 있는 것 같다. '안돼, 그러면 안되지...' 하면서 집중하려고 했는데 근성이 조금 부족했던 때가 있던 것 같다. 그래도 '이강'이라는 캐릭터가 나한테 너무 신선하다 보니 참 즐겁게 촬영했던 것 같다. 매 씬을 즐겁게 촬영했던 것은 정말 좋았다.(웃음)

-그렇다면 '이강'을 인생 캐릭터라고 할 수 있을까.

인생 캐릭터이자 신선한 캐릭터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여태 했던 배역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캐릭터 다섯 손가락에 드는 캐릭터다.(웃음) 상당히 기억에 남을 것이다.

-결혼 전과 후, 연기적으로 달라진 점이 있나.

연기적으로 분명 성장한 것 같다. 그런데 연기력이 갑자기 좋아졌다기보다는, 작품을 할 때 몰입도가 올라간 것 같다. 배우가 연기할 때 집중을 해야 하지 않나. 잡생각이 줄고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대사를 외우고 연기를 할 때에도 안정감이 생긴 것 같다. (결혼 후) 불안감이 없어졌다고 해야 할까.(웃음)

아빠라는 단어 아직 와닿지 않아. 예비 아빠 주상욱은 오는 7월 말 대순(주상욱·차예련 부부 딸 태명)이와 만남을 앞두고 있다. /윌엔터테인먼트 제공
"'아빠'라는 단어 아직 와닿지 않아." '예비 아빠' 주상욱은 오는 7월 말 대순(주상욱·차예련 부부 딸 태명)이와 만남을 앞두고 있다. /윌엔터테인먼트 제공

-두 달 뒤면 아빠가 된다. 실감이 나는가.

아직 '아빠'라는 단어가 좀 어색하다.(웃음) 하지만 두 달 뒤면 와닿지 않을까 싶다. 지금은 그저 떨리고 기대되고 신기하다. 아내(차예련)는 태어날 아이가 '오빠 닮았으면 좋겠다'고 하는데, 나는 서로의 장점을 닮길 바란다. 오히려 '누구를 닮았으면 좋겠다'하기보다는 '이것만은 닮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더 한다.(웃음) 아들이 부담스럽다고 하던데, 아내(차예련)는 벌써 아들을 낳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한다.(웃음) 하지만 연년생은 피하려고 한다. 하하하.

-출산 예정일이 정말 코앞이다.

7월 말 출산 예정이라서 이제는 충실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대군' 촬영 때문에) 같이 시간을 못 보냈으니깐 이제는 같이 시간을 보내야겠다. 당장 차기작 계획도 없다. (갑자기 생각난) 재미있는 사실은 태어날 아기도, 아내도, 나도 모두 7월 생이라는 것이다.(웃음)

-아빠로서 제일 해보고 싶은 것이 있나.

태어나자마자 하기는 좀 힘들겠지만, 대순(주상욱·차예련 부부 딸 태명)이가 조금 더 크면 같이 하고 싶은 것이 있다.(웃음) 소소하지만 아빠, 엄마, 아기가 같이 앉아서 함께 식사하고 싶다. 카 시트도 얼른 달고 싶다. 이미 다 사놨다.(웃음) 소소한 것들이지만 함께한다는 것에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데뷔 20년 차, 늘 쉬지 않고 달려온 것 같다.

지금은 결혼하고 그러면서 작품을 많이 안 하지만 '에어시티'(2007) 때부터 계속 작품을 이어서 했다. 그때는 군대 다녀오고 28~29살 정도였는데, 아무도 모르는 신인이고 나이는 좀 있다 보니 조급했다. 빨리 뭐라고 해야지 싶었고, 그렇게 계속 달려오며 작품에 욕심을 계속 가졌다. 소보다도 더 열심히 살아온 것 같다. 정말 기계처럼 일했다.(웃음) 신인 때는 무조건 작품을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어떤 배우로 기억 남고 싶나.

예전부터 늘 한결같이 하는 말이 있다. 바로 '연기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것이다. 대중들에게 연기를 잘하는 배우로 기억되는 사람이 있지 않나. 그런 배우가 되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연기력을 인정해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 최종 목표는 '연기 대상'이다. '청룡영화상'에서 남우주연상을 받고 싶기도 하지만 그건 앞으로 10년 정도는 더 걸릴 것 같다.(웃음)

jie@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