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곤지암' 오아연 "폐교 촬영 진짜 무서웠다…악역 욕심"
입력: 2018.04.19 05:00 / 수정: 2018.04.19 09:54
영화 곤지암 출연배우 오아연이 지난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더팩트 사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아연은 곤지암 흥행에 대해 실감이 나질 않는다고 말했다. /배정한 기자
영화 '곤지암' 출연배우 오아연이 지난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더팩트 사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아연은 '곤지암' 흥행에 대해 "실감이 나질 않는다"고 말했다. /배정한 기자

"페이크다큐 형식이라 스태프도 안 보여 공포감 고조"

[더팩트|권혁기 기자] 영덕 흉가, 제천 늘봄가든과 함께 대한민국 3대 흉가 중 한 곳으로 꼽히는 곳. CNN이 선정한 세계 7대 소름 끼치는 장소 중 하나인 곤지암 정신병원을 소재로 만든 영화 '곤지암'(감독 정범식·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은 10대와 20대 공략에 성공하며 전국 관객 260만 명(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 이상을 기록 중이다. 공포영화로는 독보적인 성적이다.

2014년 영화 '디셈버', 지난해 '침묵'에 이어 세 번째 작품인 '곤지암'에서 주연을 꿰찬 오아연(26)은 실감이 나질 않는다고 먼저 말했다.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성암로 <더팩트> 사옥에서 만난 오아연은 "정말 엄청 좋다. 그런데 사실 실감이 잘 나질 않는다"고 말문을 열었다.

"영화 상영이 끝나야 실감이 날까요? 이렇게 인터뷰를 하니까 영화가 개봉됐고, 내가 뭔가를 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예매 사이트에서 '곤지암'을 발견할 때도 기분이 오묘했죠. 100만 명을 넘기고 200만 명을 넘길 때마다 축하 메시지를 받았는데 정말 감사했죠."

다음은 오아연과 나눈 일문일답.

일부러 공포영화를 찾아 보지는 않는다는 오아연은 제일 좋아하는 작품은 러브레터라고 밝혔다. /배정한 기자
일부러 공포영화를 찾아 보지는 않는다는 오아연은 "제일 좋아하는 작품은 '러브레터'"라고 밝혔다. /배정한 기자

-우선 흥행을 축하한다. 공포영화에 출연했는데 해당 장르를 좋아하나?

일부러 찾아서 즐겨보지는 않는데 싫어하지도 않는 것 같아요. '컨저링'이나 '애나벨'이 유행할 때 찾아보는 정도?(웃음) 무서움이 별로 없거든요. 제 인생영화라고 하는 작품은 이와이 슌지 감독이 연출한 '러브레터'예요. 재개봉을 할 때마다 영화관을 찾아가 보곤 했죠.

-얘기를 들어보니 촬영 때도 무섭지 않았을 것 같다. 배경이 주는 공포가 있는 영화지만 실제 병원에서 촬영한 게 아니라고 알고 있다.

맞아요. 폐교에서 찍었는데 장소가 무섭기는 하더라고요. 박성훈 유제윤과 함께 402호 앞 복도신(scene)을 찍을 때 저희 밖에 없었거든요. 페이크다큐 형식이라 스태프들은 전부 방에 들어가 있고 배우들만 서 있는 곳으로 갑자기 플래시가 터지면서 공포감이 다가오자 진짜 무섭더라고요. 어디서 스태프가 나올지 몰라 더욱 무섭고 놀라곤 했죠.(웃음)

오아연(가운데)은 곤지암에 아연으로 출연했다. 특히 오아연은 자연스러운 연기로 공포심 유발해 한 몫을 했다. /영화 곤지암 스틸
오아연(가운데)은 '곤지암'에 아연으로 출연했다. 특히 오아연은 자연스러운 연기로 공포심 유발해 한 몫을 했다. /영화 '곤지암' 스틸

-페이크다큐 관련해서 정말 연기가 자연스러웠다.

그냥 저였어요. 완전히 저였죠. 다른 배우들 역시 '연기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했죠. 감독님도 꼭 해야만 하는 대사와 찍어야 하는 포인트만 주셨고 나머지는 거의 애드리브가 많았어요. 그래서 저는 감독님이 천재라고 생각해요. 어느 시점(時點)에 누구의 시점(視點)으로 찍어야 하는지를 다 계산하셨으니까요. 그래도 저희가 다 신인이라 조심스럽기는 했죠. 그런데 감독님이 배우들 의견도 다 들어주시고 '지금 네가 느끼는 감정이 어때? 어떤 생각이 들어? 이때쯤 이런 연기를 하면 어때?'라고 물어봐주시기도 했죠.

-배우들이 친했을 것 같다.

(유)제윤 오빠, (박)성훈 오빠가 저랑 9살 차이였고 나머지는 1991, 1992, 1993, 1994년 생으로 친했어요. 특히 (위)하준 오빠는 정말 '의리의리'했는데 촬영장이 부산이었거든요. 하준 오빠는 대부분이 상황실 연기라서 저희와 붙는 날이 없었어요. 따로 찍은 셈이죠. 그런데 하준 오빠는 무전 교신하는 장면에 더욱 실감이 나라며 직접 내려와 앞에서 목소리 연기를 해줬죠. 정말 큰 도움이 됐습니다.

오아연은 일부러 한예종에 입학했다.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자신의 꿈을 쫓은 그는 당당한 흥행배우다. /배정한 기자
오아연은 일부러 한예종에 입학했다.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자신의 꿈을 쫓은 그는 당당한 흥행배우다. /배정한 기자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출신인데 언제부터 배우를 꿈꿨나?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였어요. 제가 동덕여고를 나왔는데 연극반이 있었거든요. 원래는 미술을 전공하고 싶었는데 연극반에서 미술 소품을 만들어줄 수 있느냐고 물어 들어가게 됐죠. 그런데 막상 공연을 하려는데 배우가 부족에 처음 연기를 하게 됐죠. 제 실제 성격은 사람이 많은 곳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길 꺼려했는데 낯선 공간에 올라 수많은 사람이 저를 보고 있는 기분이 나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이런 사람이었나? 내가 이런 것을 좋아했나? 관심을 받는 게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한예종에 들어가게 됐죠. 사실 부모님은 반대하셨어요. 연기를 하겠다고 하니까 아나운서를 권하셨죠. 결국 제 뜻을 꺾지 못해 연기를 시작했는데 지금은 정말 좋아하시죠.

-원하는 학교에 들어가 기뻤겠다.

그럼요. 한예종은 배우를 꿈꾸는 학생들에게는 최고의 놀이터죠. 동기 중에 서은수와 채서진이 있는데 그들처럼 연기를 좋아하는 친구들이 많으니 서로가 계속 자극이 되고 도움이 되죠. 얼마 전에는 연극원 연기과 전공이 아닌 수업을 듣는데 갑자기 교수님이 '공포영화를 왜 보느냐. 관객들은 연합심리가 생기고 영화 속 상황에 내가 처하지 않았다는 것에 안도감을 느낀다'면서 ''곤지암'에 출연한 아연 씨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기습 질문을 하셔서 깜짝 놀랐어요. 심지어 석관동캠퍼스 수업도 아니고 서초동캠퍼스 수업이었는데 말이죠. 뭐라고 답했는지 기억도 나질 않아요.(웃음)

-공포스러웠을 것 같다.(웃음) 영화에서 해 보고 싶은 배역이나 장르가 있다면?

출연작 중에 로맨스가 단 한번도 없었어요. 러브라인이 확실한 아, 짝사랑도 안돼요. 쌍방 통행하는 로맨스 작품을 해 보고 싶어요. 배역만 놓고 생각하면 악역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액션이란 장르도 도전해 볼 목록 중 하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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