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일홍의 연예가클로즈업] 이영자 열풍, '원조 먹방녀'의 부활인가
입력: 2018.04.18 08:28 / 수정: 2018.04.18 08:28
의리와 인간미 넘치는 방송인. 이영자는 절친이었던 고 최진실 사망 이후 가장 많이 슬퍼하고 힘들어 해 지켜보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더했다. /더팩트 DB
의리와 인간미 넘치는 방송인. 이영자는 절친이었던 고 최진실 사망 이후 가장 많이 슬퍼하고 힘들어 해 지켜보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더했다. /더팩트 DB

[더팩트|강일홍 기자] 배우 최진실이 생전 연예인 중 가장 친하게 지낸 친구는 바로 이영자다. 연예계에서는 최진실 이영자 최화정 이소라 정선희 엄정화 백지연 등이 포진한 '자뻑클럽'으로 더 잘 알려졌지만, 이 중에서도 둘은 유독 막역하게 지냈다. 최진실이 불행한 선택을 해 세상을 떠났을 때 이영자가 가장 많이 슬퍼하고 힘들어 했던 것은 바로 그런 이유였다.

"이영자 씨가 잘못했다. 이영자 씨에게 '너무 오버하고 있다. 남들을 웃겨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서 조금 자제했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내가 아는 이영자 씨는 시청자들을 웃기기 위해 언제나 강박증 환자처럼 노력에 노력을 (거듭)하는 친구다. 심지어 이영자 씨는 교회에서 간증을 하면서 과장을 해서라도 신도들을 즐겁게 해주려는 모습을 보인 적이 있다." (고 최진실의 2007년 인터뷰 중)

고 최진실은 절친 이영자를 두고, 생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진심어린 충고와 함께 친구로서 안타까운 심정을 고스란히 내비친 일화다. 지금으로부터 11년전인 2007년 5월이다. 당시 이영자는 또 다른 친구인 모델 이소라와 '가짜 다이아반지 선물' 논란에 휘말려 비판을 받고 있을 때였다. 처음엔 이소라에게, 나중엔 이영자한테 비난 타깃이 맞춰졌다.

한때 이영자는 예능 방송의 속성상 실제와 전혀 다르거나 과장 또는 부풀려지는 이야기에 대한 강박증에 시달렸다. 사진은 지난 3월 MBC 예능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 제작발표회 당시 전현무와 나란히.  /더팩트 DB
한때 이영자는 예능 방송의 속성상 실제와 전혀 다르거나 과장 또는 부풀려지는 '이야기'에 대한 강박증에 시달렸다. 사진은 지난 3월 MBC 예능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 제작발표회 당시 전현무와 나란히. /더팩트 DB

◆ '이소라 다이아반지' 등 논란 딛고 '휴게소 완판녀'로 귀환

이영자가 이소라로부터 건네받은 반지에 대해 밝힌 에피소드가 예상치 못한 논란으로 번진 것인데, 내용인즉슨 모델 이소라가 '다이어트 비디오' 제작을 하면서 자금이 모자라 힘들어했고, 이에 이영자가 자신의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5000만 원을 빌려줬다. 그후 사업에 성공한 이소라가 감사의 뜻으로 다이아 반지를 선물했다. 그런데 그 반지는 감정결과 가짜였다.

이를 본 시청자들은 가짜 다이아몬드 반지를 이영자에게 속이고 선물한 이소라에 대한 비판 의견을 제기했다. 가짜 반지를 준 것처럼 비쳤다. 이소라는 시청자 게시판에 이영자와 제작진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영자 역시 해당 게시판에 "프로그램의 재미를 위해 과장된 연기와 표현으로 친구인 이소라에게 피해를 준 점,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글을 올렸다.

"예능 방송이란 게 그렇다. 사람을 자꾸 오버하게 만들다 보니, 작은 것도 크게 부풀려지는 경향이 있다. 이영자 씨는 예능인으로서 자신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려고 하다가 이렇게 된 것 같다. 어렵게 지상파 프로그램에 복귀하면서 이렇게 다시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니 친구로서 안타깝다. '앞으로는 평소보다 좀 자제해서 (방송을) 해도 괜찮다'고 말했다." (고 최진실의 2007년 인터뷰 중)

이영자는 원조 먹방녀 돌아온 먹방 언니 휴게소 완판녀 인간 맛비게이션 등 따라붙은 명칭도 화려하다. /더팩트 DB
이영자는 '원조 먹방녀' '돌아온 먹방 언니' '휴게소 완판녀' '인간 맛비게이션' 등 따라붙은 명칭도 화려하다. /더팩트 DB

◆ '원조 먹방녀'의 부활, 베테랑 익살꾼 '이영자 신드롬' 열광

고 최진실의 언급대로 이영자는 예능 방송의 속성상 실제와 전혀 다르거나 과장 또는 부풀려지는 '이야기'에 대한 강박증의 희생양이 됐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더구나 당시는 이영자가 체중 감량 및 지방흡입 논란의 후유증으로 얻은 상처가 아물지 않은 상황이었다. 과거사는 소송을 통해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지만, 이소라 논란은 이영자에게 또다른 부담이 됐다.

이영자는 타고난 재치 입담꾼으로 정평이 나있다. 서울예술대학 연극학과를 졸업한 뒤 1985년 연극배우로, 1988년 뮤지컬 배우로 데뷔하지만 이후 주체할 수 없는 끼를 밤무대 등 마이크 앞에서 풀었다. 연기보다는 개그 열정이 먼저 발동했던 셈이다. 낭중지추, 결국 그의 끼와 재능을 알아본 방송관계자의 추천으로 1991년 MBC 특채 개그맨으로 입문하는 기회를 잡는다.

요즘 방송가에 이영자 신드롬이 다시 불고 있다. '원조 먹방녀' '돌아온 먹방 언니' '휴게소 완판녀' '인간 맛비게이션' 등 그에게 따라붙은 명칭도 화려하다. 그가 선택한 음식은 무엇이든 화제가 되는 기이한 현상은 도대체 어디서 기인한 것일까. 시청자들은 지금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익살꾼의 귀환, 완벽한 먹방 철학을 가진 '원조 먹방녀'의 부활에 열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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