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준호가 6.1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앞두고 정계진출설에 휘말리고 있다. 5월 방영을 목표로 준비 중이던 MBC 새 드라마 '이별이 떠났다'에서 자진 하차하면서 보궐건거 출마설에 힘이 실렸다. /더팩트 DB |
[더팩트|강일홍 기자] 연예계에서는 선거철만 되면 거론되는 이름이 있다. 배우 정준호다. 오는 6월13일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걸선거를 앞두고 그의 이름이 또 등장했다.
이번에는 '배우 정준호, 드라마 하차 논란은 보궐선거 출마'라는 지라시 형태의 짧은 정가발 미확인 정보가 나돌면서다. 자유한국당(천안 갑)이라는 구체적인 추가설명도 붙었다. 6월 지방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갑자기 출연 예정 드라마에서 하차하자 정계진출설에 무게가 실린 셈이다.
앞서 정준호는 5월 방영을 목표로 준비 중이던 MBC 새 드라마 '이별이 떠났다'에서 자진 하차했다. 표면상 '사업상 해외출장 스케줄이 드라마 촬영 일정과 겹쳐 제작진과 논의 후 최종 하차를 결정했다'로 정리됐지만, 그 배경에 의혹이 남았던 것은 사실이다. 방송가에서는 "평소 약속과 신뢰, 명분 등 대외 이미지를 중시하는 정준호 씨 스타일은 아니다"면서 "피치 못할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고서는 이런 선택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추측을 내놨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에서 그의 정계 진출설'이 다시 불거지는 빌미가 됐다. 미확인 증권가 정보(지라시)가 이를 부추겼다. 정준호의 진짜 속내는 무엇일까? <더팩트>는 드라마 하차와 맞물린 이런저런 소문에 대해 본인 확인을 거쳐 <팩트체크>로 풀었다.
"아직은 때가 아니다." 6월 보궐선거 출마설이 나돌고 있는 가운데 정준호는 "처음 듣는 얘기다"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사진은 지난해 5월 정준호(사진 원안)가 서울 중구 회현동 제2투표소에서 제19대 대통령 선거 투표를 마친 뒤 주민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문병희 기자 |
√FACT 체크1="보궐선거 출마" vs "마타도어, 불순한 의도"
정준호는 오래전부터 정치에 대한 꿈이 있음을 밝혔다. 방송에서 그는 "사내대장부로 태어나서 일을 하다 보면 많은 분과 지내게 되고 이것저것 관심이 생긴다. 한 번쯤은 해보고 싶은 꿈이다"라고 솔직하게 속내를 털어놓은 적이 있다.
이런 이유로 정준호는 총선이나 지방선거가 있을 때마다 '정계 진출설'에 휘말린다. 정치에 대한 본인의 관심과 남다른 마당 발 네트워크, 또 정치권의 끊임없는 제안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보궐선거 출마설이 나돈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정준호의 고향은 충남 예산이다. 실제로 선거철만 되면 예산 지역구민들 사이에서도 '정준호가 국회에 나가면 당선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얘기는 여러차례 언급돼 왔다.
이번 보궐선거를 두고는 한국당 내에서 천안 갑과 병을 두고 설왕설래 중이라는 뒷얘기까지 따라붙었다. 이에 대해 정준호는 "도대체 누가 그런 내용을 만들어 퍼뜨리는지 모르지만 정작 나는 처음 듣는 말"이라면서 "마타도어라도 누군가 내 이름을 거론해 이익을 보려는 불순한 의도일 것"이라고 일축했다.
정준호는 드라마 하차와 관련해 지난 3월 중순 "사업상 예상치 못했던 해외출장 스케줄이 드라마 촬영일정과 상당부분 겹쳐 제작진과 협의 후 부득이 자진하차했다"고 밝혔다. /더팩트 DB |
√FACT 체크2=드라마 도중하차가 빚은 오해였나?
영화나 드라마의 경우는 구두 출연약속이라도 반드시 지키는 게 룰이다. 주연배우는 통상 6개월 또는 1년 전부터 약속받아 진행되는 일이 흔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드라마 자진하차는 의외로 받아들여졌다. '이별이 떠났다'에서 정준호는 극 중 책임감이 넘치는 항공사 기장 한상진 역을 맡아 배우 채시라와 호흡을 맞출 예정이었다. 비중있는 배역을 맡은 상태에서 갑작스런 하차 선언이 나와 시선이 쏠렸다.무엇보다 스타성 있는 중견 배우가 사전에 스케줄을 염두에 두지 않고 작품을 선택했을 리가 없다는 점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정준호는 "충분히 의아하게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라면서도 "사업상 예상치 못했던 해외출장이 뒤늦게 드라마 촬영일정과 상당 부분 겹치는 걸 확인했고, 정식 출연계약서를 쓰지 않은 상태에서 행여라도 작품에 피해를 주고싶지 않아 제작진과 협의후 결정한 일"이라고 더이상의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FACT 체크3=지금은 때가 아니다?
정준호는 총선 때마다 늘 정계진출 1순위 연예인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여러차례 지역구 출마를 제의받기도 했다. 지인들이 그의 행보가 사뭇 정치인에 가깝다며 붙여준 별명도 그래서 '정 의원'이다.
이번의 경우는 보궐선거 몇 달을 앞두고 출연예정 드라마에서 자진하차한다는 소식과 결부됐다. 주위 정황을 보면 충분히 가능성 있는 얘기지만 정준호 본인은 부인하고 있다. 정치에 대한 관심까지 부인하지 않지만 이번 보궐선거 출마는 아니라고 못을 박았다. 정준호 지인들 역시 '아직은 때가 이르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준호의 최측근 중 한명은 <더팩트>와 전화통화에서 "정치인들과 다양하고 폭넓게 교류하는 배우라는 건 그만큼 야망도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지금 정치권에 나서는 건 아니다. 만류하는 사람이 많다. 우선은 배우로서 사업가로서 충분히 역량을 발휘하는 게 먼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다시 불거진 정준호의 정계 진출설은 측근 및 당사자의 직접 부인으로 일단 사실과 다른 낭설로 판명됐다. 결과만 보면 오비이락(烏飛梨落:어떤 일이 마침 다른 일과 공교롭게 때가 겹쳐 관계가 있는 것처럼 의심을 받거나 난처한 위치에 서게 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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