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당신의 부탁' 임수정 "다큐·쇼 제작 관심…올해 에세이 출간"
입력: 2018.04.14 13:00 / 수정: 2018.04.14 13:00
당신의 부탁 주연배우 임수정. 임수정은 12일 서울 중구 충무로2가 CGV명동역씨네라이브러리에서 더팩트와 만났다. /명필름, CGV아트하우스 제공
'당신의 부탁' 주연배우 임수정. 임수정은 12일 서울 중구 충무로2가 CGV명동역씨네라이브러리에서 더팩트와 만났다. /명필름, CGV아트하우스 제공

'당신의 부탁' 효진 役 임수정 인터뷰

[더팩트ㅣ강수지 기자] 배우 임수정(39)이 데뷔 후 처음으로 작품에서 엄마 캐릭터로 분했다. 12일 서울 중구 충무로2가 CGV명동역씨네라이브러리에서 <더팩트>와 만난 임수정은 영화 '당신의 부탁'(감독 이동은·제작 명필름)에서 활약한 소감부터 앞으로의 활동 계획까지 다채로운 이야기를 나눴다.

'당신의 부탁'은 서로 다른 상실을 겪은 32살 효진(임수정 분)이 세상을 떠난 남편의 아들 16살 종욱(윤찬영 분)의 엄마가 되기로 하면서 각자 다른 방식으로 서로를 가족으로 받아들이고, 독립된 자신으로서 첫발을 내딛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영화는 19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엄마라는 캐릭터가 낯설고 어색하고 이상했지만 사실 몇 년 전부터 저에게 엄마 캐릭터 제안이 들어온다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겠다고 생각했던 터라 제안 들어왔을 때 당황하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극에서 효진이 당황했던 것처럼 16살 아들을 받아들이는 것을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죠. 미혼이고 출산 경험이 없어서 자신이 낳은 아이와 관련한 스토리를 가진 캐릭터였다면 도전하기 어렵지 않았을까 싶어요. 첫 엄마 연기이기는 하지만 저희 영화가 '엄마와 아들'이라는 관계를 규정하는 게 목적이 아니라, 서로를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중요하게 두는 영화라서 접근하기에 부담이 덜했죠."

"섬세한 대사, 감정이 과잉되지 않은 인물들의 관계가 좋았어요. 작품의 전반적인 정서와 결이 너무 좋다 보니까 이런 영화를 연출하고자 하는 감독님을 만나보고 싶은 마음이었죠. 출연하겠다고 의사 전달하고 감독님과 미팅을 했는데 처음 뵌 분인데도 대화가 잘되고 잘 통하더라고요. 작업이 즐겁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연기, 유연해지고 확장돼. 배우 임수정은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영화 당신의 부탁 속 효진 캐릭터 연기 이후 연기가 유연해지고 확장된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명필름, CGV아트하우스 제공
"연기, 유연해지고 확장돼". 배우 임수정은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영화 '당신의 부탁' 속 효진 캐릭터 연기 이후 "연기가 유연해지고 확장된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명필름, CGV아트하우스 제공

임수정이 연기한 효진은 남편을 일찍 잃었으며 우울증을 앓고 있다. 그런 그는 갑작스럽게도 남편과 첫 부인 사이에서 태어난 16살 아들을 키우게 된다. 임수정은 극에서 남편에 대한 그리운 마음과 복잡한 상황,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제가 이렇게까지 힘을 빼고 연기한 적이 없었어요. 감정 표현할 때 힘이 거의 안 들어간 게 효진답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연기했는데, 연기가 어느 때보다 유연해지고 확장된 것을 느꼈죠. 성장했다는 생각을 했어요. 자기가 잘 할 수 있는 좋은 작품을 만나야 연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실제로 유사 가족을 꾸려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어려운 고민이 될 것 같아요. 사실 그런 상황이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어요. 예를 들면 언젠가 평생 살고 싶은 남성이 나타났는데 그 사람이 이혼한 남성일 수도 있고, 아이가 있을 수도 있죠. 선뜻 효진처럼 할 수 있을 거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평소 꼭 혈연만이 가족으로 불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아니어서 진지하게 고민해볼 것 같습니다."

'동안 외모' '청순한 외모'의 아이콘인 임수정에게도 고민이 있을까. 임수정은 매 작품 깊이 있는 감정 연기와 캐릭터 소화력을 보여줘 화려한 수상 이력을 갖고 있다. 첫 영화 주연작인 '장화홍련'으로 지난 2003년 제24회 청룡영화상 신인여우상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2012년에는 '내 아내의 모든 것'으로 제33회 청룡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날 인터뷰에서 임수정은 배우로서 대중에게 각인되는 이미지에 대한 고민을 넌지시 털어놨다.

"많은 분이 저에게 '동안'이라고 말씀해주시는데 저는 나이 드는 걸 느껴요. 자연스럽게 제가 나이드는 걸 받아들이면서 살고 있죠(웃음). 여전히 동안이라고 해주시는 게 참 감사한데 이제 조금 부끄럽네요(웃음). '그걸 뛰어넘을 만한 다른 이미지를 보여드리지 못했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다른 이미지를 기억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배우로서의 몫이라는 생각이 들죠."

올해 에세이 출간 계획. 배우 임수정은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다큐, 쇼 프로그램 제작에 관심이 있다고 고백했으며 올해 에세이를 출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명필름, CGV아트하우스 제공
"올해 에세이 출간 계획". 배우 임수정은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다큐, 쇼 프로그램 제작에 관심이 있다고 고백했으며 올해 에세이를 출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명필름, CGV아트하우스 제공

임수정은 자신에 대해 "게으르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는 상업영화, 독립영화, 저예산영화 등 작품 활동은 물론, 요즘 자신에게 '최고의 재미'라는 팟캐스트 진행부터 책 출간 계획까지 다양한 활동에 손을 뻗고 있다. 영화계에 대한 진중한 고민도 거듭한다. 이날 임수정은 다양성 영화의 힘에 대해 피력하고, 여성 영화인에게 동등한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는 의견도 표현했다. 그러면서 "'천만 영화'를 못 해봤기 때문에 이에 대한 열망, 욕심, 간절함이 있다"고 귀엽게 바람을 드러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여전히 게으른 면은 있는데, 하고 싶은 것들이 점점 선명해지고 분명해지면서 활동적으로 움직이게 되는 것 같다"고 자신을 겸손히 소개하는 임수정이다. 이런 임수정이 바라보고 있는 '선명한' 계획은 무엇일까.

"다큐멘터리에 관심이 있어요. 제작, 기획, 출연 정도로 참여하다가 도저히 감독이 안 구해진다고 하면 연출도 해볼 용의가 있어요(웃음). 연출부터 도전해볼 생각은 없고요. 기획, 제작 쪽으로 관심이 있습니다(웃음). 제 이름을 내건 쇼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고 싶기도 해요. 다른 형태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고 싶기도 하고요. 하고 싶은 게 조금씩 계속 생기고 있어요."

"올해 책을 하나 출간하려고 합니다. 계속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글을 써야 하는 것이 참 어렵더라고요(웃음). 출판사와 얘기를 잘 하고 있는데요. 에세이 장르로 출간할 계획이고, 어떻게든 올해를 넘기지 않으려고 해요. 제 얘기, 관심사, 제 나이 여성으로서 감정들, 배우로서의 이야기 등이 들어갈 것 같아요(웃음)."

joy822@tf.co.kr
[대중문화이슈팀ㅣ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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