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희 평양 방문③] "놀랍고, 반갑고, 흥분되고, 설렜어요"(영상)
입력: 2018.04.07 10:04 / 수정: 2018.04.16 10:53
최진희는 북측이 요청한 뒤늦은 후회를 부른 뒤 김정은 위원장과 악수를 하고 그 노래 불러(줘)서 고맙다는 답례를 받아 눈길을 끌었다. /소풍엔터테인먼트 제공
최진희는 북측이 요청한 '뒤늦은 후회'를 부른 뒤 김정은 위원장과 악수를 하고 '그 노래 불러(줘)서 고맙다'는 답례를 받아 눈길을 끌었다. /소풍엔터테인먼트 제공

김정은 선곡 '뒤늦은 후회' 최진희 목소리 리메이크 곡 재발매

[더팩트|강일홍 기자] 남북한 화합의 물꼬가 다시 뚫렸다. 가교는 음악이었다. 2005년 조용필의 평양단독공연을 끝으로 중단됐다가 13년 만에 재개된 남한 예술단 평양무대는 봄이 오는 한반도의 길목에서 특별한 의미를 남겼다. 찬사가 쏟아졌고 감동이 물결쳤다.

'남북평화협력 기원 남측 예술단 평양 공연-봄이 온다'는 타이틀로 평양 공연에 나선 조용필, 최진희, 이선희, 백지영, 서현, 알리, 정인, 레드벨벳, 윤도현밴드 등 한국 가요계를 상징하는 가수들 가운데 최진희는 북측이 요청한 '뒤늦은 후회'를 부른 뒤 김정은 위원장과 악수를 하고 '그 노래 불러(줘)서 고맙다'는 답례를 받아 눈길을 끌었다.

대한민국 가수로는 가장 많은 평양방문공연을 통해 그는 과연 어떤 강렬한 느낌을 가슴에 품고 왔을까. <더팩트>는 3박 5일간의 두 차례 평양 공연을 마치고 4일 새벽 서울로 돌아온 최진희를 만나 인터뷰한 내용을 총 3회에 걸쳐 게재한다.<편집자 주>

"그동안 너무 긴 세월동안 막혀 있었잖아요. 교착상태가 길어 이제는 갈 수 없는 곳이라고 생각했었죠. 훈풍이 불면서 우리 민족의 앞날이 왠지 다 잘될 것같은 느낌이에요. 그 사이 지도자도 바뀌었잖아요.

개인적으로는 이런 영광이 따로 없죠. 환갑이 넘은 나이에 다시 가게 된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기뻤어요. 놀랍고 반갑고 흥분되고 설렜어요. 평양가기 이틀전 두바이 아부다비 공연이 있어서 타이트한 스케줄이었죠. 그런데도 평양에 간다는 기쁨에 피곤한 줄 모르겠더라고요.

평양 첫 날은 도착하자마자 공연 준비와 리허설 등으로 정신 없었어요. 숙소 외에는 다른데를 둘러볼 여유가 없었죠. 그래도 16년전 평양공연때 분위기와 비교하면 확실히 공기부터 다르더군요. 최소한 문화교류만이라도 이런 부드러운 남북관계가 계속됐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그러다보면 언젠가는 더 좋은 날이 오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최진희는 이번 공연에 참가한 11팀의 남측 가수 중 북한에서 공연을 가장 많이 한 가수다. 1999년과 2002년, 2005년에 이어 이번이 4번째 방북 공연이다. 2000년대 남북가수들의 합동으로 펼쳐진 사할린 공연에서도 노래를 불렀다. 그만큼 북한 사회에서도 유명한 남측 가수로 불린다.

훈풍이 불어 언젠가는 더 좋은 날이 오지 않을까요?. 최진희는 이번 공연에 참가한 11팀의 남측 가수 중 북한에서 공연을 가장 많이 한 가수다. /더팩트 DB
"훈풍이 불어 언젠가는 더 좋은 날이 오지 않을까요?". 최진희는 이번 공연에 참가한 11팀의 남측 가수 중 북한에서 공연을 가장 많이 한 가수다. /더팩트 DB

최진희는 1982년 KBS 드라마 '청춘행진곡' 주제가였던 '그대는 나의 인생'을 부르며 하루아침에 스타가 됐다. 뒤늦게 결성한 그룹사운드 '한울타리'의 멤버로 발매한 첫번째 음반 '그대는 나의 인생'은 84년 라디오 방송횟수 1위를 기록할 만큼 선풍을 일으켰다.

이후 김희갑 곡으로 수록된 데뷔 앨범을 발표하면서 솔로 활동을 시작했다. 솔로 음반 타이틀 곡 '사랑의 미로'는 감미로운 발라드풍 멜로디와 서정스러운 가사로 폭발 반응을 끌어모으며 국민 애창곡으로 등극했다. 김중순 작사 태원 노래의 '너의 사랑'이 원곡이다.

"사실 저는 '한울타리'라는 그룹으로 활동을 꽤 오래 했어요. 7년 가량했는데 돌이켜보면 이 시기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정말 바쁘게 뛰어다닌 기억이 생생해요. 그 당시 배우고 갈고닦은 음악 활동이 지금의 저를 만들지 않았을까요. '사랑의 미로'가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다는 사실은 제게 더없이 행복한 일이죠."

저한테 특별했던 이유는 또 있어요. 바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선곡한 것으로 알려진 '뒤늦은 후회' 덕분이죠. 솔직히 처음엔 제가 그 노래를 왜 불러야하는지를 몰랐거든요."

이 곡은 김정은 위원장이 공연 직후 최진희에게 직접 악수를 청하면서 "그 노래를 불러줘서 고맙다"고 답례를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부곡(思父曲) 비하인드'와 함께 또 한번 화제가 됐다.

최진희가 평양공연에서 부른 뒤늦은 후회는 현이와 덕이(장현, 장덕)가 1985년 발매한 2집 너나 좋아해 나너 좋아해에 수록된 곡이다. 조만간 최진희 목소리에 담겨 리메이크 곡으로 재발매 된다. /배정한 기자
최진희가 평양공연에서 부른 '뒤늦은 후회'는 현이와 덕이(장현, 장덕)가 1985년 발매한 2집 '너나 좋아해 나너 좋아해'에 수록된 곡이다. 조만간 최진희 목소리에 담겨 리메이크 곡으로 재발매 된다. /배정한 기자

"장덕씨가 생전에 부른 이 노래는 왠지 저한테 느낌이 와닿았어요. 부를수록 감칠맛이 나고 친근감이 들더라구요. 이 노래를 리메이크해 재발매키로 한 건 바로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주변에서도 많이 권유했고요."

'뒤늦은 후회'는 현이와 덕이(장현, 장덕)가 1985년 발매한 2집 '너나 좋아해 나너 좋아해'에 수록된 곡으로, 지난 1일과 3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요청에 따라 가수 최진희가 남측 예술단의 '남북평화 협력기원 남측 예술단 평양공연-봄이 온다'에서 두 차례 불러 남과 북 양쪽에서 동시에 관심을 불러모은 노래다.

장현 작사 장덕 작곡의 '뒤늦은 후회'는 슬로 고고 톤의 서정적 발라드 곡으로, 최진희 리메이크 버전에서 식스틴 비트 리듬의 다소 빠른 톤으로 새롭게 편곡돼 변화를 준다.

최진희는 서울로 돌아오자마자 녹음 작업에 나섰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전 애창곡이기도 했던 이 노래는 고 장덕 사후 33년만에 최진희 특유의 애잔한 목소리에 담겨 새로운 느낌으로 재탄생하게 됐다.

최진희의 소속사 SA커뮤니케이션 정연성 대표는 <더팩트>에 "방북 직전인 지난달 31일 이미 작업에 들어갔고, 마스터링까지 마무리하면 일주일 안에 발매된다"고 말했다.

최진희에 의해 재탄생하는 '뒤늦은 후회'는 '창밖에 내리는 빗물소리에/ 마음이 외로워져요/ 지금 내 곁에는 아무도 아무도 없으니까요'란 가사로 시작해 '순간에 잊혀져갈 사랑이라면/ 생각하지 않겠어요/ 이렇게 살아온/ 나에게도 잘못이 있으니까요'란 노랫말이 후렴구에 담겼다. (끝)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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