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조용필, 46년 전 '돌아와요 부산항에' 원곡 빛 본다
입력: 2018.03.29 00:01 / 수정: 2018.03.29 14:45
46년 만에 빛 보는 오리지널 버전. 조용필은 데뷔 초창기 무렵이던 1972년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자신의 통기타 반주와 함께 불렀지만 앨범 금지곡이 되면서 묻혔다. /더팩트 DB
'46년 만에 빛 보는 오리지널 버전'. 조용필은 데뷔 초창기 무렵이던 1972년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자신의 통기타 반주와 함께 불렀지만 앨범 금지곡이 되면서 묻혔다. /더팩트 DB

조용필 두번째 평양공연 앞두고, <더팩트> 단독 입수 공개

[더팩트|강일홍 기자] '가왕' 조용필이 데뷔 초창기에 직접 불렀다가 앨범 금지곡이 된 '돌아와요 부산항에'가 46년 만에 오리지널 버전으로 다시 빛을 보게 됐다.

'돌아와요 부산항에' 원곡 제작권리자인 엄용섭 한국연예제작자협회 명예회장은 28일 오후 <더팩트>에 "올해가 데뷔 50주년이고 두 번째 평양공연을 갖는 조용필에게는 매우 의미가 있는 해"라면서 "이를 기념하기 위해 46년 동안 묻혀 있던 조용필의 대표곡 '돌아와요 부산항에' 오리지널 버전을 재발매할 계획이다. 목소리를 그대로 살리고 일부 편곡만으로 올 상반기 내 재발매할 예정"이라고 처음 밝혔다.

그는 또 "그동안 이 곡의 오리지널 버전은 40년 넘게 창고에 묻혀 있다는 사실만 알려졌는데 데뷔 50주년을 맞아 기타 반주 등 조용필의 구성진 음색이 고스란히 담긴 희귀본을 모든 팬들과 공유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덧붙였다.

이 곡은 72년 발매 직후 가요계 대마초 파동과 맞물리며 한때 금지곡으로 분류되기도 했지만 80년 전면 해제됐다. 이후 현재까지 대중적으로 널리 불리고 있는 편곡본(안치행)이 히트하며 묻혔으나, 음원은 남아있으며 한국음원저작권협회에도 등록이 돼 있다.

<더팩트>는 이를 직접 확인한 뒤 노래를 단독 입수했다. 조용필의 독특한 음색을 확인할 수 있는 '돌아와요 부산항에' 오리지널 통기타 버전은 두 번째 평양공연을 사흘 남겨놓은 가운데 발매 소식을 알리면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 조용필은 지난 2005년 평양 단독공연에 이어 오늘 4월1일과 3일 남북 평화협력 기원 남측 예술단 '봄이온다' 일원으로 무대에 선다.

조용필은 1972년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자신의 통기타 반주로 직접 불러 취입했다. 리듬은 비슷하지만 일부 가삿말이 다른데다 40여년전 조용필 목소리가 낯설게 느껴질만큼 색다른 느낌을 준다.

조용필의 인생곡이 된 '돌아와요 부산항에'(황선우 작사 작곡)는 사실 1970년 김해일이 부른 '돌아와요 충무항에'가 원곡이다. 조용필이 2년 뒤 통기타 반주로 다시 불렀지만 같은 앨범에 들어있던 이탈리아 번안곡 '일하지 않으면 사랑도 않을래'가 저속한 가사란 이유로 금지곡이 되면서 전면 판매 금지되는 불운을 겪었다. 당시 불어닥친 대마초 파동도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이 곡에 특별한 애착을 갖고 있던 조용필은 결국 4년 뒤 펄시스터즈의 '커피한잔'을 히트시킨 유명 음반제작자 킹박(본명 박성배)의 제의에 따라 가사를 일부 바꾸고 리듬도 트로트로 바꿨다. '돌아와요 부산항에'가 최고의 국민가요로 탄생한 데는 무엇보다 당시 한일교류의 물꼬가 터지고 재일교포 고향 방문단이 부산항을 통해 밀려들어온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 큰 요인이 됐다.

조용필이 2년 뒤인 1972년  통기타 반주로 부른 돌아와요 부산항에는 같은 앨범에 들어있던 이탈리아 번안곡 일하지 않으면 사랑도 않을래가 저속한 가사란 이유로 금지곡이 되면서 전면 판매 금지되는 불운을 겪었다. /굿 뮤직 제공
조용필이 2년 뒤인 1972년 통기타 반주로 부른 '돌아와요 부산항에'는 같은 앨범에 들어있던 이탈리아 번안곡 '일하지 않으면 사랑도 않을래'가 저속한 가사란 이유로 금지곡이 되면서 전면 판매 금지되는 불운을 겪었다. /굿 뮤직 제공

'돌아와요 부산항에' 오리지널 버전(황순우 작사 작곡)은 킹박(작고)의 동생 박성철씨를 거쳐 현재는 엄용섭 연제협 명예회장이 제작권리를 넘겨받아 보유하고 있다.

나훈아 조용필 윤수일 등 수많은 인기가수들과 한 시대를 풍미한 1세대 음반제작자 김성일 가넷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젊은시절 조용필의 목소리가 다소 생경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조용필의 팬이라면 꼭 한번쯤 듣고 싶어할 만큼 특유의 구성진 목소리가 가슴에 와닿는다"고 평가했다.

원곡 가사는 '님 떠난' 이 '형제 떠난'으로, '그리운 내 형제여' '그리운 내 님아'로, '말없는 그 사람' '대답없는 내 형제여'로 바뀌었고(1절), '해 저문 해운대에 달은 떴는데/ 백사장 해변가에 파도만 밀려오네/쌍고동 울어주는 연락선마다 소리쳐 불러봐도 말없는 그 사람/ 돌아와요 부산항에 보고픈 내 님아' ( 2절, 가고파 목이 메어 부르던 이 거리는/ 그리워서 헤매이던 긴긴날의 꿈이었지/ 언제나 말이 없는 저 물결들도 부딪쳐 슬퍼하며 가는 길을 막았었지/ 돌아왔다 부산항에 그리운 내 형제여)로 바꾸었다.

한편 엄용섭 한국연예제작자협회 명예회장은 지난해 나훈아(70)가 82년도에 직접 취입한 미발표 음원 '연정'(신일성 작사 구로환 작곡)도 34년 만에 재발매해 주목을 끈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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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의 인생곡이 된 돌아와요 부산항에(황순우 작사 작곡)는 1970년 김해일이 부른 돌아와요 충무항에가 원곡이다. /더팩트 DB
조용필의 인생곡이 된 '돌아와요 부산항에'(황순우 작사 작곡)는 1970년 김해일이 부른 '돌아와요 충무항에'가 원곡이다. /더팩트 DB

('돌아와요 부산항에' 72년 발표 오리지널 버전 가사 )

꽃피는 동백섬에 봄이 왔건만/ 님 떠난 부산항은 갈매기만 슬피우네/ 오륙도 돌아가는 연락선마다 목메어 불러봐도 말없는 그 사람/ 돌아와요 부산항에 그리운 내 님아

해 저문 해운대에 달은 떴는데/ 백사장 해변가에 파도만 밀려오네/ 쌍고동 울어주는 연락선마다 소리쳐 불러봐도 말없는 그 사람/ 돌아와요 부산항에 보고픈 내 님아

('돌아와요 부산항에' 74년 이후 발표한 현재 버전)

꽃피는 동백섬에 봄이 왔건만/ 형제 떠난 부산항에 갈매기만 슬피 우네/ 오륙도 돌아가는 연락선 마다 목메어 불러봐도 대답 없는 내 형제여/ 돌아와요 부산항에 그리운 내 형제여

가고파 목이 메어 부르던 이 거리는/ 그리워서 헤매이던 긴긴날의 꿈이었지/ 언제나 말이 없는 저 물결들도 부딪쳐 슬퍼하며 가는 길을 막았었지/ 돌아왔다 부산항에 그리운 내 형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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