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7년의 밤' 장동건 "25년 만의 첫 악역, 류승룡과 '특급 케미'"
입력: 2018.03.28 00:05 / 수정: 2018.03.28 02:07
7년의 밤 주연배우 장동건. 장동건은 23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7년의 밤' 주연배우 장동건. 장동건은 23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독한 첫 슬럼프 극복. 다시 연기가 재밌다"

[더팩트ㅣ종로=지예은 기자] 젠틀한 이미지로 대중의 사랑을 받아온 배우 장동건(46)이 영화 '7년의 밤'(감독 추창민)에서 첫 악역에 도전했다. 단순한 사이코패스적 캐릭터를 넘어 드라마틱한 면모까지 지닌 복합적인 배역에 그는 충실했다. 멜로 영화 속 '잘생긴 남자'였던 그가 외모까지 포기하며 악인 캐릭터에 도전한 내막을 들여다 봤다.

23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난 장동건은 편안한 모습이었다. 그는 "후회 없이 연기했고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했다"며 깊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장동건은 "'여한이 없다'는 말이 만족도가 아닌 개인적인 한계에 대한 부분이다. '만족한다'가 아니라 '이 이상은 못해'다"라며 "내가 생각해 낼 수 있는 것들을 여러 가지로 다 해 봤다. 보통 연기할 때는 이렇게 할까, 저렇게 할까 선택하고 한 가지를 하면 다음으로 넘어갔는데 이 영화는 다양한 버전으로 연기했다. 그래서 영화를 보면서 아쉬움이 많이 없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장동건은 '7년의 밤'을 통해 첫 슬럼프를 극복한 사연을 공개했다. 그는 "사실 '7년의 밤' 이전까지는 내가 나한테 식상해져 있었다"면서 "스스로가 새롭게 느껴지지 않았다. '더 이상 새로운 것이 있을까?'하는 느낌이 들었다"며 감회에 젖었다. 또한 "그러다 보니 재미도 없어지고 그랬는데 '7년의 밤'을 하면서 '나한테도 이런 새로운 모습이 있을 수 있구나'라는 것을 느꼈다. ('7년의 밤'을 찍은 후) 이전보다 더 즐겁게 일할 수 있게 됐다. 추창민 감독이라는 좋은 감독이 나를 발견해줘서 그런 기분이 들었다"고 소신을 밝혔다.

'7년의 밤'은 정유정 작가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 한 스릴러 작품이다. 문단에서 보기 드물게 50만 부가 팔린 원작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로 오는 28일 극장가를 찾는다. 해당 영화는 한순간의 우발적 살인으로 모든 것을 잃게 된 남자 최현수(류승룡 분)와 그로 인해 딸을 잃고 복수를 계획한 남자 오영제(장동건 분)의 7년 전의 진실과 그 후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담았다. 앞서 2012년 영화 '광해'로 1200만 관객을 사로잡은 추 감독의 6년 만의 복귀작이라 영화계 안팎에서도 수년간 기대를 모아왔다.

다음은 장동건과 나눈 일문일답.

-극 중 사이코패스 살인자로 변신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 같다. 그 배경이 궁금하다.

오래전 원작 소설을 먼저 읽었어요. 그때부터 영화화 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던 중 제안이 들어왔어요. 마침 책을 읽을 때도 오영제에게 끌렸었는데 다행히 그 역할을 맡게 돼서 감회가 굉장히 새로웠죠. 사실 감독님과 처음으로 만나 오영제라는 캐릭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을 때 보니 서로 생각했던 오영제의 이미지는 달랐어요.(웃음) 제가 생각했던 오영제는 샤프하고 예민하지만, 또 섬세함과 섹시한 매력이 있는 인물이었는데 감독님의 생각은 좀 달랐어요.(웃음) 조율해나가면서 지금 영화 속 오영제가 완성됐어요.

7년의 밤 스틸 속 배우 장동건. 장동건은 28일 개봉하는 영화 7년의 밤에서 오영제 캐릭터를 연기하며 데뷔 25년 만에 첫 악역에 도전했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7년의 밤' 스틸 속 배우 장동건. 장동건은 28일 개봉하는 영화 '7년의 밤'에서 오영제 캐릭터를 연기하며 데뷔 25년 만에 첫 악역에 도전했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첫 악역을 소화하면서 겪은 남다른 고충이 있을 것 같다.

감독님이 지역 유지 이미지를 만들자며 몸무게를 10kg 정도 불리자고 했어요. 털 달린 사냥꾼 옷도 언급하셨어요. 'M자형 탈모' 머리도 만들자고 제안하셨죠. 농담인 줄 알았어요. 그럴려면 살도 좀 찌고 'M자형 탈모'가 있는 연기 잘하는 배우를 쓰지 왜 나를 쓰나 싶었죠.(웃음) 온전히 받아들이기까지 충격과 완충의 과정이 있었던 셈이죠.(웃음) 'M자 머리'를 유지하느라 9~10개월 동안 매일 면도를 해야 했어요. 류승룡 씨와 격투신을 찍는 장면에서는 귀를 다쳐 40바늘을 꿰매기도 했고요.

-'M자 탈모' 헤어스타일을 처음 본 가족들의 반응은 어땠나?

(아내는) 처음엔 너무 놀라서 다가오지 말라고 했어요. 다행히 나중에는 "자꾸 보니까 은근 매력 있다"고 말해주더라고요.(웃음) 어제(22일)도 포스터를 보더니 "이것도 매력 있다"고 하더라고요. 3살 된 딸 같은 경우는 '괴물'이라고 했어요. 아들도 그 모습 정말 싫어했죠.(웃음) 제가 현장 스틸 중에 마음에 드는 것이 있어서 핸드폰 화면으로 해놨거든요. 성공적이라 생각했죠.(웃음)

-딸(이레)을 학대하는 아빠로 등장하는데 실제는 어떤 아빠인가?

처음에는 친구 같은 아빠가 되길 원했어요. 그런데 아빠는 친구 같은 게 아니라 아빠 같은 아빠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죠. 평소 육아법에 관심이 많아서 책이나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서 정보를 많이 찾아보곤 하는데 아이들에게 마냥 사랑만 주는 게 좋은 것만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어요. 훈육을 (아내와) 서로 미뤘었는데 결국 제가 맡게 됐죠.(웃음) 오영제처럼 아이에게 손을 대는 건 아니지만 훈육은 확실히 필요한 것 같아요.

-류승룡과 연기 호흡은 어땠나?

류승룡 씨와 연기하면서 이런 것이 '케미'라는 것임을 실감했어요. 배우와 배우가 개인적으로 친하다고 해서 '케미'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감독님의 부탁으로 친하게 지낸 건 아니지만 연기하면서 (류승룡 씨가) 편하게 해준 부분들이 많았죠. 둘이 맞붙는 장면에서도 제가 소심해서 배역의 감정대로 잘 못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하지만 제가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면 (류승룡 씨가) 괜찮으니깐 더 하라고 하셨죠. 편하게 촬영했어요.(웃음)

제일 열심히 촬영한 영화다. 배우 장동건은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7년의 밤 영화를 본 관객들로부터 정말 오영제 같았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제일 열심히 촬영한 영화다". 배우 장동건은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7년의 밤' 영화를 본 관객들로부터 "'정말 오영제 같았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번 영화를 통해 '인생 캐릭터'를 다시 쓰고 싶진 않는가?

솔직히 '인생 캐릭터' 이런 거에 욕심이 크지는 않아요. 잘했는지 잘못했는지를 떠나서 이번 작품('7년의 밤')은 저에게 최소한 제일 열심히 한 영화로 남을 것 같아요. 캐릭터가 겪는 상황이 아니라 내면과 심리까지 이렇게 고민하며 찍어 본 영화는 없던 것 같아요. 스스로가 먼저 설득되지 않으면 관객도 설득할 수 없다는 생각에 치열하게 고민했죠. 사실 예전에는 "잘했다"는 소리가 듣고 싶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아요. 그냥 제가 할 수 있는 거 다하려고 해요. 그리고 나서 다음 거 잘해야지 하는 생각도 있죠.

-꼭 한번 해보고 싶은 작품 스타일은?

영화 '투캅스' 같은 재미있는 작품에 도전해 보고 싶어요.(웃음) '7년의 밤' 같은 무거운 영화도 좋지만 경쾌한 영화에 도전해 보고 싶어요. 팝콘 먹으면서도 즐겁게 볼 수 있는 그런 영화 있잖아요? 연기하면서도 재밌게 할 수 있는 그런 영화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7년의 밤'에서 주목해야 할 포인트는?

'7년의 밤'에는 악인이 선인에게 복수하는 아이러니한 면이 있어요. 그런 점이 (‘7년의 밤’의) 매력이라 생각해요. 극중 현수가 선인이고 영제가 악인으로 알려진 것이 일반적인데, 사실 평지에 놓고 본다면 현수는 한 사람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수십 명의 목숨을 빼앗은 인물이죠. 반면 영제는 실질적인 살인을 저지른 인물은 아니에요. 그래서 오영제 캐릭터를 악역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연기했어요. 이 중에 누가 더 죄를 많이 지을까 생각하면 재밌어요. 현수와 영제 못지않게 안승환(송새벽 분)도 방조자로서 책임이 있기 때문에 '선과 악'에 대해서 다시 생해 볼 수 있는 영화가 될 거예요.(웃음)

-관객들에게 얻고 싶은 평가가 있을 것이다.

새롭게 느끼셨으면 좋겠고 "정말 오영제 같았다"라는 평가를 받고 싶어요.(웃음) 또 "좀 무서웠다" 이런 말도 듣고 싶어요. 실제로 그런 말 들으니 기분이 좀 좋은 것 같더라고요.(웃음)

jie@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