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웅의 해시태그] #이태임 #악플 #은퇴 #홀로코스트 #쉰들러리스트 #공감
입력: 2018.03.20 00:00 / 수정: 2018.03.20 00:00

배우 이태임이 19일 돌연 은퇴를 선언해 그 이유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더팩트DB
배우 이태임이 19일 돌연 은퇴를 선언해 그 이유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더팩트DB

[더팩트ㅣ박대웅 기자] "평범하게 살고 싶다."

#이태임 충격적인 #은퇴 선언. 배우 이태임(34)이 1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 이태임은 "여러 생각과 고통 속에서 지난 날 너무 힘들었다"며 "앞으로 평범한 삶을 살아가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태임은 2008년 MBC 드라마 '내 인생의 황금기'로 데뷔했다. 이듬해 SBS 아침드라마 '망설이지 마'에서 첫 여주인공을 맡았다. 그 해 SBS연기대상 '뉴스타상'을 받았다. 2010년 KBS 주말극 '결혼해 주세요'에서 육감적인 보디라인을 강조한 수영복 신(scene)으로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다수의 드라마와 영화, 예능프로그램에 꾸준히 출연하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2015년 MBC 예능프로그램 '띠동갑내기 과외하기' 녹화 중 그룹 쥬얼리 출신 예원(31)에게 욕설을 해 비난에 시달렸다. 추가로 공개된 현장 녹취록에서 이태임이 욕설을 하기 전 반말을 하는 예원의 육성이 포함됐다. 비난의 화살은 다소 줄어들었지만 이태임은 "예원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고 자숙의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지난해 본격적으로 연예계에 복귀한 이태임은 JTBC 드라마 '품위있는 그녀'로 재기에 성공했다. 복귀 후 각종 예능프로그램에 고정으로 출연하며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던 그는 '욕설 논란' 후 응급실에 실려가는 등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털어놨다. 그런 이태임이 갑작스럽게 '평범한 삶'을 이유로 은퇴를 선언해 궁금증을 자아낸다.

나치의 홀로 코스트가 한창이던 당시 쉰들러는 리스트를 작성해 어린 유태인의 목숨을 살려 냈다. /영화 쉰들러 리스트
나치의 '홀로 코스트'가 한창이던 당시 쉰들러는 리스트를 작성해 어린 유태인의 목숨을 살려 냈다. /영화 '쉰들러 리스트'


'악성 댓글'을 일삼는 온라인의 집단문화 속에서 악플러들은 거친 막말을 계속했다. 자기가 저지른 잘못을 인식하지 못한 채 이태임에게 '자살이나 하라' 등과 같은 악플을 쏟아냈다. 어찌 보면 이태임은 '악의 평범함'에 희생된 셈이다. '악의 평범함'은 유대인 대학살의 집행자 아돌프 아이히만이 법정진술에서 '국가의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고 편안하게 진술하는 장면에서 생겨난 말이다. 학살자 아이히만은 수많은 사람을 죽이고도 죄책감은 털끝만치도 느끼지 못하는 '악의 평범함'의 전형적인 인간이다.

이태임의 은퇴 선언을 바라보며 배우로서 꿈을 포기하면서까지 평범함을 찾고자 했던 그에게 진정 필요했던 건 공감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 점에서 떠오르는 공감 실천의 좋은 예가 있다. '#홀로코스트' (유대인 대학살)에서 유대인을 구한 #쉰들러리스트.

쉰들러는 자신이 고용한 유태인 출신 세무직원의 어려운 처지를 듣고 인간애를 느낀다. 쉰들러는 우정을 나눈 유태인의 처지에서 작은 손으로 탄피를 닦아야 하는 공장에 필요한 어린 아이들의 생명을 구하는 쉰들러 리스트를 작성한다. 이 리스트는 나치의 망령 속에서도 소중한 생명을 구해낸다.

장난으로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 장난삼아, 화풀이 삼아, 관심 받고 싶어 무심코 던진 악플에 누군가는 출구 없는 어둠 속에서 괴로워한다. 타인을 모욕하고 인격 살인을 자행한는 건 자유가 아니다. 그건 폭력이고 범죄다. "평범하게 살고 싶다"는 이태임의 말이 큰 울림을 주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이히만의 '악의 평범함'이 아닌 쉰들러의 '공감의 리스트'가 필요한 때다.

bd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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