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폭로' 지목된 배우 겸 교수 김태훈. 지난달 28일 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 교수진, 학생회는 해당 학과에서 일어난 성폭력 사건에 대해 입장을 표명했다. /액터컴퍼니 제공 |
세종대 영화과 교수진 "교육자 품위 상실, 최고 수위 징계 필요"
[더팩트ㅣ강수지 기자] '미투(Me too, 나도 피해자다') 폭로로 성폭행 의혹이 불거진 배우 겸 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 교수 김태훈(52)이 교수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 교수진과 학생회가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히며 각각 입장문을 발표했다.
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 교수진은 지난달 28일 입장문을 내고 "본 학과에서 일어난 이와 같은 사건에 대해 재학생 및 졸업생 모두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본 학과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또 "저희 모두 대학교수로서 본분에 충실했는지 스스로 성찰하고 깊이 반성하겠다. 아울러 이 사건이 완전하게 마무리될 때까지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면서 학생들의 인권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뉘우쳤다. 해당 학과에서는 김태훈 이외에도 박병수 겸임교수 성희롱 발언 등의 사건이 있었다.
이어 교수진은 "피해 학생들, 피해 졸업생들을 보호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한다. 학생들의 입장에 서서 학교 본부에 사건의 심각성을 알렸고, 현재 학교 본부와 대책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올바르게 진상을 조사해 부당한 권위와 권력에 의한 반인권적 행태를 철저하게 근절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교수진은 김태훈에 대해 "교육자로서 품위를 상실했다"며 "학교본부에서 적법한 절차에 따라 최고 수위 징계가 필요하다고 결의한다. 2018년 1학기 3월부터 개설된 김태훈 교수 강의는 다른 교수들의 수업으로 대체될 것이다"고 표명했다.
"책임감 느낀다." 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 교수진과 학생회는 지난달 28일 각각 1차 입장문을 내고 해당 학과에서 일어난 성폭력 사건들에 대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 교수진, 학생회 입장문 |
같은 날 앞서 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 제21대 학생회는 페이스북에 입장문을 게재하고 "이번 폭로 글에 대한 해당 교수들의 빠른 입장 표명을 강력히 요구하는 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학생회는 "학생을 대표하고 그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학생자치기구 역할에 충실하지 못했음에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며 "지금까지 학과 안에서 일어난 피해가 사실이라면 그에 대해 암묵적으로 묵인하고 외면했던 지난날의 피해자이며 가해자였음을 고백한다. 재학생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학생회는 "교수 권력과 권위를 이용한 폭력은 용납될 수 없다"며 "사실로 확인될 경우 피해자들에 대한 해당 교수들의 공개적 사과를 강력히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교수들에 대한 학교 측 전수 조사와 교수직 해임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학생회는 '추가적인 성폭력 피해 제보 접수'와 '재학생 및 졸업생 공동성명서 작성 추진'을 이어갈 것을 선언했으며 "학생 입장에서 행동하는 학생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성폭력반대연극인행동 공식 페이스북에는 익명 제보자 A 씨가 A4 3장에 걸쳐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러시아 유학파 출신 배우 K교수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글이 게재됐다. 이후 A 씨는 해당 교수가 배우 김태훈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