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일홍의 연예가클로즈업] 연예계 '성추행 쓰나미', 억울한 누명은 경계
입력: 2018.02.28 10:13 / 수정: 2018.02.28 10:13

소위 문화계 명망 있는 인사들의 과거 행적이 드러나면서 추악한 민낯이 한꺼풀씩 벗겨지고 있는 가운데, 파장은 연예계로 급속히 번지고 있다. 성추행 의혹을 사고 있는 조재현 오달수 최일화(사진 왼쪽부터). /더팩트 DB
소위 '문화계 명망 있는' 인사들의 과거 행적이 드러나면서 추악한 민낯이 한꺼풀씩 벗겨지고 있는 가운데, 파장은 연예계로 급속히 번지고 있다. 성추행 의혹을 사고 있는 조재현 오달수 최일화(사진 왼쪽부터). /더팩트 DB

[더팩트|강일홍 기자] 신정아는 한때 미술계의 신데렐라로 불렸다. 동국대학교 미술사 교수, 성곡미술관 학예실장, 2007년 광주광역시 비엔날레 공동 예술감독 내정 등 자수성가한 입지전적인 인물로 평가받았다. 뒷날 '예일 대학교 출신 미술사 박사학위'가 위조된 사실이 낱낱이 밝혀지면서 그의 화려한 날갯짓은 꺾였다. 진상이 밝혀진 뒤 그의 원대한 꿈은 막을 내렸지만 그가 대중문화계에 끼친 파장은 컸다.

신정아로 비롯된 당시 사회 저명인사들의 학력 위조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이 번져나갔다. 특히 이화여대 출신으로 알려졌던 연극배우 윤석화의 거짓 학력 고백은 충격을 안겼다. 그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저는 이화여대를 다니지 않았다'는 학력 위조를 고백하는 글을 올려 용서를 구했다. 당초 그의 이력은 '1974년 이화여대 생활미술학과 입학, 연극 활동과 해외유학으로 중퇴'로 인식돼왔던 터라 대중의 충격은 컸다.

이를 필두로 문화계와 연예스타들의 학벌 위조논란은 그야말로 쓰나미였다. 심은하 심형래 장미화 오미희 강석 이경영 주영훈 최수종 정덕희 이지영 등 TV를 통해 대중적으로 크게 얼굴이 알려진 주인공들의 학벌 논란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부당한 이익을 위해 다니지 않은 학교를 다녔다고 하거나 자신의 학력을 실제보다 과장하는 행위를 학력위조라고 한다. 이로 인해 당사자들의 대중적 신뢰는 크게 훼손됐다.

신정아(왼쪽)로 비롯된 당시 사회 저명인사들의 학력 위조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이 번져나갔다. 특히 이화여대 출신으로 알려졌던 연극배우 윤석화(오른쪽)의 거짓 학력 고백은 충격을 안겼다. /더팩트 DB
신정아(왼쪽)로 비롯된 당시 사회 저명인사들의 학력 위조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이 번져나갔다. 특히 이화여대 출신으로 알려졌던 연극배우 윤석화(오른쪽)의 거짓 학력 고백은 충격을 안겼다. /더팩트 DB

◆ 이윤택 조재현 오달수, 잇단 후속 폭로와 증언 '성추행 논란' 증폭

10여 년이 지난 지금, 대중문화계가 또 한번 크게 몸살을 앓고 있다. 이번에는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성추행 쓰나미다. 피해자들의 용기있는 폭로가 잇달으면서 성추행 파문은 연예계 전반으로까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소위 '문화계 명망 있는' 인사들의 과거 행적이 드러나면서 추악한 민낯이 한꺼풀씩 벗겨지고 있다. 특히 연극 연출가 이윤택씨의 성추행 의혹은 이후 성폭행 논란으로 이어지면서 파장이 커졌다.

조재현은 뒤늦게 성추문 논란을 인정하고 "큰 상처를 입은 피해자분들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모든 걸 내려놓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여전히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사과 직후 조재현에게 4년 전 성추행을 당했다는 또 다른 여성의 폭로가 이어지면서다. 이 여성은 당시 스무살로 방송사 드라마 막내 스태프로 일하던 중 조재현에게 강제 입맞춤 성추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안마'를 요구했다는 주장도 했다.

성추행 의혹 속에 침묵을 지켜온 배우 오달수는 "저를 둘러싸고 제기된 주장은 결코 사실이 아니다"고 강력 부인했다. 오달수 성추행 논란은 지난 15일과 19일 한 익명 아이디의 여성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댓글을 게재했다가 삭제된 뒤 불거졌다. 의혹이 일기 시작한 지 닷새만에 그는 "그런 행동을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지만, 직후 이 피해자는 jTBC '뉴스룸'에서 "오달수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잘못된 관행과 적폐는 청산되는 게 마땅한 일이지만, 만에 하나 억울한 누명을 쓰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성추행 #ME TOO에 휘말린 곽도원 조민기(왼쪽부터). /윌엔터테인먼트, 더팩트DB
잘못된 관행과 적폐는 청산되는 게 마땅한 일이지만, 만에 하나 억울한 누명을 쓰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성추행 #ME TOO'에 휘말린 곽도원 조민기(왼쪽부터). /윌엔터테인먼트, 더팩트DB

◆ 연예계 전체 뒤덮는 쓰나미 물결, '미투(#MeToo) 운동' 파장 확산

연극배우 겸 영화배우 최일화는 지난 25일 이례적으로 성추행 사실을 스스로 고백해 화제가 됐다. 그는 "배우의 한 사람으로 성추행사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저의 무지와 인식을 통렬히 반성한다"고 털어놨다.그의 용기있는 행동에 찬사를 보내기도 했지만 잠시였다. 이틀 뒤 성폭행피해자임을 주장한 여성이 "성폭행하고 여관으로 끌고가려고 해 저항하자 제 얼굴을 가격해 쓰러지게 했다"고 고백해 더 큰 충격을 안겼다.

'미투(#MeToo) 운동' 파장은 이제 연예계 전체를 뒤덮는 분위기다. '연예계 #MeToo'는 조민기가 대학 교수 재직 중 재학생들을 상대로 성희롱, 중징계를 당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급속히 확대됐다. 배우 곽도원과 선우재덕은 의혹이 제기됐지만, 필모그래피와 시기 등이 당시와 크게 다르다며 억울해하고 있다. 성추행 척폐청산은 마땅한 일이다. 다만 '쓰나미' 와중에 단 한명이라도 억울한 누명을 쓰는 일도 없어야 한다.

eel@tf.co.kr
[연예팀 │ ssent@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