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기획-'수난의 엔카 여왕' 계은숙②] '최정상 엔카여왕에서 추락' 인생유전
입력: 2018.02.20 00:05 / 수정: 2019.05.27 16:25

계은숙은 제가 겪은 아픔을 모두 떨쳐내고 다시한번 노래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너무나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계은숙이 팬모임에서 노래를 부르는 장면. /계은숙 팬카페(최영욱) 유투브 캡쳐
계은숙은 "제가 겪은 아픔을 모두 떨쳐내고 다시한번 노래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너무나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계은숙이 팬모임에서 노래를 부르는 장면. /계은숙 팬카페(최영욱) 유투브 캡쳐

한때 '엔카의 여왕'으로 불린 계은숙(55)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한국인으로는 처음 일본 'NHK홍백가합전' 7년 연속 출전이란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운 뒤 국내에 복귀, 10여 년간 재기를 노리고 있지만 성공 소식은커녕 오히려 마약과 사기 등의 혐의에 연루돼 팬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최근에도 그는 사기혐의로 피소됐다. 일본 활동 20여 년간 최정상의 인기를 누리며 수백억 원의 몸값을 자랑했던 그가 몇백만 원, 몇천만 원이 없어 지인들한테 돈을 빌리고 이를 갚지 못해 굴욕의 삶을 살고 있다. 화려했던 엔카 가수 계은숙의 명(明)과 암(暗)을 총 네 차례에 걸쳐 재조명한다.<편집자 주>

'수백억원 몸값' 엔카가수, 하루 아침에 무일푼 신세 전락

[더팩트|강일홍 기자] 계은숙은 지난 2016년 4월 수원구치소 수감중 법무부로부터 3박 4일간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받아 모친 장례식을 치렀다. 임종을 지키지 못한 불효를 눈물로 후회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정말 철없는 어린아이처럼 국민 여러분께 걱정을 끼치고 물의를 빚은 것에 대해 할 말이 없고 죄송하다"면서 "제가 겪은 아픔을 모두 떨쳐내고 다시한번 노래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너무나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 .

실제로 그는 수형생활을 마친 뒤 가요복귀를 위해 동분 서주했다. 꾸준히 팬카페 초청 비공식 무대에 섰고, 지난해초부터 1 년가량 음반준비를 하며 노래연습에도 몰두했다. 그의 복귀를 준비해온 J네트워크 대표 김모씨는 "계은숙씨의 오랜 팬들 중 재기에 도움을 주는 분들이 꽤 많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지난 1년간 꾸준히 음반작업을 병행하며 준비해왔지만 과거부터 이런저런 금전문제 등이 얽혀 이 문제를 푸느라 진척을 내지 못하고 있다"면서 "와중에 또다시 사기피소에 연루돼 치명상을 입게 됐다"고 안타까워 했다.

계은숙은 지난 1월31일, 엔터기획사 지인 Y씨의 소개로 알게된 K씨로부터 2014년 2500만원을 빌린 후 갚지 않은 혐의로 지난해 고소를 당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충격을 안겼다. 앞서 이미 마약과 리스 차량 대출건 등 두 차례 불미스런 일을 겪은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계은숙은 "상당 부분이 왜곡되고 잘 못 알려진 일, 악의적인 이미지 상처내기"라며 사기피소 사실을 억울해 했다.

고소인 K씨는 당시 계은숙씨가 10월 2개월 뒤 갚는다며 2500만원을 빌려달라고 해 빌려줬는데 차일피일 미루고 연락도 닿지 않아 고소하게 됐다고 말했다. /강일홍 기자
고소인 K씨는 "당시 계은숙씨가 10월 2개월 뒤 갚는다며 2500만원을 빌려달라고 해 빌려줬는데 차일피일 미루고 연락도 닿지 않아 고소하게 됐다"고 말했다. /강일홍 기자

하지만 <더팩트>가 직후 서울 강남의 한 프라이빗 카페에서 만난 고소인 K씨는 "당시 계은숙씨가 10월 2개월 뒤 갚는다며 2500만원을 빌려달라고 해 빌려줬는데 차일피일 미루고 연락도 닿지 않아 고소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계은숙이 그간 수형 생활도 하는 등 딱한 사정을 배려해 참고 기다렸으나 구체적인 변제 계획이나 설명도 없이 모르쇠로 일관했다"고 주장했다. 계은숙은 또 지난해 10월 서울 잠동원에서 라이브카페를 운영중인 두명의 동업자로부터 다른 채무와 관련해 고소를 당한 사실도 알려졌다.

반면 계은숙 측은 <더팩트> 와의 전화통화에서 "돈을 빌린 건 맞다. 다만 일부 변제 후 남은 금액을 능력이 닿는 대로 순차적으로 변제하려고 의사 표현을 했지만, 이를 거절해 조율하던 중에 기사가 나왔다. 그 바람에 가수 이미지에 큰 상처가 나 활동에 빨간불이 켜졌고 오히려 일만 더 꼬이게 됐다"고 말했다.

계은숙은 2014년 빌려간 2500만원 중 일부인 1000만원을 피소사실이 언론에 보도 된 직후인 이달 초 입금한 것으로 확인됐 다. 피소 당시 계은숙은 소재가 불분명해 기소중지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단 채무 변제 의사를 밝힌 뒤 일부를 갚으면서 재기 의지는 보여준 셈이다.

일본 활동당시 수백억원의 수입을 낸 계은숙이 무일푼으로 추락한 이유는 뭘까. 주변에서는 "계은숙이 사기혐의로 구설수에 올라있지만 실제로는 그 스스로 여러차례 사기를 당했다"고 말하고 있다. 또 일본 내 자산은 추방당하면서 모두 동결돼 권리행사를 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계은숙의 재기를 도와주고 있는 한 측근은 "계은숙이 귀국했을 당시만해도 서울 강남에 50억짜리 주택(현재 시세)과 경기 화성에 땅(약 5억원)을 갖고 있었다"면서 "5년 넘게 생활비로 썼고, 국내 물정을 모르다 보니 이런저런 투자에 손을 대 사기를 당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허스키한 음색이 매력인 계은숙은 1979년 '노래하며 춤추며'로 데뷔한 데 이어 '기다리는 여심' 등이 인기를 끌면서 스타덤에 올랐다. 1985년 '오사카의 모정'으로 일본 가요 무대에 진출한 뒤 '엔카의 여왕'으로 불리며 큰 인기를 누렸다. 88년부터 94년까지 NHK '홍백가합전'에 7회 연속 출연하고 90년에는 일본 레코드 대상을 받으며 한국가수로는 일본 최고의 '엔카의 여왕'으로 군림했다. <③편에 계속>

eel@tf.co.kr
[연예팀 │ ssent@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