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저글러스' 차주영 "연기력 논란? 큰 도전 위한 당연한 과정"
입력: 2018.02.18 00:05 / 수정: 2018.02.18 00:05
저글러스 마보나 역 차주영. 차주영이 5일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1로 더팩트 사옥에서 인터뷰를 했다./배정한 기자
'저글러스' 마보나 역 차주영. 차주영이 5일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1로 더팩트 사옥에서 인터뷰를 했다./배정한 기자

'저글러스' 마보나役 차주영 인터뷰

[더팩트|이진하 기자] 신인배우라면 응당 작품에 들어갈 때 오디션을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차주영은 오디션 한번을 본 적이 없는 신인배우다. 남들보다 유달리 운이 좋았을까. 그의 데뷔작인 '치즈인더트랩'에 캐스팅 된 사연은 원작의 인물과 닮아서다. 그런 그에게 첫 질문으로 '오디션 필살기'를 물었으니 당황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 좋은 이미지는 다음 또 그다음 작품으로 이어졌고, 운명적으로 '저글러스'이 마보나를 만날 수 있었다.

신인과 다름없는 차주영에게 마보나는 그야말로 실력 발휘를 제대로 할 수 있는 배역이었다. 상처가 있지만 그것을 드러내지 않는 마보나는 차주영이 이전에 맡은 배역보다는 좀 더 입체적인 인물이었다. 또한 기존에 다뤄지지 않았던 비서 이야기라 더욱 흥미 있게 다가왔다는 차주영은 "비서라면 흔히 커피 타기 또는 잡일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잡일이라고 부르는 것은 시간이 될 때 하는 것이다. 사실상 비서가 제일 바쁜 사람이라 생각한다. 우리 드라마로 그런 인식이 달라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내 드라마에 대기업 재벌 2세는 자주 등장하지만, 그들과 함께하는 비서들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 그래서인지 비서는 어떤 일을 하는지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차주영이 출연한 '저글러스'는 본격 비서 이야기라 더욱 눈길을 끌었다. 특히 차주영이 연기한 마보나는 여상 출신 파견직 서무로 일을 시작해 전무 비서가 된 인물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늘 인정받고, 존중받는 친구 좌윤이(백진희 분) 때문에 서글픈 흑조가 되는 복잡한 캐릭터다.

차주영은 자신이 연기한 마보나에 대해 공감하는 부분이 많아 자신의 감정을 꺼내 쓰듯 연기했다고 말했다./배정한 기자
차주영은 자신이 연기한 마보나에 대해 공감하는 부분이 많아 자신의 감정을 꺼내 쓰듯 연기했다고 말했다./배정한 기자

"비서 역을 잘 소화하기 위해 함께 캐스팅된 백진희와 선배 강혜정은 '한국팔로워십센터'를 방문했다. 하루 동안 받는 교육이었지만, 정말 아무나 하는 일이 아니라고 느꼈다. 센스와 눈치는 기본. 팀 전체를 어시스트해야 하기에 기본적으로 유능해야한다. 더불어 보스의 올바른 판단을 유도해 내는 것도 비서 몫이니 당연히 중요한 역할이 아니겠는가. 그래도 성취감이 있다면 잘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마보나 역에 제안이 왔을 때 너무 좋았다. 보나는 일에 있어서 누구보다 완벽하고 백조 같아 보이지만, 반면에 많은 노력을 하고 치열하게 살고 있다. 배경과 환경이 녹록지 않으나, 스스로 자리를 지키고 만들어 내는 친구인데, 그런 모습을 보면서 안타깝기도 했지만 왠지 공감이 가는 부분도 있었다. 물론 보나의 환경과 나의 환경은 아주 다르다. 그러나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과 목표를 위해 노력하는 열정이 나와 비슷하게 느껴져 내게 있는 감정을 꺼내어 쓰듯 연기했다. 다만 다른 것이 있다면, 친구를 위해 내가 쌓아온 모든 것을 잃어가며 희생하진 못 할 것 같다."

첫 데뷔작인 '치즈 인더 트랩'에서 연기력 논란에 휩싸였던 차주영. 이번 배역 만큼은 애정이 큰 것 때문일까 연기력 논란 없이 무사히 마쳤다. 그가 연기력이 논란에 휩싸인 건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배우에 대한 꿈조차 없었던 평범한 유학생에서 갑작스럽게 시작한 연기생활은 무척이나 어려웠을 것으로 짐작된다. 특히 촬영 현장에서 카메라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도 전혀 몰랐던 차주영이 낯설게만 느끼는 것은 당연지사다.

"처음 촬영 현장에서 여러 대의 카메라를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난감했다. 연기를 시작했지만, 따로 연기를 배운 적이 없기 때문에 연기력 논란에 휩싸이는 것은 당연하다. 첫 작품에 들어갈 때 '폐가 되지 말자'란 생각이 가장 컸다. 그래서 지금도 나름의 노력을 쉬지 않고 하고 있다. 지금은 연기 멘토도 있어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나의 삶에서 가장 큰 도전을 한 것이기 때문에 일단 열심히 하려고 한다."

연예계 신인은 대체로 롤모델 선배를 떠올리며 '누구처럼 되고 싶다'는 포부를 말하곤 한다. 그러나 차주영은 "누구가 아닌 차주영이란 이름 석자로 나를 알리고 싶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차주영은 "제가 느끼고 연기하는 것을 보는 사람도 잘 공감하게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자신의 소망을 표현했다.

차주영은 마지막 20대를 알차게 보내고 싶다고 말하며 영화 같은 사랑도 해보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냈다./배정한 기자
차주영은 마지막 20대를 알차게 보내고 싶다고 말하며 영화 같은 사랑도 해보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냈다./배정한 기자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데뷔한 차주영은 어렸을 때부터 종종 연예계로 진출하라는 제안이 있었지만 가지 않았다. '내가 가면 안 되는 길'이란 생각과 보수적인 집안의 분위기가 한 몫했다. 감정몰입을 잘 한다고 말한 차주영은 음악, 책, 영화를 좋아한다고 했다. 특히 좋은 영화는 두 번이고 세 번이고 돌려보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들어가 보면 영화 평론가처럼 영화 영상과 사진으로 가득하다. 영화광인 차주영은 어떤 영화를 좋아할까.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프랑스 영화 '몽루아'다. 현실 연애를 잘 담은 느낌이라 이런 배역을 언젠가 해 보길 꿈꾼다. 더 나아가 현실에서 이런 연애도 한 번쯤은 해보고 싶다. 한국영화 중에는 '봄날은 간다', '내 아내의 모든 것', '남과 여', '8월의 크리스마스' 등의 영화를 좋아한다. 어떤 영화를 볼까 고민할 때는 느낌 가는 대로 골라서 설명이나 사전 정보를 잘 보지 않는다. 전반적으로 세련된 분위기의 영화를 좋아한다."

로맨스 영화를 좋아하는 차주영의 이상형은 어떤 사람일까. 차주영은 "나는 모순덩어리다"며 말문을 열었다. "느낌이 통하는 사람이 좋은데 알고 보면 까다로운 틀이 있다. 그래서 나도 나를 보면서 모순적이라 생각한다. 몰입하고 느끼는 것은 감성적인데, 막상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한다면 이성적으로 돌변한다. 그래서 나는 모순덩어리다. 또 연애를 시작하면 제대로 하는 타입이라 헤어져도 후회가 없다. 정말 다 쏟아붓는다. 올해 마지막 20대인 만큼 그런 진한 사랑을 하고 싶다."

차주영은 지금까지 3편의 드라마를 성공적으로 마치며 다음 행보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는 "올해 마지막 20대인 만큼 알차게 보내고 싶다"며 "연기도 욕심껏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말해 연기에 대한 열정을 보여줬다.

jh31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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