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자 소속사 홍상기 대표는 J씨가 제기한 탈세 의혹에 대해 "탈세라니요, 적반하장도 유분수라 어이가 없어 말이 안나온다"고 일축했다. 사진은 지난해 가진 기자회견에서 홍상기 홍익기획 대표. /남윤호 기자 |
홍 대표 "돈 안 빌려주니 돌변"-J씨 "세금문제로 연락했을 뿐"
[더팩트|강일홍 기자] 가수 김연자(60)가 탈세 의혹에 휘말렸다. 케이블 가요방송 공연을 기획하는 B엔터테인먼트 J씨는11일 "김연자 소속사 홍상기 대표가 다른 법인 명의로 출연료 등 수익금 일부를 차명관리하면서 세금정산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홍상기 대표(64)는 이날 "나와 김연자 씨에게 돈을 빌려 달라고 한걸 거절했더니 사실과 다른 내용의 언론플레이로 흠집을 내려고 한다"면서 "탈세라니요, 적반하장도 유분수라 어이가 없어 말이 안나온다"고 일축했다.
반면 J씨는 "돈을 빌려 달라고 했던 건 사실이나 그것 때문에 문제를 제기한 게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최근 국세청으로부터 우리 회사법인 명의 통장에서 지속적으로 돈이 빠져나가니 어떻게 된 일이냐며 소명을 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면서 "이를 협의하려고 수차례 연락을 했는데 무시를 해 갈등이 생겼고, 그 과정에서 과거 돈을 빌려주고 못받은 부분에 대해 어쩔 수 없이 고소를 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11일 오후 <더팩트>가 '탈세 의혹' 등 제기된 논란의 자초지종을, 이해 당사자인 김연자의 소속사 홍상기 홍익기획 대표와 B엔터테인먼트 J씨로부터 직접 들어 봤다.
호사다마일까. 40여 년간 고수해온 정통 트로트 가수의 틀을 깨고 댄스곡 '아모르파티'로 젊은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부활한 김연자가 탈세 의혹이란 엉뚱한 논란에 휘말렸다. /KBS '가요무대' |
◆ 가수 김연자 소속사 홍익기획 홍상기 대표 및 J씨의 일문일답 형식 주장(두 사람 각자 다른시간 인터뷰)
-두 사람은 어떻게 아는 사이인가?
2011년 모 케이블 방송사 L모 본부장을 통해 소개받아 처음 알게 됐다. 김연자씨 울산공연을 직접 해보고 싶다고 해서 인연이 닿았고, 그동안 지방 공연 등을 함께 하며 잘 지냈다. (홍익기획 홍상기 대표)
맞다, 알고 지낸지 7년 정도 됐다. 김연자 씨 공연을 계기로 알게 돼 지금까지 형님 동생하는 관계로 큰 문제가 없었다. 솔직히 서로가 많은 도움을 주고 받았다. (B엔터테인먼트 J씨)
-차명계좌에 의한 탈세 의도가 있었나?
탈세라는건 말도 안되는 억지다. J씨가 주장하는 해당 공연 수익금 종합소득세는 신고도 되지 않은 상태다. 올해 5월에 신고하면 되는 부분이다. 그리고 법인통장 부분은 그쪽 회사를 통해 공연을 해서 수익을 낼 수 있게 해달라고 하면서 부탁을 해 어차피 어느쪽에서든 세금처리는 하면 된다고 봤기 때문에 편리를 봐준거다. 내 돈도 1억 가까이 여전히 그 법인 통장에 들어있다. 부가세는 그걸로 처리하면 되는 것인데 문제 될 일이 아니라고 본다. (홍 대표)
국세청에서 저한테 연락이 와 우리 법인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돈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그래서 소명을 해야될 처지라 그걸 협의하려고 여러차례 연락을 했지만 응답이 없었다. 그 돈에 대한 가타부타 설명이 없고, (홍 대표)사위를 통해 "문제가 되면 법대로 하자"는 설명을 들었을 뿐이다. 어쨌든 조만간 소명을 해야할 입장이고, 필요하다면 제가 살기 위해서라도 국세청에 관련자료를 제공할 생각이다. 저는 의혹을 제기했고, 탈세여부는 국세청에서 판단할 것으로 본다. (J씨)
홍상기 대표는 "J씨가 경매 잔금을 빌려달라고 요청했다가 거절하자 태도를 바꿔 문제를 일으켰다"고 주장한 반면 J씨는 "그 문제는 오비이락일 뿐"이라고 맞섰다 . J씨가 돈을 빌려달라며 홍상기 대표와 김연자에게 보낸 문자 내용 일부. /홍상기 대표 휴대폰 문자 캡쳐 |
-돈을 빌려 달라고 했는데 거절하자 돌변했다는 얘기는 뭔가?
지난 1월, 김연자의 울산 행사가 끝나고 KTX를 타려고 하는데 J씨가 "잠깐이면 된다"며 우리를 급히 어딘가로 데려갔다. 가서보니 빌딩 한채를 보여주면서 "이걸 사면 20억~30억 원 정도 남길 수 있으니 함께 사자"고 제의했다. 그런 돈도 없지만, 10억이 조금 넘는 돈으로 두배 세배 차익을 남긴다는 말을 믿기 힘들었다. 거절했더니 바로 다음날 김연자씨와 나에게 전화를 걸어와 "4억원을 빌려달라"고 했다. 저는 아예 돈이 없고 김연자 씨가 '아는 언니한테 빌려준 돈을 못받아 돈이 없다며 정중하게 거절을 했는데 갑자기 세금 탈세를 폭로하겠다며 문자를 보내왔다. (홍 대표)
그 문제에 대해 (홍 대표한테 문자를 보내) 반박하는건 좋지만 사실대로만 얘기해달라고 했다. 돈을 빌려달라고 한건 맞다. 그동안 7년간 호형호제하며 여러차례 돈을 빌려주거나 돌려받으면서 신뢰를 쌓았고, 좋은 투자기회라 의견을 물어본 것이다. 그리고 돈이 없다고 하길래 곧바로 (김연자씨한테) 문자로 '괜찮습니다, (돈을 빌려달라고 함으로써)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보냈고 잘 마무리가 된 일이다. 그리고 오비이락인지는 모르나 세금 문제는 마침 그무렵에 국세청으로부터 연락을 받았기 때문에 문자로 언급했던 부분이다. (J씨)
"도무지 납득이 안가는 내용이라 어이가 없다". 홍상기 대표는 J씨의 탈세 의혹 제기에 대해 "요구한 일을 들어주지 않으니 김연자씨를 흠집 내는 것"이라며 "혹시라도 문제가 있다면 소명하고 당당히 책임을 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지난해 리버사이트 호텔가진 기자회견 장면, 오른쪽은 김연자. /더팩트 DB |
-탈세 의혹 외에 (J씨가 홍 대표를 상대로) 고소를 했다고 들었다. 무슨 내용인가?
김연자씨 공연과 관련된 금전문제로 최근 고소를 했다. 수년전 홍 대표에게 5000여만원을 빌려주고 아직 못받았다. 또 홍 대표가 보증을 해 지인에게 빌려준 2500만원도 못받고 있다. 모두 홍대표 통장으로 입금한 내역이 있다. (J씨)
-문제가 제기된 부분에 대해 인정하는가?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가?
말도 안되는 얘기다. 그동안 공연을 함께 하며 신뢰가 생겨 서로 여러차례 돈을 빌려주거나 빌리는 사이였다. 최근에도 내가 J씨한테 3000만원을 빌려줬다가 돌려받은 적이 있다. 그리고 지금은 오히려 J씨가 내 돈 9150만원을 묶어놓고, 이를 돌려주지 않으려고 세금 어쩌고 하면서 김연자씨를 걸고 넘어지는 것이다. 이 모든게 납득은 안가지만 일단 나를 고소를 했다니 사실여부를 좀 파악한 뒤에 차분히 대응할 생각이다. (홍 대표)
이날 <더팩트>에 밝힌 두 사람의 입장은 '똑같은 사안'에 대해 현격하게 엇갈렸다. 홍상기 대표는 "지난해 11월 창원 콘서트 때도 J씨의 공연하드웨어를 사용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해서 도와주는 셈치고 진행하도록 했다"고 말한 반면 J씨는 "그동안 알게 모르게 수없이 금전적 도움을 드렸는데 세금문제까지 모두 우리쪽에서 해결하라는 식으로 나와 더이상 손해를 볼 수 없어 문제를 제기할 수 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연자는 일본 진출 후 최정상 엔카가수로 군림했지만, 국내 복귀 과정에서 한동안 힘든 시기를 겪었다. 국내 가요 트렌드가 크게 달라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때 만난 가요기획자가 홍상기 홍익기획 대표다. 김연자는 지난해 '아모르파티'가 대폭발하면서 젊은 팬층이 열광하는 대세 스타 가수로 부상했고, 홍 대표와는 결혼까지 약속한 사이로 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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